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여행업협회와 오창희 회장. 처음 제보자로부터 이름을 들었을 때 든 생각은 '들어본 것 같다'였습니다.
확인해 보니 오 회장은 코로나19 시기 여행업계의 어려움을 앞장서서 대변했던 인물이었습니다. 방송에도 여러 번 출연해 지원을 호소했는데, 저 역시 여행업계 어려움을 대변하는 뉴스를 만들 때 가장 먼저 떠올릴 만큼 상징성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제보자는 그런 오 회장이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시기 방역 관련 국가사업을 싹쓸이해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설마하는 마음으로 자료를 받았는데 데이터와 증언은 제보자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오 회장이 이끄는 두 업체, 세방여행과 세방S&C는 지난 3년 동안 225건, 1천2백억 원 규모의 방역사업을 수주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90% 넘는 계약은 경쟁자가 없는, 수의계약이었습니다. 처음 오 회장은 '다른 업체들이 고사한 덕에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경쟁 업체들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계약 의사를 알리기도 전에 '오 회장 업체로 정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한 겁니다.
'수상한 수의계약' 보도가 나간 뒤 해당 업체에서 몸담았던, 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의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많은 내부자들이 일하는 동안 문제를 느꼈다며 관련 자료를 YTN에 제공했습니다. 제보자들이 건넨 근무일지와 급여명세서 등을 통해 업체의 인건비 허위·과다 청구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업체들은 1인당 830만 원 정도의 인건비를 지급하겠다며 지자체에서 돈을 타냈지만, 실제 근무자 급여명세서에는 350만 원만 찍혀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비단 서울 영등포구뿐만이 아니라 수도권 곳곳에서 반복됐습니다.
확보한 자료와 증언을 통해 업체가 방역물품 등 국고로 구매한 물건을 몰래 빼돌린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세방은 지난해 2월 인천에서 열린 온라인게임 국제대회 방역 사업을 따낸 뒤 1억 원 넘는 돈을 물품 구매비로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사용하겠다며 국고로 사둔 물품들을 몰래 가져다 쓰는 방식으로 돈을 아꼈다는 게 근무자들의 증언이었습니다. 게임대회뿐 아니라 이마트 본사 방역작업 등 국가사업과 관련 없는 사적인 일에 업체가 국고로 구매한 물품을 사용한 사실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YTN 보도가 나간 뒤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기존에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수행하던 수사를 직접 가지고 왔고, 이후 1천만 원 수준이던 사기 피해액은 수백억 원 규모로 커졌습니다. 또 관광협회에서 코로나19 당시 가족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확인되는 등 비슷한 문제까지 세상에 밝혀졌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행업협회 회장의 업체가 천억 원 넘는 규모의 수의계약을 하고, 인건비나 방역물품 등을 유용했다는 사실은 YTN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이후 서울경찰청 차원의 수사까지 이뤄지면서 주요 방송과 통신, 신문 매체들이 관련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보도 반향을 다룬 기사 일부를 아래에 첨부합니다.
[연합]코로나 특수 본 여행업단체장?…"서울시 관련 수의계약만 526억"(9월 28일 보도)
[서울]‘코로나 특수’ 여행사, 수상한 수의계약(10월 3일 보도)
[연합]경찰 '코로나19 용역비 사기' 세방여행사 압수수색(10월 17일 보도)
[KBS]경찰, ‘코로나19 방역비 사기 의혹’ 세방여행사 압수수색(10월 17일 보도)
[한국]코로나 치료한다며... 인건비 두 배 부풀려 빼돌린 여행사(10월 17일 보도)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가 시작된 뒤 지지부진하던 경찰 수사는 탄력을 받았습니다. 해당 업체들은 서울 영등포구 생활치료센터에서 인건비를 과다청구한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던 상태였는데 4달 넘게 관련 수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수사 범위도 여행사가 맺은 계약 전반이 아니라 일부 사례에만 한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도가 시작된 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직접 해당 의혹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9월 30일). 이후에는 업체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까지 이뤄졌습니다. 처음 영등포에서 확인한 사기 액수는 1천만 원 정도였지만 서울청 차원 수사에서는 사기 액수가 수백 억 원으로 뛰었고, 혐의 역시 사기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사기로 변경됐습니다.
