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최근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의 횟수가 늘어나고 피해 규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9년 고성 산불, 2020년 섬진강 홍수, 2022년 3월 울진 산불, 8월 서울 지역 집중호우 모두 과거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재난이었습니다. 환경부와 행안부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로서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을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올해 3월 울진 산불의 보도를 지켜보면서 MBN을 포함해 언론사가 과거 재난 보도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불이 난 직후에만 관심을 쏟을 뿐 불이 꺼지고 나서 후속 보도가 없는 보도 양식을 되풀이하고 있었습니다. 재난 이후 이재민들의 삶에 무관심했고 그들이 왜 아직도 처절한 현실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제도적 해결책은 뒷전이었습니다. 이를 점검하기 위해 3년 전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을 취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으로 재난이 늘어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재난으로 피해를 당한 이재민들의 삶을 밀도 있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한 스케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재민들이 마주한 가난과 정신적 트라우마의 구조적 배경을 짚어보고자 했습니다. 또 이재민을 지원하는 정부 대책도 재난이 커지고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같이 바뀌어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재난 그후, 기록과 삶’이라는 기획 시리즈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를 계획하면서 재난을 산불과 지진, 홍수로 구분하고 이런 재난으로 피해를 당했던 이재민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지난 3월 강원도 고성을 시작으로 경북 울진, 포항, 전남 구례마을, 서울 관악구과 성남을 찾아가 50여 명의 이재민과 관련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재난 그 후①] [단독] "고사리 팔아 생계 유지"…재난 지역 빈곤층 증가 2배 높아
취재 과정에서 공통점으로 발견한 점은 재난의 종류에 상관없이 이재민들이 지금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재난은 보통 이재민들의 삶 전체를 덮치기 마련입니다. 농사나 어업에 종사하는 재난 지역의 경우 큰 재난이 있고 난 뒤엔 집과 논밭, 어선 등 생계 수단까지 모두 파괴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집과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일자리가 없어 일용직 근무자가 됐고 근처 야산에서 고사리를 캐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로 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011~2019년 9년 동안 111개 지역의 자료를 입수해 전수 조사한 결과, 재난지역에서 기초생활수급자 바로 위인 차상위계층의 증가율이 전국 평균보다 2~3배 높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또 이 비율은 1년 후보다 2년 후가 더 높아져 시간이 갈수록 일상 회복이 안 되고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재난은 실제로 이재민들을 빈곤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었습니다.
[재난 그 후③][단독]이재민과는 소송, 구청은 '신축'…특별재난지역 예산 전수분석
그렇다면 이재민들은 왜 잠재적 빈곤층으로 떨어지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저희는 정부 지원금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이라는 제도를 통해 이재민과 긴급피해복구 지원을 합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의 국비가 집행되는데 이재민들은 왜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빈곤에 빠져드는지 이 예싼의 사용내역과 관리감독에 대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특별재난지역 제도를 총괄하고 국고를 지원하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사용내역을 구하고자 했지만 불가능했습니다. 자신들이 집행해 내려보낸 예산을 보고받지 않는 탓이었습니다. 특별재난지역 개정법을 발의한 의원실에 문의해도, 행정안전부 감사과, 감사원에 문의해도 특별재난지역 예산의 구체적 사용내역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껏 단 한차례도 감시되지 않은 겁니다.
결국 2011년 이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167곳의 국고지원 예산 사용내역 2만 4천여 건을 일일히 정보공개 청구해 전수분석했습니다. 12년간 지원된 국고는 모두 3조 2천억 원. 이 중 이재민들을 위해 사용된 건 30%에 불과했습니다. 또 이재민 지원금에는 상한액이 정해져 있는 반면 공공부문 복구에는 제한이 없는 구조를 확인했습니다. 물론 사회기반시설인 공공부문 복구에 비용이 더 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있으나 이재민의 생계와 비교해 꼭 필요한 지출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사례를 찾았습니다. 다만 지자체가 작성한 서류를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더 많은 전용 사례가 있을 것 같았지만 추가로 찾지 못한 점은 이번 취재의 한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행안부가 국비 사용에 대한 관리 감독이 없다는 점도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행안부에 안전담당감찰관이 국비 사용내역을 감찰하는데 12년간 감사는 한 번도 없었고 감사원 역시 특별재난지원 국비에 대한 감사를 벌인 적이 없습니다. 이재민들에게 100만 원 이상의 지원금은 줄 수 없다며 소송까지 벌이던 한 지자체는 같은 시기 이 예산으로 청사를 다시 지었습니다.
