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서면에 옛날 대아호텔 있던 빌딩 알죠? 그 빌딩 커피숍에서 봅시다.”
3년 전, 만날 장소를 알려주는 제보자의 말에 차마 ‘모른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대충 아는 척하며 통화를 마무리 지었다. 포털사이트 지도를 찾아봐도 ‘대아호텔’은 나오지 않았다. 한참 검색을 한 뒤에야 제보자가 말하는 곳이 ‘아이온빌딩’이란 걸 깨달았다.
올해로 부산 살이 11년차, 부산에서 기자로 밥벌이 한 지도 만 5년 차. 그동안 부산 출신이 아니라서 불편했던 점을 꼽아보자면, 부산의 옛 장소를 잘 모른다는 점이었다. ‘옛날 동명극장 자리’, ‘옛날 시청 뒤쪽’, ‘옛날 버스터미널 있던 곳’ 등등. 인터넷 지도를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 장소들이다.
부산에서 지낸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느새 기자도 비슷한 말을 하고 있었다. ‘옛날 동보서적 옆’이라든가 ‘옛날 미월드 근처’ 같이 말이다. 그리고 곧장 공감하게 됐다. 기억과 추억은 선명한데, 사라져버린 장소들. 그 장소를 명확히 설명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모두가 알법한 옛 지명을 꺼내오고야 마는 것이었다. 그때만 해도, ‘사라진 추억의 장소가 검색되는 지도가 있다면 좋겠다’라고 단순히 생각했다.
구상은 디지털미디어부서로 부서를 옮긴 후에 구체화됐다. 올해 초 같은 부서인 ‘콘텐츠 관리팀’에서 관리하는 지하서고의 존재를 알게 됐다. <부산일보>가 부산지역에 76년이란 긴 시간동안 뿌리내려온 만큼, 그 자료는 지하서고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지하에 잠자는 사진과 기사를 활용해 시민들의 추억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사라진 부산 추억의 장소가 ‘살아 숨쉬는’ 지도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우선 시민들의 추억이 담긴 장소를 범주화했다. 놀이동산, 동물원, 서점, 식당, 커피숍, 학원 등 10개의 카테고리가 만들어졌다. 카테고리 별로 지하서고에서 사진을 찾았다. 지금은 사라진 ‘태종대 자유랜드’, ‘초읍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 ‘동래금강동물원’, ‘무아음악감상실’, ‘부산학원’ 등의 사진을 찾아냈다. 이 사진을 부산일보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올리며 독자들의 사연을 받았다.
본격적인 보도는 3월부터 시작됐다. 기사에는 옛 사진과 독자의 사연,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디지털 전용 기획이었던 만큼, 지면의 한계 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독자들은 댓글을 통해 그때 그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추억도 공유했다.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대한 그리움, 이제는 사라져버린 데에 대한 아쉬움이 뒤섞인 반응들이 이어졌다.
이런 독자들의 아쉬움과 그리움을 그대로 담아낼 ‘인터랙티브’ 페이지 작업도 이어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기획취재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았다. 부산 지역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향토사학자와 연구원, 교수, 박물관장 등을 자문위원으로 꾸렸다.
자문위원과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추억의 지도를 차곡차곡 채워갔다. 지난달 25일 처음 공개된 ‘레코드 부산(http://record.busan.com)’ 홈페이지에는 77곳의 추억 장소가 마크됐다. 오픈과 동시에 독자들은 추억이 있는 장소에 댓글을 달면서 자신의 추억을 공유했다. ‘추억 더하기’ 게시판을 통해 추억의 장소를 추천하기도 했다. 독자들의 ‘추억 놀이터’가 된 ‘레코드 부산’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1) 독자 참여 기획
레코드 부산은 독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행됐다. 디지털미디어부 뉴콘텐츠팀 소속 SNS 에디터가 취재팀에 합류해, SNS를 통해 독자의 사연을 받았다. 10개의 카테고리에 80여 개의 사연이 접수됐고, 이중 29개의 사연이 기사로 소개됐다.
보도뿐 아니라 인터랙티브 페이지도 독자의 참여로 채워진다. 미화당 백화점에는 “맘에 드는 옷 사달라고 울고 떼쓰던 그때가 어렴풋이 기억나 피식 웃게 된다(****4914)”는 댓글이, 미월드에는 “지금은 돌아가신 아빠와의 추억이 있는 곳”이라면서 “작은시설이었지만 그때는 세상의 중심이었던 곳(****5651)”이란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사연을 보낸 한 독자는 “레코드 부산에 사연을 보내려고 오랜만에 덕분에 잊고 살았던 그 시절의 추억을 되살렸다 정말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보내오기도 했다.
2) 적극적인 DB 활용
7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일보에는 수십 년 동안 켜켜이 쌓인 부산의 역사가 잠자고 있다. 오랫동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지하서고에 묵혀둔 사진에 숨을 불어넣었다. 디지털화되지 않은 1960년대 흑백 사진부터 1990년대 컬러 사진까지 다양한 시대의 사진을 디지털로 복원했다. 놀이공원이나 동물원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시민들의 모습부터, 지금은 사라진 백화점, 학원, 예식장 전경 등을 복원했다.
