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재해자: 사망1명(원청, 99년생, 여) / 사고개요: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스를 혼합하는 혼합기에 재해자의 상체가 끼어있는 상태로 발견되어 구조하였으나 현장에서 사망’
노동 담당 기자에게는 거의 ‘하루 걸러 하루’ 중대재해 사망사고 알림이 옵니다. 지난 10월 15일에도 늘 그렇듯 어느 노동자의 삶과 죽음이 이렇게 한 문장으로 축약돼 전달됐습니다. 매년 수많은 노동자가 끼어 죽고, 떨어져 죽고, 눌려 죽습니다. 왜 그 죽음이 일어났는지, 그 죽음을 막을 수는 없던 것인지를 따라가는 것은 노동 담당 기자의 의무입니다. 그중에서도 대기업 SPC 계열사의 노동자가 그 새벽에, 왜 작동중인 기계에 끼어,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해야 했을지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야 했습니다. 특히 <한겨레>는 그간 SPC의 반노동적 행태를 가장 끈질기게 취재해 온 언론사이기도 합니다. 취재를 할수록 납득이 안되는 죽음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현장 취재와 각계 전문가 취재를 통해 구조적 원인을 찾아가는 연속보도를 했습니다.
◆기계에 손 끼이자 30분 훈계…SPC 계열사, 병원 안 데려갔다(2022.10.16)
“아직 국과수 감식도 끝나지 않았는데...동료가 죽었는데 다음날 흰 천으로 덮어두고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사고 다음날인 16일, 현장을 방문한 정치권 인사를 알아내 사고 현장에 대한 취재를 하던 중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방금 전까지도’ 사고 부근만 가려놓은 채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는 증언이었습니다. 특히 이 공장은 8일 전에도 노동자 끼임 사고가 있었지만 안전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채 가동되던 중이었습니다. 해당 보도는 사고 이후 흰 천만 덮어두고 공장이 재가동되었다는 점과 노동자들의 트라우마에 대해 문제 제기한 첫 보도였습니다. 이로 인해 노동자의 죽음으로 만든 ‘피 묻은 빵’이라는 인식은 불매운동이 시작되는 데 영향을 끼쳤습니다. 취재가 시작되고 이날 저녁, 고용노동부는 해당 공정에 대한 추가 작업 중지를 내렸습니다.
◆SPC 빵기계에 끼인 23살, 생전 꿈은 “빵집 차리고 싶어”(2022.10.17.)
17일과 18일 고인의 빈소를 찾았습니다. 고인 빈소의 모습과 남자친구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남자친구의 인터뷰로는 첫 보도였습니다. 고인이 소녀가장이고 생계 부양자라는 정보 외에, 고인이 얼마나 평범하고 성실한 20대였는지를, 업무상으로 고인이 얼마나 격무에 시달렸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을 공장 동료 직원이었던 남자친구 인터뷰를 통해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단독] ‘SPC 끼임사’ 119신고까지 10분 지체…늑장대처 정황(2022.10.19)
취재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의원실과의 공조를 통해 ‘(설비) 배합 점검표’ ‘설비이력카드’ ‘안전사고 발생 보고서(에스피엘 작성)’ ‘안전작업 표준서’ 등의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특히 사고 직후 작성된 안전사고 발생 보고서를 통해 고인 발견과 119 신고까지 10분의 시간이 걸렸다는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이는 추후 사인 보도와 함께 ‘1인1조 근무’와 ‘안전장치 마련’의 중요성을 일깨우는데 일조했습니다.
◆[단독] SPC 빵공장, 맞교대·특별연장근로…장시간노동이 사고 불렀나(2022.10.20)
노동 형태가 12시간 맞교대 근무라는 점 등 노동 관행에도 주목했습니다. 에스피엘이 주52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시키기 위해 올해만 42일간 특별연장근로를 승인받는 등 장시간 노동을 지속해 온 것이 처음 보도됐습니다. 현재 노동 구조 문제와 노동시간 논란이 이 노동자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음을 지적한 보도입니다.
