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올해 늦봄부터 낙동강은 고온과 가뭄에 시달렸다. 이상 기후로 초여름부터 녹조가 급증했고, 환경단체들의 문제 제기가 활발해졌으며, 관련 보도도 늘었다.
그러나 이때까지 녹조에 대한 논의와 보도는 낙동강 중상류에 집중됐다. 환경단체의 기자회견과 현장조사 등도 줄곧 대구·경북에서 이뤄졌다. 녹조 보도도 주로 대구·경북 언론사 위주로 이뤄졌고, 보도 대상은 대부분 강의 중상류였다.
반면 부산·경남에선 녹조 상황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 지역 환경단체들의 문제 제기도, 지역 언론사들의 녹조 관련 보도도, 없거나 매우 피상적인 수준이었다. 7월이 끝나갈 때까지도 낙동강 하류의 녹조 실상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방치’되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부산과 경남이 조용했던 건, 당시 지역 환경단체의 상황과 환경 문제에 대한 언론의 일반적인 취재 방식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당시 낙동강 하류 ‘대저대교’ 건설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 낙동강 하류 녹조 상황을 선제적으로 들여다볼 여력이 없었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 환경단체에서 현장 조사를 벌이고 녹조 대책을 요구할 때, 부산·경남 환경단체들은 힘을 보태는 활동 정도만 하고 있었다. 또 환경 문제 보도는 환경단체가 언론에 자료를 넘기거나 기자회견을 하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환경단체의 문제 제기가 없으니, 언론도 조용했다.
2. 보도제작경위
①낙동강 하류 녹조 실상 고발
<부산일보>는 외부 상황과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녹조 상황을 취재하고 있었다. 환경단체 등의 문제 제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주도적으로 현장을 살폈다. 녹조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7월 초 이미 낙동강 하류에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작성했고,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물금 취수장 인근 현장에서 상황 변화를 살피고 신속하게 데이터 취합을 이어갔다.
이를 바탕으로 8월 2일 녹색으로 물든 낙동강 하류 사진과 함께 부산‧경남 식수원 지점의 녹조 상황을 2개 면에 걸쳐 보도했다. 전국의 모든 조류경보지점을 통틀어 관측 이래 최다 규모의 녹조가 번식 중이고, 그동안 거의 검출되지 않았던 녹조 독소(마이크로시스틴)가 기준치의 3배를 넘어섰다는 내용이었다. 현장을 확인하고 과거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였다. 당시엔 아직 낙동강 하류 녹조 문제가 수면 아래인 상태였다.
기사에 대한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어렴풋이 무더위로 녹조가 예년보다 많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짐작하지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환경단체는 보도 직후부터 낙동강 하류에서 기자회견, 집회를 시작했다. 하류 지역 시료 채취와 현장 조사를 벌여 녹조의 심각성을 파악하는 작업도 벌였다. 녹조 문제 공론화에 소극적이었던 지자체들도 태도가 변했다. 보도 직후 박완수 경남도지사를 시작으로 박형준 부산시장,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물론 여야 의원들의 낙동강 하류 현장 점검이 이어졌다. 특히 부산시는 보도 3일 만에 녹조 비상 상황을 공식화하며, 대책으로 진척이 없었던 450억 원 규모의 식수원 내 ‘취수탑’ 건립 추진을 결정했다. 이 사업은 실제로 두 달여 만에 규모를 키워 확정됐다.