3) 생생한 목소리
추억의 장소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났다. 미월드 운영본부장, 동래동물원 원장, 신세화백화점 회장, 호수그릴 부사장, 무아 음악감상실 DJ, 부산학원 출신 강사 등등. 이들의 입을 통해 생생한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4) 살아있는 지도, 함께 채우는 지도
‘레코드 부산’ 인터랙티브 페이지는 ‘살아있는 지도’가 메인을 이룬다. 이 지도는 ‘카카오맵’을 기반으로 현재 포털에서 사용되는 지도 위에 추억의 장소를 덧입힌 지도다. 그동안 지자체나 언론 등에서 이미지나 그래픽 등으로 추억의 장소를 지도에 나타낸 경우는 많았으나, 검색 가능한 형태로 제공한 경우는 없었다.
사라진 장소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과거 기록을 찾아보거나 관계자, 향토사학자 등의 인터뷰를 참고했으며, 1997년도 전화번호부를 구입해 대조해보기도 했다.
오픈일 기준으로 77곳의 장소를 마크했으나, ‘추억더하기’ 게시판의 추천을 통해 앞으로 독자들과 함께 지도를 채워나갈 예정이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 및 타 매체의 반향은 없었음.
5. 사회에 끼친 영향
‘레코드 부산’ 페이지는 부산 시민이 추억을 공유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레코드 부산’ 페이지는 오픈 열흘 만에 1173개의 댓글이 달렸다. 추억의 장소를 추천하는 ‘추억더하기’ 게시판에도 열흘 동안 1624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페이지 방문자들은 자신의 추억이 담긴 장소에 가서 자신의 추억이 담긴 사연이나 사진을 올리면서, 이 시절을 추억했다. 한 이용자는 ‘살아있는 지도’에 1979년 동래동물원에서 형제들과 어릴적 찍은 사진을 올리며 ‘지금은 각자 대학생,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되고 육군준장으로 멋지게 성장한 동생의 꼬꼬마시절을 회상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레코드 부산’ 페이지 공개 이후 지역사회에서는 ‘지역 역사의 산 증인인 부산일보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평이 나왔다. 레코드 부산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한 전문가도 “레코드 부산으로 부산에 추억 꽃이 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레코드 부산은 향후 신문사의 디지털 체제 전환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레코드 부산 페이지가 열린지 일주일 만에 <부산일보> 홈페이지 신규 회원이 2100여 명 늘기도 했다.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자체 홈페이지 구독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7. 기타 고려사항
해당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진흥기금을 지원받았다.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해당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86회 전체 총평
제386회 이달의 기자상(2022년 10월 보도)은 11개 부문 87편이 출품돼, 8%인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편 중 3편은 지역 부문에서 수상해, 지역 기자들의 탁월한 현장 취재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은 20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연합뉴스의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는 취재는 물론 접근조차 어려운 국정원을 상대로 폭넓은 취재력으로 정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그 뒤에 숨은 권력내부 갈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원 담당이 아닌 야당 출입기자들의 집요하고 탁월한 취재력이 빛났다는 대목에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공감했다.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는 감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아 명백한 절차 위반임을 지적하여 표적감사 의혹을 팩트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분석이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감사원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강종현 빗썸…(가짜) 회장님 실체 추적기> 보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스패치는 자타공인 연예전문 매체이다. 비트코인 기업 관계자의 열애설로 시작된 취재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법원 판결문 취재로 전환된 뒤 숨겨진 회사의 지배구조를 밝히며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 감시 기사로 확대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전문 분야인 연예를 벗어나 경제 분야로 끈질긴 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인다는 심사평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작 12개 중 세계일보의 <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보도가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북-중 국경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존재는 사실상 방치돼 왔는데 세계일보의 이번 기획기사가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 억류자 석방’ 공동촉구 선언이 발표된 것도 해당 기사와의 인과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총 11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평택 SPC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소스배합기에 빠져 사망’ 1보를 단독 보도한 뒤에도, 사회부 기자가 평택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였다. 사고 발생 1주일 전에도 터진 손 끼임 사고, 연장업무 종용 등 열악한 근로조건과 구조 개선의 필요성 등을 연속보도해 기자정신이 살아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된 9개 후보 중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의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보도가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복마을의 한 폐가에 기자들이 빨래방을 열어 여섯 달 동안 주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결과물이었다. 부산일보의 참여·관찰적 취재 시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상당히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다’ ‘독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섯 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G1의 3년차 기자가 주도한 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멧돼지의 남하를 막겠다며 시작한 ASF 울타리사업에는 1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울타리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불투명하게 진행됐고 심지어 울타리를 사유지에 설치해 철거하는 사업도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당연히 여기던 것을 새롭게 접근한 시각도 좋았지만 담당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며 취재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된 논란으로 언론계가 몹시 혼란스러운 시절이지만 현장을 발로 뛰며 끈질긴 기자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 논란 속에 한 동아투위 선배께서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언론사 직원과 기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