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기획+ 제보
“브로커에게 빼앗긴 임금을 돌려받고 싶다고 합니다. 또, 한국에 다시 돌아가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도 합니다.”
필리핀 계절근로자들의 눈물 어린 호소였습니다. 이들은 2023년과 2024년, 양구군에서 일하면서 1명이 최대 200만 원씩 월급을 빼앗겼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만 최소 90명, 금액은
10억 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힘없는 외국인 근로자의 호소는 공론화되지 못했고 수면 아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도 부족해 취재가 쉽지 않았습니다. 임금을 갈취한 브로커는 취재진을 협박하며 연락을 끊었습니다. 더욱이 피해자들은 필리핀의 출국 금지조치로 발이 묶였습니다.
파편화된 피해 사례부터 세밀히 취합해야 했습니다. 구조적인 문제를 파헤치려 많은 근로자를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피해자와 법률대리인, 사회단체 활동가까지 취재 접촉면을 넓히면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했고 취재를 하면 할수록 공론화시켜야겠다는 의지도 강해졌습니다. 취재 전 미처 알지 못했던 현장 뒤에 숨겨진 문제가 너무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필리핀 현장 취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필리핀 정부나 관계자들의 목소리도 담아 논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2025년12월15일, 21시30분 계절근로 곳곳‘브로커…무너진’코리안 드림‘
2 2025년12월16일, 21시30분 월급4배라더니 막대한 수수료…미스터 최는 누구?
3 2025년12월17일, 21시30분 “공무원”이라며 영향력…양구군은 뭐 했나?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첫 보도는 갈수록 급증하는 계절근로자들의 국내 취업 비중과 늘고있는 피해 사례를 조명했 습니다. 지난해 전국의 계절근로자 규모는 9만 5천여 명으로, 강원도 인구의 6% 수준입니다. 특히 늘어나는 계절근로자에 비례해 임금 착취 등의 피해 규모 역시 늘어나는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임금 착취는 기본이고 여권을 빼앗긴 사례도 있었습니다. 브로커가 도망친 계절근로자를 대상으로 현상금까지 거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특히 양구에서 벌어진 각종 피해 사례를 조명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비단 양구의 문제만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피해 사례를 나열하기 보다 불가피하고 구조적인 피해 유형을 짚어내는 게 중요했습니다. 계절근로자 수 십 명을 수소문했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들로부터 나온 피해 증언 가운데 주목했던 부분은 2명의 브로커들을 공통적으로, 그것도 동시에 지목했다는 점입니다.
▶국내 취재를 하면서 사업에 적극 참여해 온 필리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입장도 들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법무부 지침상 계절근로 사업에 양국 지자체 이외에 3자는 참여할 수 없습니다. 수차례 섭외 끝에 어렵게 만난 필리핀 지자체 공무원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애초부터 양구군이 아니라 브로커가 사업을 제안해 왔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증언이 필리핀 현장에서 나온 겁니다.
▶취재진은 이런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인 문제를 파헤치고 조명하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비단 양구뿐 아니라 전국의 15개 지자체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강원도 시골 지자체 한 곳의 문제가 아니었던 겁니다. 브로커가 현지에서부터 계절근로자들을 모집하고 임금을 가로챘다는 동일한 공통점도 현지 취재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 정부가 자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출국 금지 조치까지 내리는 동안, 국내에선 별다른 피해 구제나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없었습니다.
▶농산어촌, 산업 현장의 인력 공백을 지난 10여 년 동안‘계절근로사업’제도가 메워왔습니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는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 규모와 숫자를 홍보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정작 급증하는 계절 근로 인력 규모와 달리 이들의 인권과 생존권을 보호할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는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했습니다. 이런 ‘법적, 제도적 공백’을 틈타 계절근로자들은 해마다, 어김없이 임금을 갈취당하고 있었고, 여기에 기생하는 브로커는 활개치고 있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처음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당장 피해자들인 필리핀 계절근로자들이 기사로 인해 해코지를 당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등 또다른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이 모두 필리핀 계절근로자입니다. 국내의 한 브로커가 충남 지역에서 일하다 도망친 계절근로자 부부에게 현상금을 걸었다는 내용도 익히 알고 있어 특히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석 달 동안 지속적인 설득 끝에 국내의 법률대리인과 외국인 인권단체 활동가를 통해 익명을 전제로 현지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계절근로자들과 접촉하는 데 도움을 줬던 법률대리인과 활동가와는 이해관계가 전혀 없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취재하고 있던 와중에 이들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았습니다. 필리핀 파에테시에서 만난 계절근로자와 지자체 공무원, 필리핀 이주노동부 공무원들과 한국 법무부, 각 지자체의 공무원 등 50여 명을 만나 직접 취재하고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는 언어 장벽도 컸습니다. 현지 취재를 희귀 언어인 ‘타갈로그어’로 진행했기 때문인데 통역가 섭외부터 벽에 부딪혔고 천신만고 끝에 현장 취재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지금껏 계절근로자의 단편적인 보도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피해자를 만나 필리핀 현지 취재를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밝혀낸 건 이번 보도가 처음입니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 공무원의 인터뷰를 통해 브로커가 활개친 구조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건 이번 보도가 유일했습니다. 이번 기획 보도는 주요 포털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모두 75,000여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왔습니다.