비슷한 형태의 비리 역시 취재 이후 속속 드러났습니다. 재작년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정부 보조금 3억5천만 원을 지원받아 관련 사업을 진행했는데 당시 방역물품 제작 사업을 중앙회 회장 업체에 맡긴 것이 확인된 겁니다. 지금도 방역을 핑계로 엉뚱한 곳에 쓰인 돈에 대한 제보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두 보도가 아니었다면 묻혔을지 모르는 것들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고, 정확한 사실 관계 보도를 위해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사내에서는 어떤 업종을 대표하는 단체의 회장이 관련 사업을 모두 독식했다는 의혹을 끈기 있게 좇은 점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특히 국민 세금으로 진행한 공공사업에 있어 예산과 물품의 부적절한 사용이 있었다는 점은 설득력있게 전달하고, 이후 경찰 수사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운 점 역시 호평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문제가 된 업체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의 비리에까지 취재 범위를 넓힌 점 역시 좋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취재·제작해 보도했고, 접수일까지 언론 중재 신청은 없었습니다. 취재 대상인 세방여행 등으로부터 반론 신청 역시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6회 전체 총평
제386회 이달의 기자상(2022년 10월 보도)은 11개 부문 87편이 출품돼, 8%인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편 중 3편은 지역 부문에서 수상해, 지역 기자들의 탁월한 현장 취재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은 20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연합뉴스의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는 취재는 물론 접근조차 어려운 국정원을 상대로 폭넓은 취재력으로 정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그 뒤에 숨은 권력내부 갈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원 담당이 아닌 야당 출입기자들의 집요하고 탁월한 취재력이 빛났다는 대목에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공감했다.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는 감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아 명백한 절차 위반임을 지적하여 표적감사 의혹을 팩트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분석이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감사원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강종현 빗썸…(가짜) 회장님 실체 추적기> 보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스패치는 자타공인 연예전문 매체이다. 비트코인 기업 관계자의 열애설로 시작된 취재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법원 판결문 취재로 전환된 뒤 숨겨진 회사의 지배구조를 밝히며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 감시 기사로 확대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전문 분야인 연예를 벗어나 경제 분야로 끈질긴 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인다는 심사평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작 12개 중 세계일보의 <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보도가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북-중 국경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존재는 사실상 방치돼 왔는데 세계일보의 이번 기획기사가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 억류자 석방’ 공동촉구 선언이 발표된 것도 해당 기사와의 인과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총 11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평택 SPC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소스배합기에 빠져 사망’ 1보를 단독 보도한 뒤에도, 사회부 기자가 평택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였다. 사고 발생 1주일 전에도 터진 손 끼임 사고, 연장업무 종용 등 열악한 근로조건과 구조 개선의 필요성 등을 연속보도해 기자정신이 살아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된 9개 후보 중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의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보도가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복마을의 한 폐가에 기자들이 빨래방을 열어 여섯 달 동안 주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결과물이었다. 부산일보의 참여·관찰적 취재 시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상당히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다’ ‘독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섯 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G1의 3년차 기자가 주도한 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멧돼지의 남하를 막겠다며 시작한 ASF 울타리사업에는 1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울타리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불투명하게 진행됐고 심지어 울타리를 사유지에 설치해 철거하는 사업도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당연히 여기던 것을 새롭게 접근한 시각도 좋았지만 담당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며 취재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된 논란으로 언론계가 몹시 혼란스러운 시절이지만 현장을 발로 뛰며 끈질긴 기자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 논란 속에 한 동아투위 선배께서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언론사 직원과 기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