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감사원이 예전과는 분명 다릅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감사를 벌이며, 전 정권 인사들을 향한 찍어내기 감사가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던 감사원. 처음에는 기본적인 수준의 경계심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부터 감사원의 감사가 생각보다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이까지 하다는 제보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8월. 공공기관에 재직하는 지인과 취재원들로부터 ‘이전의 감사 행태과는 분명 다르다’, ‘자료제출 요구가 지나치고, 빈도 역시 잦다’라는 이야기들이 들려왔습니다. 감사원이라는 기관의 존재 목적을 생각하건대, 가볍게 넘길 수는 없는 제보였습니다.
여당이 찍은 공공기관에, 대규모 자료제출 요구?
앞서 지난 3월,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알박기 인사현황’이라는 자료를 내고, 52개 공공기관에서 기관장과 이사, 감사 등 59명이 새로 임명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당시 이들이 대부분 문 정권 청와대 출신 등으로, “전문성과 무관한 보은성 인사”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그랬을까. 일일이 각 기관에 자료요청을 해서 검증해봤습니다. 감사원은 놀랍게도, 인천공항공사, 한국마사회, 강원랜드 등 모두 17곳의 공공기관에 대해, 감사 착수를 위한 자료요청을 한 상태였습니다. 52곳 중 17곳이면 전체의 1/3. 그리고 그 기관중 단 1곳도, 감사원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감사운영계획’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감사원이 대규모 ‘특정감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겁니다. ‘표적감사’와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지만, 첫 보도 이후 공공기관들로부터 “감사원이 한발 물러선 것 같다”는 변화가 들려왔습니다.
공직자 7천131명, 열차 탑승 내역 수집..“민간인 정보 없다”
감사원이 ‘표적감사’가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의심을 멈출 순 없었습니다. 실제로 감사에 앞서 자료제출 요구를 받았던 기관들에게, 어떤 자료들을 제출했는지 내역을 달라고 계속해서 요청했습니다. 지난한 과정이 이어졌지만, 최초 보도 후 약 한 달 만에 뚜렷한 문제점이 확인됐습니다. 감사원이 SRT 열차를 운영하는 ㈜SR에 열차이용내역 제출을 요구한 사실을 확인한 겁니다. 공직자 7,131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제출하고, 지난 2017년 이후의 이용 내역을 모두 내놓으라는 요구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자그마치 5년 9개월치 내역이었습니다. ‘출연 출자기관 경영관리 실태 감사’를 위해서라고만 돼있었고, 제대로 된 목적은 밝히지도 않았습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를 받을 필요가 없는 사안이고 조회 대상에 민간인도 없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하지만 감사원의 거짓말은 취재가 계속되며 속속 드러났습니다.
김제남, 이주민..사퇴 압박한 공공기관장들 ‘민간인 시절’까지 수집
감사원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없었습니다. 코레일과 SR에 제출을 요구한 7,131명의 이름을 확보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각 공공기관에 자료요청을 통해, 감사원이 어떤 기관 소속 공직자들의 탑승 내역을 확보했는지 역추적에 나섰습니다. ‘알박기 인사’가 있었다고 지목한 기관들을 중심으로 타고 올라간 결과, 상당수 기관에서 제출된 실제 명단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이중에는, 당시 국정감사에서 권성동 의원이 사퇴를 강하게 압박한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 그리고 이주민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등도 있었습니다. 정권 차원의 하명 감사가 아닌가라는 의혹은 한층 더 짙어졌습니다.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두명의 인사를 포함해, 상당수 공직자들의 민간인 시절 ‘사적 기록’까지 무차별적으로 감사원이 제출받은 것이 확인된 겁니다. 명백한 민간인 정보 수집이었고, 당초 감사원의 해명을 완전히 뒤집는 새로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사원은 자료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일부 민간인 시절 기간이 포함됐을 뿐이었고, 확보한 자료는 파기할 예정이라고만 답했습니다. 이후에도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추적을 이어갔고, 국세청으로부턴 민감 정보인 납세 내역까지 받아갔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그야말로 무차별 감사였습니다.
