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선감학원에 사람이 살고 있어요.”
인천일보가 ‘비극의 현장 선감학원 그 후’를 기획하게 한 충격적인 말입니다. 인천일보는 최근 선감학원 사건을 ‘소년판 삼청교육대’로 규정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피해자 지원을 위해 다뤄왔습니다. 특히 선감학원 아동 암매장 시굴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거주 중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경기도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공조해야 한다는 보도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감학원 사건을 30여년 동안 연구해 온 정진각 안산지역사연구소장이 선감학원 터의 재산권을 가진 경기도와 관리 권한이 있는 안산시가 선감학원 건물을 두고 임대계약을 벌여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인천일보는 바로 안산시 선감동에 있는 선감학원을 찾았습니다. 정 소장의 말대로 아동집단수용시설로 쓰인 선감학원 건물 안에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문 앞엔 빨랫줄이 걸렸고 주차된 차량도 있었습니다. 분명히 사람이 사는 흔적이었습니다. 다른 건물들도 살펴봤습니다. 역시 모두 사람이 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피해자들의 아픔이 담긴 공간이 이렇게 방치되다 못해 거주 시설로 쓰인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곧장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경기도와 안산시가 지난 1990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32년 동안 선감학원 일대 건물을 두고 임대계약을 벌여 현재 11개동에 12세대가 거주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경기도가 2020년과 2021년 선감학원 건물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했는데 A~E등급 중 전부 D등급을 받은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처럼 정밀안전진단 D등급을 받자 경기도가 2020년부터 경기도의회, 안산시 등 관계기관과 선감학원 건물의 근현대사 문화재 등록 추진을 위해 논의해 온 사안을 전부 백지화했다는 것까지 파악했습니다.
인천일보는 다시 한 번 현장을 찾아 해당 사실들에 대해 교차 검증했습니다. 이후 피해자들이 진정 위로받을 수 있도록 선감학원 건물들이 문화재로 활용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10월4~6일까지 ‘비극의 현장 선감학원 그 후’를 보도했습니다.
보도일시 기사 제목 비고
10월4일 [비극의 현장'선감학원'그 후] 1.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3697
10월5일 [비극의 현장'선감학원'그 후] 2.경기도·안산시가 방치한 건물…정밀안전진단D등급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3869
10월6일 [비극의 현장'선감학원'그 후] 3.근현대사 문화재 등록 추진'백지화'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4108
[정진각 안산지역사연구소장 제언] “선감학원 복원해 아픔 전달할 공간 만들어야”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4094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비극의 현장 선감학원 그 후’는 정진각 안산지역사연구소장의 제보를 받고 현장 취재했습니다. 이어 지역주민과 경기도, 안산시 등의 얘기를 듣고 모든 사실을 교차 검증했습니다. 인천일보는 이들 누구와도 특별한 이해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기타 특이사항 역시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인천일보의 ‘비극의 현장 선감학원 그 후’는 단독으로 취재한 내용입니다. 다른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인천일보 보도 이후 선감학원 사건 진상규명을 한 정근식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은 지난 10월20일 기자회견에서 “국가는 대일항쟁기 조선인 강제 동원의 역사를 지닌 선감학원의 역사적 가치에 맞는 유적지 보호 사업을 실시하기를 바랍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2기 진실화해위는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 진실규명 결정문을 통해서도 “국가가 선감학원 시설들을 근대유적시설로 지정해 보존 관리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2기 진실화해위가 이처럼 발표하자 뉴시스, 뉴스1, 노컷뉴스, 뉴스핌, 경인일보 등 매체들은 일제히 해당 내용을 기사에 담아 선감학원 유적지 보호 사업의 중요성을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인천일보 보도 후 김동연 경기지사는 즉각 실태 조사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국회에서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형석(민주당‧광주북구을) 국회의원이 지난 10월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인천일보의 기사를 언급하며 방치된 선감학원 터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당시 김 지사는 “지금 이 문제에 대해 상당히 진지하게 보고 있다. 치유와 보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신경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 지사는 지난 10월19일 도청 담당 실무자들과 함께 선감학원 축사터를 찾아 선감학원 건물에 사는 사람들의 현황과 건물의 보전 상태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김 지사는 10월20일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사건 진실규명 결정 발표 기자회견에서 방치된 선감학원 터에 대해 “선감학원 사건 취지에 맞고 의미 있게 하려고 한다. 유가족 등과 논의해 활용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현재 경기도는 내년 상반기까지 선감학원 터를 ‘인권교육의 장’으로 만드는 방안에 대해 유가족과 논의 중입니다. 경기도와 유가족들은 선감학원 건물 중 가장 훼손이 덜한 아동기숙사 건물을 중심으로 공간을 개편해야 한다고 보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2기 진실화해위도 인천일보 기사를 참고해 선감학원 사건 진실규명 결정문에 “선감학원 일부가 민간에게 매매되거나 임대돼 역사적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며 “중요 근대유적의 보존을 위해 추후 선감학원 관련 시설들을 근대유적시설로 지정해 보존 관리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권고했습니다.
