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청년은 왜 다리를 잃었나
마주 오던 SUV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오토바이를 덮쳤다. 오토바이를 타던 32살 청년은 3시간 넘게 병원을 찾아 헤매다 결국 다리를 잃었다. 지난 6월 충남 보령에서 난 사고였다. 수화기 너머 청년의 아버지는 “어떻게 병원 이송에 3시간이 넘게 걸리느냐”라고 울먹였다.
사고가 난 장소는 충남 보령, 청년이 사는 곳은 인천이었다. 우리의 취재 범위를 벗어난 사고였다. 더구나 접근이 쉽지 않은 의료분야라니... 그래서 심드렁했다. 하지만 이 청년이 왜 다리를 잃을 수밖에 없었는지,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라고 지정한 권역외상센터는 왜 이 청년을 치료하지 않았는지, 이런 일을 당한 게 비단 이 청년뿐인지 궁금했다. 지역이 달라도, 언제든 나와 내 가족의 일이 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했다.
이송하라더니...“왜 오셨어요?”
먼저 구급대의 동선부터 살펴봤다.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하면 구급대는 매뉴얼에 따라 가장 가까운 권역외상센터로 환자를 옮겨야 한다. ‘골든타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급대는 환자를 태우고 가장 가까운 원광대 외상센터로 향했다. 하지만 센터는 전화로 치료가 어렵다고 통보했고, 최소한의 응급치료도 해주지 않았다. 전북에서 가장 크다는 전북대 권역응급의료센터도 마찬가지였다.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3시간 16분’이 흘렀다. 우여곡절 끝에 천안에 있는 단국대 권역외상센터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다리 한 쪽을 잘라내야 했다.
취재 과정에서 문제점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구급대원이 치료 병원을 찾는 방식은 너무나 허술했다. 업무용 휴대폰에 저장된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이송을 문의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의료진이 아닌 일반 직원이 전화를 받고 이 청년을 오라고 했다가, 기껏 병원에 갔더니 치료할 수 없다며 돌려보낸 사실까지 취재 결과 드러났다. 현장에 있던 의료진은 자신이 전화를 받았다면 오라고 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소중한 골든타임이 이렇게 흘러갔다.
‘3시간 16분’에 담긴 이송 시스템 현실 ①
전화 말고 이송을 문의할 방법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복지부는 효율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전원 지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A병원이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시스템에 입력하면 다른 병원에서 받아 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다. 환자가 내원했을 때만 가동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사고 발생 후 최초로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시스템으로 환자를 수용하는 방식이 병원의 ‘선택 사항’이라는 것도 취재 결과 드러났다. 환자 수용 시 아무런 혜택도 없는 의료진이 나설 일은 드물었다. 시스템 운영기관인 중앙응급의료센터도 활용도가 낮다고 토로했다.
‘3시간 16분’에 담긴 이송 시스템 현실 ②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운영하는 이송 시스템은 또 있었다. 의료기관마다 실시간 병상 유무와 치료 가능 여부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시간 정보 공유가 핵심인데 그렇지 못하는 것이었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의료기관마다 모니터링 요원을 두기 힘들어 업데이트가 제때 되지 않는다며 효율성이 낮다고 하소연했다. 이 결함은 우리 모두를 충격에 빠지게 한 이태원 참사에서도 드러났다. 의료기관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못해 한 병원에 사망자와 응급환자가 집중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치료 불가자 제외, 100% 책임 진료율?
이번 취재가 특히 어려웠던 건 ‘기록의 부재’ 때문이었다. 청년은 권역외상센터와 권역응급의료센터 등 무려 4곳의 의료기관에서 치료 불가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다. 전화로 이송을 문의하는 건 기록에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청년이 처음으로 향했던 원광대 외상센터는 “전문의가 없어 그랬을 것이다”라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기록이 없으니 얼마나 많은 환자가 치료를 거부당했는지 알 길이 없다. 특히, 이렇게 치료를 거부당한 환자들은 해마다 복지부가 실시하는 평가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결국, 전국의 권역외상센터는 100% 가까운 책임 진료율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동안 우리가 믿어 왔던 응급의료체계는 허무맹랑한 것이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기사에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취재원은 원광대 외상센터 언론 담당자와 중앙응급의료센터 직원, 119 구급대원 등인데 신원이 공개되는 걸 원치 않았고,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익명 처리의 상당성이 있음.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직접 취재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의 반향 * 타 매채 선행보도 없음
· 3시간 병원 찾아 헤맨 교통사고 환자 다리 절단…왜?(세계일보, 2022/9/20)
· 응급의료체계 빈틈없어야 한다(전라일보, 2022/9/27)
· 119 전화로 온 응급환자 요청, 수용 거부해도 기록 안 남아…전원조정시스템 ‘구멍’(메디게이트뉴스, 2022/10/12)
· 잇따른 응급환자 사망…“환자 이송 거부한 병원 평가반영 하자”(헬스인뉴스, 2022/10/13)
· 임승식 도의원, 전북권역외상센터 등 의료인력 부족 심각(뉴시스, 2022/10/17)
· 전문의 충원 힘든 원광대병원 권역외상센터(데일리메디, 2022/10/18)
5. 사회에 끼친 영향
복지부 조사에 국회 국정감사까지
중증외상환자를 거부한 권역외상센터에 이어 이송 과정의 허술함, 전화 기록의 부재, 이송 시스템 허점 등이 집중 보도되면서 보건복지부가 움직였다. 원광대 외상센터와 당시 이송에 참여한 119 구급대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이다. 더 나아가 국정감사에서도 이 사안은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 결과, 응급의료정책을 총괄하는 국립중앙의료원은 원광대의 환자 미수용이 ‘부적정’했다고 밝혔다. 국가가 지원하는 운영비 일부는 환수될 예정이다. 특히, 보도로 지적된 문제점을 모두 인정했고, 복지부와 함께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후속 조치가 응급의료체계의 거대한 구멍을 메꿀 수 있을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전주방송은 생사의 갈림길에 선 중증외상환자가 더 이상 외면받지 않을 때까지 감시를 이어갈 것이다.