상징물이 암행어사의 ‘마패’인데, “대통령 국정운영 지원?”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을 쫓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감사원 자체가 베일에 둘러싸인 조직인데다, 아무리 질의를 해도 ‘감사중이다’, ‘감사원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감사원이 7,131명의 5년 9개월치 자료를 수집한 것도, 민간인 시절 정보가 포함됐다고 해도 정상적인 감사 과정에서 나온 '사고'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탈’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는 분명한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는 최재해 감사원장의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감사원의 상징물은 마패입니다.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탐관오리를 징벌한 암행어사의 증표죠. 애초 설립취지에서 혹여나 벗어나지는 않는지, 지나치게 폭주하지는 않는지, 앞으로도 추적 관찰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취재원 보호를 위해 신원을 노출하지 않았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공적 업무로 만난 취재원으로 사적인 이해관계 일절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MBC 취재진이 의원실과 함께 공문을 입수해 취재하고, 감사원과 코레일, SR 등 관련기관으로부터 반론을 청취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MBC가 단독으로 입수한 자료에서 시작된 보도였기에,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습니다. 8월 31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과 관련된 첫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후 KBS의 보도를 시작으로, 통신사와 지면 매체를 중심으로 추종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른바 ‘코레일 리스트’를 보도한 10월 6일부터는 연합뉴스를 시작으로 대부분 매체에서 감사원이 공직자 7천명의 5년 9개월치 탑승 내역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김제남 이사장의 민간인 시절 자료가 포함됐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고, 민주당 차원에서의 진상규명 요구가 본격화된 이후에는 거의 모든 언론사가 따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국정감사 기간 내내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이었기에, 국감장에서 국회의원들이 현안질의를 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MBC가 보도한 내용이 계속해서 언급됐습니다. 이후 타 매체들 역시 감사원이 공직자들의 코로나19 확진 내역을 제출받거나, 고속도로 하이패스 이용 내역을 확보한 것을 두고 추가 보도를 경쟁적으로 이어갔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8월 31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나온 첫 보도가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추가 보도를 통해 감사원이 공직자 7,131명의 5년 9개월치 탑승 내역을 받아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본격적으로 여론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김제남 이사장 등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직자들의 민간인 시절 정보까지 가져갔다는 보도 이후로는, 국정감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가 됐습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0월 11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사퇴를 압박해온 전 정부 인사의 민간인 시절 기록까지 감사원이 사찰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전 정부를 겨냥한 정치 탄압임이 너무나 자명해졌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후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의 무차별 정보수집, 표적 감사를 두고 여야가 격돌하며,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무엇보다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도, 감사를 목적으로 분별없이 개인정보를 오남용하는 감사원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결국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고학수 위원장이 “감사 목적과 대상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민간임 신분임을 알고도 탑승정보를 수집했다면, 개인정보보호법상 최소수집 원칙에 위반도리 소지가 있다”는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민간인 시절 정보를 감사원이 사용하면 안된다는 개인정보보호위의 판단이 나온 겁니다, 개인정보보호위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감사원의 감사가 끝난 후 개인정보 보호법령에 따라 조치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아울러 민주당 역시 감사원의 민간인 정보수집, 표적감사 의혹에 대해 공수처에 고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감사원의 ‘알박기 인사’ 공공기관 표적감사 의혹을 보도한 최초 기사는 MBC 보도국에서도 9월 ‘특종상’을 받으며 기사의 공익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이후 ‘코레일 리스트’ 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감사원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반론권을 보장했습니다. 실제로 전화와 이메일 등으로 충분한 취재를 했으며, 확인된 내용만 기사에 반영하는 등 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과정, 그리고 보도 이후 감사원 측의 반론신청 및 언론중재위 피신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6회 전체 총평
제386회 이달의 기자상(2022년 10월 보도)은 11개 부문 87편이 출품돼, 8%인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편 중 3편은 지역 부문에서 수상해, 지역 기자들의 탁월한 현장 취재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은 20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연합뉴스의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는 취재는 물론 접근조차 어려운 국정원을 상대로 폭넓은 취재력으로 정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그 뒤에 숨은 권력내부 갈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원 담당이 아닌 야당 출입기자들의 집요하고 탁월한 취재력이 빛났다는 대목에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공감했다.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는 감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아 명백한 절차 위반임을 지적하여 표적감사 의혹을 팩트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분석이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감사원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강종현 빗썸…(가짜) 회장님 실체 추적기> 보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스패치는 자타공인 연예전문 매체이다. 비트코인 기업 관계자의 열애설로 시작된 취재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법원 판결문 취재로 전환된 뒤 숨겨진 회사의 지배구조를 밝히며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 감시 기사로 확대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전문 분야인 연예를 벗어나 경제 분야로 끈질긴 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인다는 심사평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작 12개 중 세계일보의 <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보도가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북-중 국경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존재는 사실상 방치돼 왔는데 세계일보의 이번 기획기사가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 억류자 석방’ 공동촉구 선언이 발표된 것도 해당 기사와의 인과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총 11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평택 SPC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소스배합기에 빠져 사망’ 1보를 단독 보도한 뒤에도, 사회부 기자가 평택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였다. 사고 발생 1주일 전에도 터진 손 끼임 사고, 연장업무 종용 등 열악한 근로조건과 구조 개선의 필요성 등을 연속보도해 기자정신이 살아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된 9개 후보 중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의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보도가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복마을의 한 폐가에 기자들이 빨래방을 열어 여섯 달 동안 주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결과물이었다. 부산일보의 참여·관찰적 취재 시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상당히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다’ ‘독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섯 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G1의 3년차 기자가 주도한 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멧돼지의 남하를 막겠다며 시작한 ASF 울타리사업에는 1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울타리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불투명하게 진행됐고 심지어 울타리를 사유지에 설치해 철거하는 사업도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당연히 여기던 것을 새롭게 접근한 시각도 좋았지만 담당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며 취재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된 논란으로 언론계가 몹시 혼란스러운 시절이지만 현장을 발로 뛰며 끈질긴 기자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 논란 속에 한 동아투위 선배께서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언론사 직원과 기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