관련 보도도 급증했다. 8월 2일 자 <부산일보> 기사에서 언급된 데이터를 인용해 ‘역대 최악 녹조’를 다룬 보도가 이어졌고, 이때부터 낙동강 하류가 녹조 보도의 중심이 될 수 있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네이버)에서 ‘물금 녹조’, ‘낙동강 하류 녹조’로 기사를 검색해보면 7월 한 달 기사 건수가 각각 65건, 54건이었다. 지자체가 녹조 대응을 강화한다는 식의 보도자료 의존 기사가 많았다. 반면 8월 한 달 기사 건수는 각각 260건, 218건으로 4배로 늘었다. 많아진 기사는 녹조 상황에 대한 분석,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 등으로 채워졌다. 단순 기사 건수 비교이지만, <부산일보> 보도 전후로 하류 상황에 대한 시민사회와 언론의 인식이 크게 바뀌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②다양한 관점의 후속 보도
이후에도 녹조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 행정기관의 대응 등 주요 사안들을 심도 있게 다뤘다. 도심 하천 녹조 발생 등 현장 상황을 발굴하며 지역사회의 관심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특히 <맑은 물…> 관련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소독부산물인 ‘총트리할로메탄’ 문제를 발굴해 보도를 집중했다. 당시 녹조 관련 쟁점은 수돗물 내 독소물질 검출 여부였다. 환경단체는 자체 검사로 수돗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환경부 등은 조사 방식을 문제 삼으며, 정수장에서 녹조가 걸러져 수돗물은 녹조의 영향 없이 안전하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 사안은 양측의 논쟁으로 비화됐고, 아직도 주장은 엇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 관련 보도는 녹조의 영향을 부인할 수 없게 했다. 녹조를 정수처리 하면서 생기는 소독부산물은 수돗물에 그대로 포함되는데, 정수처리량이 늘면서 정부 기관 조사에서도 함량이 예년의 배 가까이 늘었다. 샤워 과정에서 체내 유입되고, 가정으로의 공급과정에서 오히려 함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들도 보도했다. 관련 논문들을 찾아보고 학계에 검증한 취재였다. 사안이 명백하다 보니, 논쟁은 없었다. 부산시는 오히려 심각성을 인정하고, 총트리할로메탄 비중을 줄이기 위한 활성탄재활용 시설 확충 추진을 확정했다.
이 밖에도 박재호 국회의원실과 함께 올여름 낙동강 하류 수질 등급 일수 등을 분석해 이슈화를 시켰다. 10월에도 녹조 모니터링을 이어가 가을 녹조 급증, 최장 조류경보 등을 주도적으로 보도했다. <맑은 물…> 시리즈로 낙동강 하류 수질의 구조적인 문제와 대안 등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식수 불안감 외에도 수질이 도시개발 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등 다양한 관점으로 수질 문제를 짚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행정기관, 학계, 환경단체 등이 주요 취재 대상이었다. 특히 환경단체로부터 여러 자료를 얻기도 했으나, 7월 중하순 취재 과정에서 환경단체에 낙동강 하류 상황을 설명해 주고 관련 데이터를 넘겨주기도 하는 등 환경단체가 낙동강 중상류에서 하류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데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피상적인 수준을 넘어 국내 전체 과거 관측 자료까지 분석한 뒤 ‘물금‧매리에 관측 이래 조류경보지점 역대 최대 규모 녹조 발생’을 보도한 것은, <부산일보> 기사가 첫 보도였다. 이날부터 하루 이틀 사이 연합뉴스, CBS, 프레시안, 한국일보, 국민일보, 부산MBC, KBS 등 대다수 주요 매체에서 본보 기사와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가 쏟아졌다. 특히 경남신문, 경남매일, 경상일보, 울산MBC 등 경남과 울산 언론에서도 같은 내용의 기사가 나와, 낙동강 하류 전체에 녹조 문제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후 환경단체의 녹조 관련 조사와 기자회견, 각 지자체와 정부의 대응 등 녹조 관련 주요 사안들이 국내 대다수 매체에 보도됐다. 이미 다대포해수욕장 녹조 사태, 하류 지역의 공기를 통한 녹조 독소 이동 등 낙동강 하류가 녹조 관련 보도의 중심이 돼 있었다.
박재호 의원실과 올여름 물금‧매리 지역 수질을 분석한 결과도 본보 보도 직후부터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경향신문, 프레시안, 연합뉴스, 뉴시스 등에서 기사화됐다. 10월까지 이어진 가을 녹조와 역대 최장 조류 경보 등 역시 <부산일보> 보도 이후 연합뉴스, 뉴스1, 부산MBC, KBS 등에서 잇달아 보도했다. 이 밖에도 <부산일보>가 집중적으로 다룬 총트리할로메탄도 본보 문제 제기 이후 타 매체의 수질 악화의 예시로 인용되기 시작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부산일보> 보도가 낙동강 하류의 녹조 실태와 수질 문제 공론화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초기 대구‧경북 중심으로 녹조 문제가 다뤄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칫하면 하류 지역은 심각성에 비해 언론과 시민사회에서 소홀하게 다뤄질 수도 있었다.