막힌 물꼬는 한 개가 아니었다.
그동안 의료현장의 문제점은 ‘전문의 부족’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보도로 전문의 부족뿐만 아니라 환자 이송 체계와 전원 시스템, 서류로 감춰왔던 책임 진료율 등 허술함이 많다는 게 확인됐다.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문제가 심화된 것으로 보였지만 막힌 물꼬는 한 개가 아니었던 것이다. 해결해야 할 수많은 문제점이 있었지만 우린 보지 못했다. 실제 권역외상센터를 취재하면서 이런 문제점이 이제야 거론되기 시작했다며 반기는 전문의들도 있었다. 이번 보도로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된 만큼 더 많은 부분을 지켜보고, 개선 방안을 찾는 시발점이 되길 바라본다.
굳게 닫힌 문 너머 감시의 눈길
개선안 마련과 함께 또 하나의 의미는 감시의 눈길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한 달 넘게 이어진 취재 과정에서 원광대는 취재 요청을 끝까지 거부했고, 모든 정보를 비공개했다. 의료현장의 문은 꽤나 굳게 닫혀 있었고, 문제를 밝히는 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보도로 복지부의 조사와 전북도의회의 지적, 여기에 국회 국정감사까지 이어졌다. 이번 연속 보도는 단순히 원광대 외상센터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응급의료체계가 개선돼 지역민들, 더 나아가 모든 응급환자가 신속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었다. 더욱 많아진 감시의 눈길로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정부 또한 환자를 외면하는 일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거라 기대해 본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의료분야는 이해하기 어려워 제보가 와도 꺼리는 게 현실이다. 특히, 의료인의 잘못을 누군가 지적해야 하는데 좁은 지역사회에서 대부분이 같은 학교 동문인 의사를 지적해 줄 사람이 없다. 하지만 묻힐 뻔한 30대 청년의 사고에서 너무나 많은 문제점이 보였고, 반드시 파헤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보도는 크로스 체킹에 심혈을 기울였다. 여러 권역외상센터의 전문의들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특히, 단국대 외상센터를 찾아가 그동안 수집해 온 자료를 전문의들과 분석했다. 왜 원광대는 환자를 돌려보냈는지, 이송 시스템의 허점, 이송 기록 부재의 문제점 등 그렇게 밝혀낸 사실들은 강력했다. 그 결과, 원광대나 복지부는 전주방송 보도에 아무런 반박을 하지 못했고, 국정감사에 이어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약속까지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7. 기타 고려사항 : 없음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a
회차 심사평
제386회 전체 총평
제386회 이달의 기자상(2022년 10월 보도)은 11개 부문 87편이 출품돼, 8%인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편 중 3편은 지역 부문에서 수상해, 지역 기자들의 탁월한 현장 취재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은 20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연합뉴스의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사의표명> 보도는 취재는 물론 접근조차 어려운 국정원을 상대로 폭넓은 취재력으로 정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그 뒤에 숨은 권력내부 갈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원 담당이 아닌 야당 출입기자들의 집요하고 탁월한 취재력이 빛났다는 대목에 심사위원들 대부분이 공감했다.
<감사원, 서해 사건 적법절차 위반> 보도는 감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아 명백한 절차 위반임을 지적하여 표적감사 의혹을 팩트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분석이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감사원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강종현 빗썸…(가짜) 회장님 실체 추적기> 보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디스패치는 자타공인 연예전문 매체이다. 비트코인 기업 관계자의 열애설로 시작된 취재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법원 판결문 취재로 전환된 뒤 숨겨진 회사의 지배구조를 밝히며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 감시 기사로 확대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전문 분야인 연예를 벗어나 경제 분야로 끈질긴 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인다는 심사평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작 12개 중 세계일보의 <돌아오지 못한 北 억류자 6명> 보도가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북-중 국경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존재는 사실상 방치돼 왔는데 세계일보의 이번 기획기사가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 억류자 석방’ 공동촉구 선언이 발표된 것도 해당 기사와의 인과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총 11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인일보의 <평택 SPC 청년 노동자 사망사고>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소스배합기에 빠져 사망’ 1보를 단독 보도한 뒤에도, 사회부 기자가 평택 현장을 떠나지 않고 현장취재를 이어간 점이 돋보였다. 사고 발생 1주일 전에도 터진 손 끼임 사고, 연장업무 종용 등 열악한 근로조건과 구조 개선의 필요성 등을 연속보도해 기자정신이 살아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된 9개 후보 중 부산일보 디지털미디어부의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보도가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복마을의 한 폐가에 기자들이 빨래방을 열어 여섯 달 동안 주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결과물이었다. 부산일보의 참여·관찰적 취재 시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상당히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다’ ‘독자와의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섯 편이 출품된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G1의 3년차 기자가 주도한 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걸린 멧돼지의 남하를 막겠다며 시작한 ASF 울타리사업에는 17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울타리 계약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불투명하게 진행됐고 심지어 울타리를 사유지에 설치해 철거하는 사업도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당연히 여기던 것을 새롭게 접근한 시각도 좋았지만 담당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며 취재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된 논란으로 언론계가 몹시 혼란스러운 시절이지만 현장을 발로 뛰며 끈질긴 기자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최근 논란 속에 한 동아투위 선배께서 던진 질문이 떠오른다. ‘언론사 직원과 기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