경기도의회에서도 김철진(민주당‧안산7) 도의원이 지난 11월4일 선감학원 터 전체를 보전하고 역사평화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김 지사에게 요구하자, 김 지사는 “선감학원 옛 건물에 대한 보전 및 활용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역사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재차 약속했습니다.
무엇보다 선감학원 사건의 피해 당사자인 김영배 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장과 선감학원 사건을 30여년 동안 연구해 온 정진각 안산지역사연구소장이 인천일보 보도에 공감했습니다. 김 회장과 정 소장은 지난 10월19일 선감학원을 찾은 김 지사에게 인천일보의 보도처럼 선감학원 터를 인권교육의 장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건의했습니다.
보도일시 기사 제목 비고
10월19일 [2022국정감사]김동연“선감학원 보존에 신경 쓰겠다”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5785
10월20일 선감학원 찾은 첫 경기지사,억울한 원혼에 고개 숙이다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5989
10월21일 인권침해 현장 선감학원,인권교육의 장으로 변신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6222
11월4일 경기도의회,선감학원 건물'보전 목소리'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68283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인천일보는 경기도 숙원과제인 선감학원 사건을 심층적으로 다룬 데다 경기도가 선감학원 터를 ‘인권교육의 장’으로 추진하도록 성과까지 냈다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2기 진실화해위의 결정 전부터 독창적인 관점으로 결과를 유도했다는 점에 대해 극찬했습니다.
외부 분야별 전문가로 꾸려진 인천일보 경기본사 시민편집위원회도 지난 10월26일 비슷하게 평가했습니다. 송원찬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장은 “진실화해위의 결정이 나오기 이전부터인 10월 4일, 5일, 6일 선감학원이 방치된 현실을 지적해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선감학원을 인권교육의 장으로 전환하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했다. 취재력이 돋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원호 법무법인 함백 대표변호사는 “암울한 역사의 유물을 보존하고 후세의 표본으로 삼는 문제에 대해 해결을 촉구하는 치열함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이정아 경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경기도와 안산시가 방치하다시피 해 원형을 보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현실적인 문제가 기사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인지됐다”며 “행정부서 등에서의 후속 조치를 기대하거나 요구할 수 있도록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기사”라고 말했습니다.
취재와 기사 작성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도 모두 준수해 더욱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인천일보는 이번 단독 취재 기사를 보도하면서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역시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6회 전체 총평
제386회 이달의 기자상(2022년 10월 보도)은 11개 부문 87편이 출품돼, 8%인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편 중 3편은 지역 부문에서 수상해, 지역 기자들의 탁월한 현장 취재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은 20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연합뉴스의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는 취재는 물론 접근조차 어려운 국정원을 상대로 폭넓은 취재력으로 정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그 뒤에 숨은 권력내부 갈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원 담당이 아닌 야당 출입기자들의 집요하고 탁월한 취재력이 빛났다는 대목에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공감했다.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는 감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아 명백한 절차 위반임을 지적하여 표적감사 의혹을 팩트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분석이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감사원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강종현 빗썸…(가짜) 회장님 실체 추적기> 보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스패치는 자타공인 연예전문 매체이다. 비트코인 기업 관계자의 열애설로 시작된 취재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법원 판결문 취재로 전환된 뒤 숨겨진 회사의 지배구조를 밝히며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 감시 기사로 확대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전문 분야인 연예를 벗어나 경제 분야로 끈질긴 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인다는 심사평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작 12개 중 세계일보의 <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보도가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북-중 국경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존재는 사실상 방치돼 왔는데 세계일보의 이번 기획기사가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 억류자 석방’ 공동촉구 선언이 발표된 것도 해당 기사와의 인과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총 11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평택 SPC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소스배합기에 빠져 사망’ 1보를 단독 보도한 뒤에도, 사회부 기자가 평택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였다. 사고 발생 1주일 전에도 터진 손 끼임 사고, 연장업무 종용 등 열악한 근로조건과 구조 개선의 필요성 등을 연속보도해 기자정신이 살아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된 9개 후보 중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의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보도가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복마을의 한 폐가에 기자들이 빨래방을 열어 여섯 달 동안 주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결과물이었다. 부산일보의 참여·관찰적 취재 시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상당히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다’ ‘독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섯 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G1의 3년차 기자가 주도한 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멧돼지의 남하를 막겠다며 시작한 ASF 울타리사업에는 1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울타리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불투명하게 진행됐고 심지어 울타리를 사유지에 설치해 철거하는 사업도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당연히 여기던 것을 새롭게 접근한 시각도 좋았지만 담당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며 취재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된 논란으로 언론계가 몹시 혼란스러운 시절이지만 현장을 발로 뛰며 끈질긴 기자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 논란 속에 한 동아투위 선배께서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언론사 직원과 기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