시민사회의 공감대 형성은 당국의 하류 지역 녹조 대응 강화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부산일보> 보도가 하류의 실상을 알린 것을 넘어, 실질적인 개선책 마련에도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본보 보도 직후부터 정부와 하류 지역 지자체는 빠르게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특히 부산시는 역대 최악 녹조 발생 보도 직후 취수탑 건설을, 총트리할로메탄 문제 제기 이후엔 활성탄 재생시설 확충을 결정했다. 각각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 사업이지만, 두 사업 모두 추진은 확정됐고, 국비와 시비 등을 조율하는 단계에 있다. 정부도 하류 지역의 심각성을 인지해, 관련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독자 호응이 큰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낙동강 하류 지역은 고질적인 물 불안감을 겪고 있다 보니, 기사에 대한 공감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통상 지역 뉴스는 온라인상에서 다소 소외되는 경향이 있고 그나마 정치‧스포츠‧연예 뉴스 등에 온라인 반응이 집중된다. 하지만 8월 2일 보도에 포털 댓글만 140여 개 달리는 등 환경 관련 뉴스지만 이례적으로 지속적인 온라인 반응이 이어지는 것도 같은 선상으로 이해된다.
7. 기타 고려사항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 없음.
회차 심사평
제386회 전체 총평
제386회 이달의 기자상(2022년 10월 보도)은 11개 부문 87편이 출품돼, 8%인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편 중 3편은 지역 부문에서 수상해, 지역 기자들의 탁월한 현장 취재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은 20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연합뉴스의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는 취재는 물론 접근조차 어려운 국정원을 상대로 폭넓은 취재력으로 정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그 뒤에 숨은 권력내부 갈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원 담당이 아닌 야당 출입기자들의 집요하고 탁월한 취재력이 빛났다는 대목에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공감했다.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는 감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아 명백한 절차 위반임을 지적하여 표적감사 의혹을 팩트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분석이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감사원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강종현 빗썸…(가짜) 회장님 실체 추적기> 보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스패치는 자타공인 연예전문 매체이다. 비트코인 기업 관계자의 열애설로 시작된 취재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법원 판결문 취재로 전환된 뒤 숨겨진 회사의 지배구조를 밝히며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 감시 기사로 확대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전문 분야인 연예를 벗어나 경제 분야로 끈질긴 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인다는 심사평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작 12개 중 세계일보의 <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보도가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북-중 국경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존재는 사실상 방치돼 왔는데 세계일보의 이번 기획기사가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 억류자 석방’ 공동촉구 선언이 발표된 것도 해당 기사와의 인과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총 11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평택 SPC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소스배합기에 빠져 사망’ 1보를 단독 보도한 뒤에도, 사회부 기자가 평택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였다. 사고 발생 1주일 전에도 터진 손 끼임 사고, 연장업무 종용 등 열악한 근로조건과 구조 개선의 필요성 등을 연속보도해 기자정신이 살아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된 9개 후보 중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의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보도가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복마을의 한 폐가에 기자들이 빨래방을 열어 여섯 달 동안 주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결과물이었다. 부산일보의 참여·관찰적 취재 시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상당히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다’ ‘독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섯 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G1의 3년차 기자가 주도한 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멧돼지의 남하를 막겠다며 시작한 ASF 울타리사업에는 1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울타리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불투명하게 진행됐고 심지어 울타리를 사유지에 설치해 철거하는 사업도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당연히 여기던 것을 새롭게 접근한 시각도 좋았지만 담당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며 취재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된 논란으로 언론계가 몹시 혼란스러운 시절이지만 현장을 발로 뛰며 끈질긴 기자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 논란 속에 한 동아투위 선배께서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언론사 직원과 기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