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2. 보도제작 경위
= [아주경제가 지난 9월 게재한 '보험 갑질 민낯' 연속보도는 금융감독 당국의 사상 첫 현장 조사와 손해사정 공개 검토 방침을 끌어내기까지 2개월간 공들여 완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첫 제보자는 동료 기자였습니다. 동네 단골 자동차 정비업체가 갑자기 문을 닫는다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보험사 횡포를 견디기 어렵다는 겁니다. '거리'가 될 만한지 사전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손해보험사로부터 마땅히 받아야 할 수리비(정비 수가)를 받지 못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갑(甲)질'이란 키워드가 관통했습니다. 직원들 월급조차 밀렸다는 사정까지 접하고 당장 자동차(산업부), 보험(금융부) 분야 기자들을 모아 특별취재팀을 꾸렸습니다.
정비 수가를 결정하는 주체가 바로 손보사인 구조에서 수가를 받아야 먹고 살 수 있는 정비업체는 철저한 을(乙)이었습니다. 이들의 어려움을 듣고 싶었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습니다.
‘고발자’로 찍히면 손보사와 체결한 계약이 무산될 거란 두려움이 컸기 때문입니다. 기자와 만날 장소로 오던 중 돌연 "도저히 자신 없다"며 돌아선 분도 있었습니다.
그럴수록 취재 근성은 타올랐고 설득에 설득을 거듭했습니다. 처음으로 익명을 전제로 제보하겠다는 서울 성동구의 한 업체와 연결됐습니다. 특정 대형 손보사가 터무니없이 낮은 수가를 제시한 것도 모자라 ‘과잉 청구’라며 소송까지 제기했다는 겁니다.
손해액과 보상금 지급 여부 등을 조사하는 '손해사정' 권한이 손보사 전유물이란 사실도 파악했습니다. 손보사들은 손해사정 명세 공개를 의무화한 법률이나 규정이 없다는 핑계로 대외비 취급했습니다. 보험 수리 계약부터 수가 지급까지 일방적이었던 결정적 이유였습니다.
"종일 온몸에 기름때 묻히며 열심히 사는 공장 사람들을 제발 살려달라"는 업체 대표의 토로는 도화선이 됐습니다. 서울 영등포, 강서, 금천 등지에서도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현대판 '노예계약'을 맺고 십수 년째 손보사에 억눌려온 그들의 감정이 폭발했습니다. 계약서에는 정비업체에 갖가지 책임을 물어 손보사가 계약 해지할 수 있는 조항만 나열돼 있었습니다.
'미수'의 덫은 넘쳐났습니다. 경영난에 허덕인 정비업체 사장들은 직원 해고가 불가피했고, 대출로 연명한다며 절규했습니다. 업계 전체 실적의 85%를 차지하는 메이저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 잔치를 벌인 것과 대조를 이뤘습니다.
자동차 영역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업계 갈등의 핵심인 수가를 산정할 명확한 기준·공식이 전무했던 겁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을 관장하는 국토부 관할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발족 3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정비요금 산정 공식을 못 내고 있었습니다.
보도 이후 국토부는 부랴부랴 수억 원 예산을 들여 관련 공식 도출 연구용역에 착수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의 직무 유기 역시 명백했습니다. 정비업체들이 손보사 갑질에 못 이겨 민원을 쏟아내도 지금까지 현장 점검은 단 한 차례 없었습니다. 민원 통계도 내질 못할뿐더러 국토부 소관이라는 '떠넘기기식' 해명만 되풀이했습니다.
10월 국정감사를 앞둔 국회 동태도 살폈습니다. 최근 10년간 국감 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손보사 자동차보험 갑질 관련 언급은 3차례에 불과했습니다. 이마저 형식적 질타에 그쳤습니다. 시민사회 단체들과도 만나 그간 정부의 무관심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을 담았습니다.
국회 차원의 달라진 움직임은 한 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감원을 상대로 '악성' 갑질 현황을 공식 질의했고, 금감원은 후속 조치로 사상 첫 현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본지 주요 보도 목록]
① [단독]손보사 횡포에 정비업계 "살려달라"...공임비 '후려치기' (9월 27일) / 지면 보도
② [단독]홍원학·김정남 "협력업체와 상생" 헛발질…손보사 수리비 미납 '고질병' (9월 28일)
③ [단독]손보사 횡포 부른 불명확 '공임'…3년만에 산출공식 찾는 '뒷북행정' (9월29일) / 지면 보도
④ [단독]국회, 빅4 손보사 갑질에 '속수무책'…10월 국감서 칼 빼든다 (9월 29일) / 지면 보도
⑤ [단독]'갑'으로 군림한 손보사…시민사회 "정부 무관심이 사태 키웠다" (9월 30일)
⑥ "손보사 갑질은 악성"…오늘 국회 정무위, 이복현 금감원장에 '현장점검' 촉구 (10월 11일)/ 지면 보도
⑦ [단독]금감원, 손보사 '갑질 횡포' 현장 조사…깜깜이 손해사정 공개안 구상(10월 25일)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 취재원 보호를 위해 실명을 밝히지 않음.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여하
=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현장취재 기본, 인터뷰·자료 분석 병행.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이번 보도에 본지 협찬사였던 복수의 보험사들은 소위 '광고 끊기'를 들이밀며 겁박을 주기도 했습니다. 광고 협찬을 재개하려면 기사를 삭제해달라는 요청이 잇달았습니다. 끊임없는 회유에도 오롯이 사실 보도에 주력했습니다. 영세 업체의 돈줄을 쥐고 전횡을 일삼은 대형 보험사가 광고 협찬을 무기로 언론마저 재갈을 물리려 한, 또 다른 갑질의 민낯이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손보사의 온갖 횡포를 집중 조명한 아주경제 연속 보도는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언론계는 주무 부처 책임론까지 지적한 본지 보도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깜깜이 손해사정’을 해결하겠다는 금융당국 방침이 알려지자(10월 25일) 타 매체 후속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타 매체 주요 후속 보도 목록]
① 금감원, 손보사 일방 공임 산정 개선…김포 정비업체 현장 점검 (CBS, 10월 25일)
② 손보사 수리비 비공개 관행 개선…금감원, 김포지역 현장 점검 (국민일보, 10월 25일)
③ 해묵은 손보사-정비업체 수리비 갈등…금감원, 현장 방문( SBS Biz, 10월 25일)
④ 車정비업계 옥죄는 '손보사 수가 후려치기'…금감원 '갑질' 조사 착수 (프레시안, 10월 25일)
⑤ 금감원, 손해보험사-정비업체 분쟁 해결 위해 김포 현장 방문 (중부일보, 10월 25일)
⑥ 금감원, 손해보험사 갑질 현장조사...손해사정 공개 협의 (NBN, 10월 25일)
⑦ 정비업체-보험사 갈등의 씨앗 '車 손해사정'…이번엔 공개될까? (SBS Biz, 10월 26일)
⑧ 금감원, 손해사정 명세 공개 방안 마련 위해 김포 정비업체 방문 (뉴스1, 10월 27일)
⑨ 보험-정비업계, '차 수리비' 갈등 해소 머리 맞댔지만…불씨 여전 (비즈니스플러스, 10월 31일)
⑩ 국회 정무위, '손보사 갑질' 관련 금감원장에 조사 촉구 (팍스경제TV, 10월 11일)
5. 사회에 끼친 영향