[재난 그 후④] 복구예산 끝까지 감시하는 일본…"부정 사용하면 전액 반환"
취재진은 우리의 특별재난지역과 같은 격심재해지역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 국토교통성, 내각부, 지자체 상공과, 지자체 도시계획과 과장, 이재민 전문 변호사 등을 인터뷰했습니다.
일본은 예산 계획을 세울 때부터 복구가 완료된 순간까지 중앙 정부에서 현장에 나가 교차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또 부정 사용이 적발되면 지자체가 전액 환불해야 하는 강력한 규제를 만들어 예산 사용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재난 그 후②] 재난이 끝나면 방치되는 정신적 고통…"3년 지났지만 여전한 트라우마"
이재민들의 경제적 어려움 외에 심리적 고통도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취재진은 정신과 전문의와 함께 고성 산불 이재민 15여 명을 상담한 결과, 산불이 난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는 이재민들을 상당수 확인했고 치료와 관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동일본대지진의 경우 10년 이상 심리지원팀이 이재민을 돕고 있고 다른 재난의 경우에도 이재민들의 트라우마를 관리하는 중장기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 전문가들은 정부나 지자체만으로 많은 이재민을 관리하는 것이 힘든 만큼 민관이 협력해 이재민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조언했습니다.
[재난 그 후⑤] 이재민 복구비만 5천만원 '상한'…지원금은 17년째 '요지부동'
취재가 마무될 시점인 8월 초 서울에 집중호우가 쏟아졌습니다. 이 역시 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재난이었고 특징은 서울 도심에 폭우가 내리면서 상가 등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컸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존 이재민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산 피해가 컸습니다.
저희가 만난 성남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피해금액이 13억 원에 달하지만 이 경우 역시 200만 원의 재난지원금과 복구비 등 5천만 원이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입니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의 감수를 받아 96년부터 시행된 재난구호 복구비용 규정과 2004년부터 시작된 재난안전관리 기본법을 분석했습니다. 법은 명확했습니다. 2005년 이재민 피해복구 지원이 생긴 이후 지원금의 ‘상한’ 5천만 원은 17년째 변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일본은 자영업자들에 대해 최대 50억 원을 지원해주고 있어 적정한 지원 규모가 어느 수준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시했습니다. 일본의 공무원과 전문가를 만나 현재 한국의 상황을 설명할 때마다 이들은 정부의 존재 이유를 물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정부가 불가항력의 재난 피해자인 이재민들의 복구를 책임지지 않는다면 그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물론 일본 정부 지원에 이재민들의 불만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지원의 폭이 넓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는 점은 참고할 부분입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사전 취재를 진행하면서 참고할 만한 타 매체 기사가 많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2021년 KBS의 ‘재난생존자’ 기획 기사가 있었는데 위에 기술한 것과 같이 이 보도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분을 찾아 취재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 이번 기획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재민들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정부 대책의 미흡한 점을 파악해 대안까지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국내 전문가와 일본 취재를 통해 정책적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려온 반가운 소식은 정치권에서 특별재난지역의 지원금이 너무 적다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침수에 200만원인데 보상금액이 너무 적다. (정부 등이 재난 지원에) 너무 많이 아낀다. 경제적 역량이 과거와 다른데 재난 지원 문제는 과거와 변화가 없을 정도”라고 저희 제언과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이번 기획 시리즈의 특징 중의 하나는 4개월에 걸쳐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취재 기자와 팀을 이뤄 진행했다는 점입니다. 영상을 통해서도 일관성을 유지하고 기사 내용에 맞는 적확한 영상을 내보내려 노력했습니다.
