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O), ⑤ 기타( )
이메일로 익명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물동량 부산신항의 보안 업무가 특정 업체에게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들만의 잔치. 감독도 없다.” 제보자는 단 세 줄의 힌트만 남겼을 뿐, 어떤 대답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사실 확인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신항의 보안을 총괄하는 '부산신항보안공사'는 명칭은 '공사'이지만 공공기관이 아닌 비영리 사단법인 입니다. 공사 측은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취재에 응할 의무가 없다며 기본적인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전국의 항만 보안 업계 관계자들을 찾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들을 통해 항만 보안 입찰 관련 기본 규정, 평가 항목 내용 등을 입수해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관계자들의 소개를 통해 취재원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① 부산신항보안공사의 수상한 '경쟁 입찰'... 특정업체 몰아주기?
부산신항보안공사는 2009년부터 13년 동안 보안과 경비 업무를 수의계약으로 한 업체(이하 A업체)에 맡겼습니다. 특혜 시비가 제기 되고, 2020년에서야 경쟁 입찰로 바꿨습니다. 첫 경쟁 입찰이 제대로 진행됐는지부터 검증했습니다.
입찰과 관련한 모든 과정과 결과는 비공개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공개된 기업 재무정보와 신용 등급 등을 일일이 살펴보는 방법으로 업체들의 입찰 점수를 유추하고, 확인했습니다. 취재를 종합해보니 새롭게 입찰에 참여한 B업체가 8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공사는 83점을 받은 A업체와 계약을 연장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입찰 규정을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단독 입찰업체의 심사 평점이 90점 미만인 경우에는 재입찰을 하게 돼 있지만, 경쟁 입찰은 규정이 따로 없었습니다. 공사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A 업체와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항만 보안 업체 관계자는 물론, 다른 지역 항만공사의 보안 담당자와 접촉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모두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올해 입찰 역시 A 업체에 유리하게 진행되겠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지난해 입찰 심사 항목 표와 올해 입찰 심사 항목 표를 비교해 살펴봤습니다. 일부 항목이 작년과 달랐습니다.
지난해 A 업체가 10점 가량 높은 감점을 받은 ‘경영평가 항목’이 ‘신용 평가기관의 신용평가 등급’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해엔 경영평가 항목에서 최저점을 받으면 총 18점이 감점됐는데, 올해는 5점이 감점되는 것으로 변경됐습니다. 부산항과 인천항 항만시설 보안 관리를 1년 동안 계약한 업체에 만점을 주는 항목도 생겼습니다. 부산항과 인천항은 항만보안공사에서 직접 운영합니다. 만점을 받을 수 있는 민간 업체는 A업체 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공사의 이사회 명단을 확보해 이사들과 접촉해 사실 확인을 해봤습니다. 이사회 회의에서 "바뀐 항목으로 평가하면 기존 A업체만 만점을 받을 수 있고, 점수 배점 간격도 넓어 부산항 관리 실적이 없는 업체는 90점을 받기도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 사실을 확인됐습니다. 회의록도 확보해 교차 검증했습니다.
② 특혜 의혹 업체 출신이 '계약 담당'... 감독 손 놓은 해양수산부
부산신항보안공사에서 입찰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자가 A업체 출신이라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이 직원이 입사한 2008년 이후의 회의록 일부를 입수해 확인해봤습니다. 공교롭게도 직원 입사 이후, '이사회에서 의결한 경우 공개 모집 절차는 생략된다.'라는 조항이 만들어졌고, 이듬해인 2009년부터 수의계약이 시작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가안보시설인 신항의 보안 계약이 이렇게 허술하게 이뤄진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항만법과 시행령을 살펴봤습니다. 부산신항보안공사는 항만특수법인으로 해양수산부의 지도, 감독을 받는다고 명확히 써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는 공사를 관리 감독해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구체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단 한 번도 조사나 감사를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어기구 상임위원을 통해 공사의 임원 명단을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공사 업무를 총괄하는 본부장이 모두 해양수산부 출신 퇴직자에다 한 명을 제외하고, 공사를 직접관리 감독하는 해양수산부 '항만물류과'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공사는 인사혁신처의 취업제한 대상에서도 빠져있었습니다.