= 본지 보도는 금융감독원의 요지부동 행정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국정감사 뭇매를 맞으며 금감원이 움직였습니다. 사상 처음 정비업체가 청구한 수리비와 실제 지급받은 금액을 전수 조사한 것이 신호탄이었습니다. 그 차이가 10%포인트 이상인 사례는 무려 13만건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소송을 불사하고 분쟁 중인 곳도 100여개 업체로 확인됐습니다.
금감원은 이어 현장 점검에 착수, 지난달 21일 경기 김포시의 한 업체를 방문했습니다. 10년 넘게 손보사 갑질 폭로 민원이 접수됐지만 단 한 번도 현장에 가지 않던 당국입니다. 국토부와 협의해 비공개 손해사정과 관련, 앞으로 '공개'로 전환할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 알려졌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 자동차보험 의무 가입 제도가 시행된 지 60년이 흐른 현재까지 영세 업체들은 각종 갑질과 꼼수로 일관한 손보사들에 억압당하며 냉가슴만 앓았습니다. 아주경제는 이런 실상을 세상에 드러낸 것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고, 특히 손보사와 보험업계 반론권을 존중했습니다. 위에 진술한 내용은 사실과 다름이 없음을 확인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 두 달여 연속 보도가 이어질 동안 손보사, 손해보험협회 등은 본지를 상대로 단 한 차례 정정·반론 보도 또는 언론중재위원회 구제 신청이 없었습니다. 이는 이번 취재와 기사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방증한다고 자평합니다.
회차 심사평
제386회 전체 총평
제386회 이달의 기자상(2022년 10월 보도)은 11개 부문 87편이 출품돼, 8%인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편 중 3편은 지역 부문에서 수상해, 지역 기자들의 탁월한 현장 취재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은 20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연합뉴스의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는 취재는 물론 접근조차 어려운 국정원을 상대로 폭넓은 취재력으로 정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그 뒤에 숨은 권력내부 갈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원 담당이 아닌 야당 출입기자들의 집요하고 탁월한 취재력이 빛났다는 대목에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공감했다.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는 감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아 명백한 절차 위반임을 지적하여 표적감사 의혹을 팩트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분석이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감사원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강종현 빗썸…(가짜) 회장님 실체 추적기> 보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스패치는 자타공인 연예전문 매체이다. 비트코인 기업 관계자의 열애설로 시작된 취재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법원 판결문 취재로 전환된 뒤 숨겨진 회사의 지배구조를 밝히며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 감시 기사로 확대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전문 분야인 연예를 벗어나 경제 분야로 끈질긴 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인다는 심사평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작 12개 중 세계일보의 <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보도가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북-중 국경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존재는 사실상 방치돼 왔는데 세계일보의 이번 기획기사가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 억류자 석방’ 공동촉구 선언이 발표된 것도 해당 기사와의 인과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총 11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평택 SPC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소스배합기에 빠져 사망’ 1보를 단독 보도한 뒤에도, 사회부 기자가 평택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였다. 사고 발생 1주일 전에도 터진 손 끼임 사고, 연장업무 종용 등 열악한 근로조건과 구조 개선의 필요성 등을 연속보도해 기자정신이 살아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된 9개 후보 중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의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보도가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복마을의 한 폐가에 기자들이 빨래방을 열어 여섯 달 동안 주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결과물이었다. 부산일보의 참여·관찰적 취재 시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상당히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다’ ‘독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섯 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G1의 3년차 기자가 주도한 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멧돼지의 남하를 막겠다며 시작한 ASF 울타리사업에는 1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울타리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불투명하게 진행됐고 심지어 울타리를 사유지에 설치해 철거하는 사업도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당연히 여기던 것을 새롭게 접근한 시각도 좋았지만 담당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며 취재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된 논란으로 언론계가 몹시 혼란스러운 시절이지만 현장을 발로 뛰며 끈질긴 기자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 논란 속에 한 동아투위 선배께서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언론사 직원과 기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