◆[단독] 엄마는 SPC에 묻는다…“왜 그런 기계에서 일하라고 했나”(2022.10.21.)
유족(어머니) 인터뷰 보도는 끈질김 끝에 나왔습니다. 빈소를 방문한 이틀 모두 제일 일찍 빈소를 방문한 덕에 고인의 어머니와 대화를 나눌 순 있었지만, 언론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말미에는 인터뷰 기사 개제를 번복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말로 설득을 하는 대신, 장례식장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음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10월 20일, 유가족은 언론이나 공장 노조, 심지어는 언론에 여러번 유족으로 거론됐던 친척에게까지도 발인 사실을 숨기고 이른 아침 발인을 했습니다. 이날도 아침 일찍 장례식장을 찾았다가 발인 소식을 알고 납골당으로 이동했습니다. 발인을 마치고 나오는 길, 유가족 외에 외부인은 저분이었습니다. 5번째 만남 끝에, 고인 어머니는 현장에 따라온 저를 기억하고 마음을 돌려 ‘억울한 마음을 인터뷰로 내달라’라고 그 자리에서 허락 했습니다. 특히 어머니가 제공한 고인과의 카톡 내용은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끈질긴 취재를 통해 나온 해당 보도를 통해 고인의 격무에 대한 가족의 증언, 반강제성 야간근무 등의 문제가 주목됐습니다.
◆[단독] SPC 노동자 ‘질식사’ 추정 “곁에 사람만 있었어도”(2022.10.21.)
보통의 경우 다발성 골절, 다발성 장기손상 등의 사인이 대다수이지만 사인이 질식사라는 점에 대해 유족측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족이 연결해준 유족측 변호사를 통해 부검의의 구두 소견이 ‘질식사’라는 점을 전해 듣고, 이를 최초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급사가 아닌 질식사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쟁점은 발견시각이었습니다. 결국 위험 업무에 대한 2인1조 근무와 안전장치 마련이 왜 안되었는지를 상기하는데 다시 한번 일조할 수 있었습니다.
◆SPC 빵공장 “나도 앞치마 2번이나 끼여” “2인1조 개념 없어요”(2022.10.24.)
동료 노동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노조 등 관계자 취재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20일 직접 공장 앞을 방문해 퇴근하는 야간 동료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직원 8명 이상을 공장 앞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비슷한 공정을 하는 1층 노동자, 현장에 파견을 여러 번 가본적 있는 노동자, 나이가 동갑인 노동자 등 생생한 동료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유가족이 특히 신상이 알려지는 것을 극히 두려워했기에 익명 처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공장 재직중인 동료 역시 보호를 위해 익명처리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개인 연락처나 신상 등을 파악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발언을 크로스체크 했습니다. 익명취재원에 대해서는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강령, <한겨레> 취재보도준칙에 의거해 편집과정에서 엄격히 검증됐습니다.
-대다수는 현장 취재를 통해 이뤄졌으며, 제보자와 취재진은 이해관계가 없었습니다.
-고용노동부, SPL산재사망사고 대책회의, 에스피엘 노조, 에스피씨, 의원실, 유가족, 변호인단, 동료 등 다양한 취재원을 직접 취재했으며, 유족 취재와 동료 취재 등은 현장에서 이뤄졌습니다.
-<한겨레>는 [SPC 빵공장 ‘끼임사’] 코너를 만들어서 계속 연재하며, 사설을 통해서도 관심을 이어갔습니다. 현재도 해당 코너를 통해 이후 발생하는 관련 이슈들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한 노동자의 죽음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고 편집국 전체가 해당 보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해당 지역 언론인 경인일보에서 [단독] 몸 끼임 사망 사고 난 SPC 계열사, 일주일 전에도 손 끼임 사고(2022.10.15.) 등이 나왔습니다.
죽음을 최초로 안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가장 끈질기게 죽음을 보도하고자 했습니다. 한겨레의 연속 보도들에 대해 타 매체의 인용 보도들이 역시 이어지며 이슈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습니다. 관련 내용은 첨부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1) 제도적 영향
-10월 18일 작업중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교반기가 가동되며 동료 작업이 이어졌다는 취재를 이어 가자, 당일 공장 작업이 중지됐습니다.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일어난 변화입니다.
