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지난달 10일 대전 중구 은행동의 한 번화가에서 다리를 절며 폐지를 수거하는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주말 밤 종이 상자 하나라도 더 줍기 위해 군중 속을 거니는 노인에게 다가가 폐지 줍는 이유와 고충 등을 물은 뒤 귀가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폐지 수거 노인에 대한 연구 자료를 찾아보니 하루 평균 11시간 20분 동안 12.3㎞를 이동하지만 수입은 10428원에 불과한 처참한 현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날 밤 노인체험복을 입고 폐지를 수거하는 르포 기사 등 폐지 수거 노인에 대한 4회 분량의 시리즈를 기획하고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취재에 돌입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먼저 폐지를 수거 노인들을 만나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대전시를 통해 각 행정동별 폐지 수거 노인 수를 파악한 뒤 서구에서 폐지 수거 노인이 가장 많은 도마동과 변동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폐지 수거 노인들을 만나 취재했습니다. 또 도마동 주민들 사정에 빠삭한 통장 두 분의 도움을 받아 집과 공원 등에서 폐지 수거 노인을 만나 그들의 사정과 어려운 점 등에 대해 묻고 들었습니다. 폐지 수거 노인 8명을 만나 취재한 결과 이들 대부분은 신부전증 같은 지병을 앓는 등 건강이 좋지 않고, 수입이 없는 경제적 취약 계층이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하루 종일 폐지를 주워도 수입은 수백 원에서 수천 원 수준에 불과했고 교통사고 위험에도 노출돼 있었습니다. ([노인은 오늘도 폐지를 줍는다 (1)] ‘거리의 노인들’… 삶이 이다지도 무거울 수 있을까요 / 2022. 10. 25.)
폐지 수거 노인들의 일을 직접 체험해보고 그들이 처한 현실을 독자에게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건강한 성인 남성의 폐지 수거 체험은 독자 입장에서 크게 와닿지 않을 것 같아서 수소문 끝에 한 공공기관에서 노인 체험복을 빌려 입고 폐지를 수거했습니다. 6kg 상당의 노인 체험복을 입고 녹내장 체험 안경을 착용한 채 폐지를 수거하니 앞이 잘 안 보이고 몸은 무거웠습니다. 관절이 제대로 구부러지지 않아 둔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어 폐지 수거는 더뎠고, 주위로 차량이 지나다닐 때마다 빠르게 반응하기 어려웠습니다. 4시간 동안 폐지 53kg을 수거해 인근 고물상에 갖다 팔았지만 폐지 가격이 폭락한 탓에 수입은 2700원에 불과했습니다. 폐지를 수거하면서 노인이 겪는 어려움과 그에 비해 극단적으로 낮은 임금에 대해 상세히 취재해 기사화했습니다. ([노인은 오늘도 폐지를 줍는다 (2)] 힘겹게 폐지 주웠지만… 손에 쥐어진 건 ‘2700원’) / 2022. 10. 26.)
통계를 통해 살펴본 폐지 수거 노인 상당수는 빈곤층이었습니다. 대전시에서 각 행정동별 폐지 수거 노인 수와 기초연금 수급률 자료를 받아 비교·분석해보니 폐지 수거 노인이 많은 지역일수록 기초연금 수급률이 대전시 평균치보다 많게는 10% 이상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노인들에게 폐지 수거는 생계를 위한 필수 활동이었고, 경쟁적으로 폐지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의 위험 등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거·상업지역 등 도심 속 고물상들이 하나둘 폐업하거나 이전하면서 폐지 수거 노인들은 실직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폐지 수거 노인들이 삶을 영위해갈 수 있도록 지자체나 국가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점을 기사로 담아냈습니다. ([노인은 오늘도 폐지를 줍는다 (3)] "기초연금만으론 못살아"…오늘도 거리로 / 2022. 10. 27.)