취재를 마무리하며 아쉬운 점은 남습니다. 방송 기사의 특성상 텍스트로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그동안 취재했던 내용을 다 보도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사전 취재를 통해 지역의 커뮤니티나 시민단체를 통해 다양한 이재민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발견했지만 이를 전달하지 못한 점은 추후 보도를 통해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대안의 모델로 일본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 기획방송보도 공모에 응모했고 당선됐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취재비를 지원받아 더 폭넓은 해외 취재가 가능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4회 전체 총평
제38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이영진 헌법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추적’ 보도와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 보도 등 모두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체 제출 작품 79개의 8.8%이다.
취재보도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김순호 경찰국장 밀고 특채 의혹’ 보도는 초대 수장인 김순호 경찰국장 관련 이슈를 가장 먼저 보도한 점과 오랜 기간이 지난 사안임에도 구체적·객관적으로 검증했고 당사자 인터뷰를 통해 반론도 충실히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후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서 김 국장 퇴진 등 후속 움직임이 일었는데, 출범 초기 윤석열 정부의 인사검증 부실에 경종을 울린 점도 주목됐다.
JTBC의 ‘이영진 헌법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추적’ 보도는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교과서적으로 수행한 모범적 보도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우리 사회 최상위 규범인 헌법을 다루는 직위에 있기에 그 누구보다 엄격한 도덕성이 기대되는 헌법재판관의 일탈을 폭로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꼼꼼한 확인 취재를 통해 재판관 본인이 보도 내용을 시인하고 사과한 점은 기사의 완성도가 높다는 반증이다.
KBS의 ‘엘 성착취물 범죄 추적’ 보도는 n번방 사건 이후에도 디지털공간에서 여전히 성범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자세히 보도했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성범죄가 심각하다는 점을 다시 일깨우는 한편 갈수록 범행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는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정부와 사회 일반의 관심과 대책을 촉구하는 매우 좋은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엘의 실체를 파헤치는 데 추적단 불꽃 활동가와 합동취재를 한 점도 돋보였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한겨레의 ‘세계 최대 김해 고인돌 훼손 사태’ 보도는 귀중한 문화재 파괴 현장을 지속적으로 낱낱이 고발해 큰 파장을 일으켰고 문화재청의 진상 조사와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지면서 그동안 무분별하게 이뤄진 문화재 훼손에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평가됐다. 특히 지역에서 발생한 사안을 서울 소재 언론이 먼저 보도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선 이 기사가 1, 2면 등 종합면에 배치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신문의 면 배치와 관련해 귀담아들을 주장 아닌가 싶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개 출품작 가운데 중앙일보의 ‘징벌인가 공정인가-대체복무리포트’ 보도와 한국일보의 ‘맹신과 후원, 폭주하는 유튜버’ 보도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중앙일보는 2018년 헌법재판소 판결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허용됐고, 2020년 10월 첫 대체복무자 64명이 처음으로 시작한 ‘36개월 교도소 합숙 복무’를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봤다. 현상을 평면적으로 기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외 대체복무 제도와 비교하면서 사회 복지 사각지대에서 대체복무자들을 활용하면 안보와 인권, 사회적 이익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대안까지 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맹신과 후원, 폭주하는 유튜버’ 보도는 요즘 가장 쉽게 접하면서도 실체를 알기 어려운 ‘정치 유튜버’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구독에 따른 대가, 현장에서 받는 후원금, 계좌를 통해 받는 돈 등 많게는 일주일에 수백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더 자극적인 방송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상을 잘 짚어냈다. 이 기사는 ‘정치 유튜버’의 일상을 통해 ‘구독자의 팬덤화’를 공고히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단순한 비판 차원에서 벗어나 정치 유튜버들이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했던 점을 잘 짚어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울산MBC의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 보도는 심사위원회가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던 작품이었다. 울산 천전리와 대곡리 암각화를 세계에 소개하겠다는 포부도 멋졌으며, 이를 무리 없이 풀어낸 짜임새가 국내외 방송상을 휩쓴 전작 ‘고래’만큼이나 훌륭했다고 평가됐다. 지역방송의 제작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에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