-10월 17일 SPC 허영인 회장은 해당 사안에 사과를 하고, 21일에 이어진 대국민 사과에서는 “특히 사고 다음날, 사고 장소 인근에서 작업이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잘못된 일이었다.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사과했습니다. 허 회장의 사과는 추후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여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10월 24일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에스피엘 대표이사가 참석했으며, 해당 사고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한겨레> 보도를 통해 밝혀진 △늦은 119 신고△산업안전공단의 SPL 홍보 △사인 질식사 등이 질의로 이어지며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논의가 나왔습니다.
(2) 사회적 영향
‘피 묻은 빵’에 대한 분노를 이끌어냈습니다. 인터넷에서 관련 불매운동이 이어졌습니다. 취재후기가 <한겨레> 뉴스레터 ‘휘클리’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 된 이후 ‘보도 윤리나 지침들을 완전히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럼에도 피해자분 어머니와 동료 노동자분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불매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동기가 되어 좋았다’ 등의 피드백을 제출했습니다.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에 대한 독자들의 공감이 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여부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에서는 SPC 평택공장 산재 사망 연속보도를 10월의 좋은 기사로 평가했습니다. 이승윤 위원장(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은 “한겨레가 에스피씨 산재 사망 사건의 원인과 구조적 문제를 짚으며, 다각적이고 연속적으로 보도한 측면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해당 외부기관과 단체의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 보도와 관련한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민·형사 소송도 제기되지 않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6회 전체 총평
제386회 이달의 기자상(2022년 10월 보도)은 11개 부문 87편이 출품돼, 8%인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편 중 3편은 지역 부문에서 수상해, 지역 기자들의 탁월한 현장 취재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은 20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연합뉴스의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는 취재는 물론 접근조차 어려운 국정원을 상대로 폭넓은 취재력으로 정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그 뒤에 숨은 권력내부 갈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원 담당이 아닌 야당 출입기자들의 집요하고 탁월한 취재력이 빛났다는 대목에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공감했다.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는 감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아 명백한 절차 위반임을 지적하여 표적감사 의혹을 팩트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분석이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감사원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강종현 빗썸…(가짜) 회장님 실체 추적기> 보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스패치는 자타공인 연예전문 매체이다. 비트코인 기업 관계자의 열애설로 시작된 취재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법원 판결문 취재로 전환된 뒤 숨겨진 회사의 지배구조를 밝히며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 감시 기사로 확대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전문 분야인 연예를 벗어나 경제 분야로 끈질긴 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인다는 심사평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작 12개 중 세계일보의 <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보도가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북-중 국경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존재는 사실상 방치돼 왔는데 세계일보의 이번 기획기사가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 억류자 석방’ 공동촉구 선언이 발표된 것도 해당 기사와의 인과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총 11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평택 SPC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소스배합기에 빠져 사망’ 1보를 단독 보도한 뒤에도, 사회부 기자가 평택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였다. 사고 발생 1주일 전에도 터진 손 끼임 사고, 연장업무 종용 등 열악한 근로조건과 구조 개선의 필요성 등을 연속보도해 기자정신이 살아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된 9개 후보 중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의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보도가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복마을의 한 폐가에 기자들이 빨래방을 열어 여섯 달 동안 주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결과물이었다. 부산일보의 참여·관찰적 취재 시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상당히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다’ ‘독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섯 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G1의 3년차 기자가 주도한 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멧돼지의 남하를 막겠다며 시작한 ASF 울타리사업에는 1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울타리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불투명하게 진행됐고 심지어 울타리를 사유지에 설치해 철거하는 사업도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당연히 여기던 것을 새롭게 접근한 시각도 좋았지만 담당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며 취재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된 논란으로 언론계가 몹시 혼란스러운 시절이지만 현장을 발로 뛰며 끈질긴 기자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 논란 속에 한 동아투위 선배께서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언론사 직원과 기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