폐지 수거 노인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온 전문가들을 만나 이들이 처한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논의하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 노인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지자체가 나서서 지원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폐지 수거 노인과 연계된 공익활동형 노인일자리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 이미 전국적으로 8곳 있었지만 대전에는 전무했고, 특히 이번 정부 기조에 따라 내년에는 대전의 공익활동형 노인일자리사업이 10%가량 줄어 폐지 수거 노인들에게 더욱 혹독한 해가 될 것이란 내용을 취재해 기사에 담았습니다. 또 대전시가 지니고 있는 폐지 수거 노인 현황 자료가 부정확하단 점을 짚으며 폐지 수거 노인들에 대한 실태 조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인은 오늘도 폐지를 줍는다 (4)] "지자체가 나서서 폐지수거 노인 지원해야" / 2022. 10. 31.)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원들 대부분의 실명을 기재했고, 실명을 밝히길 원치 않는 취재원들에 한해 익명으로 표기했습니다. 매일 기사를 생산해 지면을 채우는 와중에 점심시간, 퇴근 후, 주말 등을 활용해 길에서 폐지 수거 노인을 만나고 폐지 수거 노인의 집을 찾아가 그들이 사는 환경을 직접 보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직접 노인들의 틈에 스며들어 폐지 수거를 해보면서 그들이 처한 상황을 여실히 깨닫고 심층 취재했습니다.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역 폐지 수거 노인에 대해 처음으로 심층보도 했고, 특히 노인 체험복을 입고 폐지를 수거하면서 느꼈던 생생한 경험을 기사로 전달해 지역사회와 지자체에 작게나마 반향을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대전시는 취재와 보도가 이뤄지자 내년에 폐지 수거 노인에 대한 전수 조사를 다시 벌이고, 관련 예산을 늘려 지원 규모를 확대할 뜻을 전해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폐지 수거 노인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고 지자체가 나서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계기를 제공했다고 평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과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등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6회 전체 총평
제386회 이달의 기자상(2022년 10월 보도)은 11개 부문 87편이 출품돼, 8%인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편 중 3편은 지역 부문에서 수상해, 지역 기자들의 탁월한 현장 취재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은 20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연합뉴스의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는 취재는 물론 접근조차 어려운 국정원을 상대로 폭넓은 취재력으로 정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그 뒤에 숨은 권력내부 갈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원 담당이 아닌 야당 출입기자들의 집요하고 탁월한 취재력이 빛났다는 대목에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공감했다.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는 감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아 명백한 절차 위반임을 지적하여 표적감사 의혹을 팩트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분석이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감사원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강종현 빗썸…(가짜) 회장님 실체 추적기> 보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스패치는 자타공인 연예전문 매체이다. 비트코인 기업 관계자의 열애설로 시작된 취재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법원 판결문 취재로 전환된 뒤 숨겨진 회사의 지배구조를 밝히며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 감시 기사로 확대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전문 분야인 연예를 벗어나 경제 분야로 끈질긴 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인다는 심사평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작 12개 중 세계일보의 <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보도가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북-중 국경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존재는 사실상 방치돼 왔는데 세계일보의 이번 기획기사가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 억류자 석방’ 공동촉구 선언이 발표된 것도 해당 기사와의 인과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총 11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평택 SPC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소스배합기에 빠져 사망’ 1보를 단독 보도한 뒤에도, 사회부 기자가 평택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였다. 사고 발생 1주일 전에도 터진 손 끼임 사고, 연장업무 종용 등 열악한 근로조건과 구조 개선의 필요성 등을 연속보도해 기자정신이 살아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된 9개 후보 중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의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보도가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복마을의 한 폐가에 기자들이 빨래방을 열어 여섯 달 동안 주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결과물이었다. 부산일보의 참여·관찰적 취재 시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상당히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다’ ‘독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섯 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G1의 3년차 기자가 주도한 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멧돼지의 남하를 막겠다며 시작한 ASF 울타리사업에는 1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울타리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불투명하게 진행됐고 심지어 울타리를 사유지에 설치해 철거하는 사업도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당연히 여기던 것을 새롭게 접근한 시각도 좋았지만 담당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며 취재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된 논란으로 언론계가 몹시 혼란스러운 시절이지만 현장을 발로 뛰며 끈질긴 기자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 논란 속에 한 동아투위 선배께서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언론사 직원과 기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