③ 경비업법 ‘위반 업체’가 보안 담당… 신항 보안 위험
신항의 보안은 입찰 과정만 허술한 게 아니었습니다. 공사는 용역업체 관리에도 소홀했습니다. A업체는 '특수경비 신임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항만 보안을 맡겨 ‘경비업 법’ 위반으로 과태료까지 처분받았습니다. 하지만 신항보안공사는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계약에서 패널티도 주지 않았습니다. 신항 보안에 관리 감독 의무가 있는 해양수산부는 이런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신항 보안 노동자들의 처우도 열악했습니다. 노동조합을 통해 확인하니, 매달 평균 8명이 퇴사해 이직이 잦아 전체 직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1년이 안된 신입이었습니다.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도 부족했습니다. 부산항이나 김해공항 보안인력은 사격훈련 등을 진행하지만 신항은 이런 교육조차 진행된 적이 없었습니다.
④ 부산신항보안공사 입찰 특혜 의혹 보안 부실, 해양수산부 잘못 시인
KBS의 연속보도 후, 해양수산부는 공사에 대해 특별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이사회 회의를 거쳐 절차적 문제없이 입찰을 진행했다던 공사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2010년엔 이사회 의결 없이 특수경비업체와 계약을 맺었고, 회의록조차 남기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 2011년엔 계약 기간이 두 달이 지난 뒤. 뒤늦게 계약 연장 건을 이사회에 상정했습니다. 2012년엔 공개 모집도 없이 특정 업체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양수산부는 KBS가 제기한 의혹 등 부산신항보안공사의 보안 입찰 전 과정이 불합리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해양수산부 장관은 공사에 대한 관리 감독에 미비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앞으로 공사의 이사회 심의와 예, 결산 보고 등 업무 상황을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지도 감독 권한을 행사하기로 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최초 제보는 익명 제보로 제보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검증 작업을 진행했으며, 신원을 노출할 경우 입찰에서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어 익명 인터뷰로 진행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단독취재로 타 매체 보도는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 보도 이후, 해양수산부가 부산신항보안공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특별 검사에 나섰습니다. 해양수산부 장관이 직접 공사에 대한 관리 감독이 허술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또, 앞으로 공사의 이사회 심의와 예, 결산 보고 등 업무 상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지도 감독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보안공사와 A 업체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부산경찰청이 보도 이후, 인지 수사에 나섰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6회 전체 총평
제386회 이달의 기자상(2022년 10월 보도)은 11개 부문 87편이 출품돼, 8%인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편 중 3편은 지역 부문에서 수상해, 지역 기자들의 탁월한 현장 취재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은 20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연합뉴스의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는 취재는 물론 접근조차 어려운 국정원을 상대로 폭넓은 취재력으로 정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그 뒤에 숨은 권력내부 갈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원 담당이 아닌 야당 출입기자들의 집요하고 탁월한 취재력이 빛났다는 대목에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공감했다.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는 감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아 명백한 절차 위반임을 지적하여 표적감사 의혹을 팩트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분석이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감사원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강종현 빗썸…(가짜) 회장님 실체 추적기> 보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스패치는 자타공인 연예전문 매체이다. 비트코인 기업 관계자의 열애설로 시작된 취재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법원 판결문 취재로 전환된 뒤 숨겨진 회사의 지배구조를 밝히며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 감시 기사로 확대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전문 분야인 연예를 벗어나 경제 분야로 끈질긴 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인다는 심사평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작 12개 중 세계일보의 <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보도가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북-중 국경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존재는 사실상 방치돼 왔는데 세계일보의 이번 기획기사가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 억류자 석방’ 공동촉구 선언이 발표된 것도 해당 기사와의 인과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총 11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평택 SPC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소스배합기에 빠져 사망’ 1보를 단독 보도한 뒤에도, 사회부 기자가 평택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였다. 사고 발생 1주일 전에도 터진 손 끼임 사고, 연장업무 종용 등 열악한 근로조건과 구조 개선의 필요성 등을 연속보도해 기자정신이 살아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된 9개 후보 중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의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보도가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복마을의 한 폐가에 기자들이 빨래방을 열어 여섯 달 동안 주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결과물이었다. 부산일보의 참여·관찰적 취재 시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상당히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다’ ‘독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섯 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G1의 3년차 기자가 주도한 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멧돼지의 남하를 막겠다며 시작한 ASF 울타리사업에는 1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울타리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불투명하게 진행됐고 심지어 울타리를 사유지에 설치해 철거하는 사업도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당연히 여기던 것을 새롭게 접근한 시각도 좋았지만 담당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며 취재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된 논란으로 언론계가 몹시 혼란스러운 시절이지만 현장을 발로 뛰며 끈질긴 기자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 논란 속에 한 동아투위 선배께서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언론사 직원과 기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