기획보도 이후 아래와 같이 타 매체에서 후속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강원일보에선 기획 기사로 비중있게 다루기도 했습니다. (전체 목록은 타 매체 반향 리스트 참고)
-양구 계절근로자 집단 임금체불 수사에 내년 인력확보 비상(강원일보, 2025/12/22)
-“인건비-숙식제공 부담”…농가 직접 고용방식 한계(강원일보, 2025/12/22)
-대안은 ‘공공형 계절근로 확대’…정부 예산지원 부족 ‘걸림돌’(강원일보, 2025/12/23)
-계절근로자 임금 다시 지급하라니.. 농민들 "양구군이 내라"(춘천MBC, 2025/12/29)
6.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보도 이후, 법무부는‘지역체류지원과’를 신설했습니다. 계절 근로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 브로커 개입과 근로자 인권보호 취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법무부 보도자료 첨부)
▶불법 브로커와 체불임금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KBS의 보도가 나간 뒤 브로커 혐의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또 계절근로자들을 고용한 고용주들에겐 체불임금을 지급하라는 행정명령도 내렸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출품 기사들은 모두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 이번 양구 사건에 대해선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이례적으로 합동 수사단을 꾸려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많고, 피해 금액도 크기 때문입니다. 피의자의 경우 브로커와 공무원까지 얽혀 있습니다. 수사에 앞서 다양한 취재원들을 통해 기사에 필요한 자료들을 확보했고 진실을 규명하는 데 큰 보탬이 됐습니다. 이후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취재진에게 보도 내용을 문의하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 10여년 간 고착화된 정부 주도 사업의 구조적 문제 조명했습니다. 양구 사례는 한 곳에서 벌어진 단순 임금 착취로 치부됐습니다. 이후 발빠르게 다른 지역의 유사 사례를 확인해 공통점을 찾아내고, 시민사회단체와 접촉해 이면의 목소리를 찾는데 집중했습니다.
▶ 이번 기획보도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현지 피해자, 공무원, 필리핀 정부 등 해외에 있던 사건 관계자를 섭외하는 일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방송 이후의 상황을 걱정했고, 현지 공무원들은 한국의 수사 상황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양국 지자체간 갈등이나, 나아가 양국간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며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길 꺼렸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았지만 이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직접 만났고 이들로부터 사안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구조적이고 입체적인 취재와 보도가 가능했습니다.
▶ 정부 차원에서 계절근로자 사업을 정비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국내 취재 과정에서 법무부와 각 지자체 공무원들은 인력 부족, 역량 부족 등 내부적인 문제를 가감없이 이야기했고 이를 소구력있게 담아냈습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법적, 제도적 보완은 지방소멸과 청년 인구 감소의 공백을 보완하는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전국 226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통역 인력과 계절근로자 현황도 전수 분석해 전국화시켰고 정부 차원의 대책을 이끌어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이나 보도 당사자들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24회 전체 총평
제42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서 79편이 경쟁했다. 특히 김병기-강선우 공천헌금 논란과 통일교 금품 후원 파문, 쿠팡 사태 관련 보도가 다수 출품됐다. 관련 출품작은 취재보도1부문과 경제보도부문에서 총 17편으로 전체 출품작의 21.5%였다. 이번 달 수상작은 총 8편이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세 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MBC <더불어민주당 강선우-김병기 의원 ‘공천헌금 1억원’ 금품 수수> 보도는 ‘국정원 자녀 취업 청탁 의혹’ 등 지난해 6월부터 핵심 이슈를 주도적으로 이어 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공천헌금의 결정적인 증거인 두 의원 간의 대화록이 공개됨으로써 사태는 정점에 달했다. 이로써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사퇴와 관련 의원들의 탈당·사퇴에 이어 수사가 본격화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킨 수작이었다.
중앙일보의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후원 파문> 보도는 통일교 핵심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해 20대 대선에서 통일교가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인사들과도 관계를 형성하고 쪼개기 후원이 이뤄진 정황을 밝혀냈다. 특히 특검팀이 관련 진술과 증거를 확보하고도 발표하지 않은 점을 집요하게 추적해 ‘편파수사’의혹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뉴스타파 김병기 취재팀의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비위> 보도는 지난해 9월 김병기 의원 차남의 대학 편입 의혹부터 빗썸의 수상한 채용 과정,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 문제 등을 수개월에 걸쳐 심도 있게 파헤쳤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의 권력 오남용에 경종을 울리며 사회의 감시자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에 충실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부산일보 <그래도 되는 죽음은 없다-부산구치소 ‘집단 폭행 살인’> 보도는 20대 재소자의 사망을 단독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원인과 배경을 추적했다. 은밀하고 폐쇄적인 구치소 내에서의 지속적인 폭행, 부실한 관리 감독, 수사과정을 낱낱이 밝혀냈다. 보도 이후 법무부의 전국 교정시설 실태 점검과 예방대책 마련을 이끌어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두 편이 선정됐다. 먼저 세계일보의 <당신이 잠든 사이> 보도는 내러티브 기법을 활용해 환경미화원의 삶과 죽음을 조명했다. 석 달간 환경미화원과 공무원, 시민단체, 학계, 청소차 업체 등 84명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냈다. 환경미화원 3명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워치 생체 데이터 수집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의 <헌트: 치매머니 사냥> 보도는 5개월에 걸쳐 치매노인의 통장 속 이체 내역과 수첩 기록, 가족의 진술 등을 종합해 먹잇감이 된 노후자산의 현주소를 파헤쳤다. 치매노인의 자산을 노린 범죄는 급증하고 있지만 실제 처벌은 0.1%도 못 미친다는 점도 지적했다. 고 강대용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생생하게 담은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보편적 비극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경기일보·광주일보·영남일보·충청투데이)의 <지방의원 공약 추적단, 광역의회를 바꾸다> 보도는 권역별 지역언론 4개사가 공동 취재단을 구성하고 협업한 기획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4개사는 광역의원의 공약을 공통 공약과 지역 맞춤형 공약으로 구분하고 실태를 파악했다. 공약의 의제 편중성과 검증 부실을 확인하고, 체계적인 검증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의제를 확장한 점이 돋보인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뉴스핌의 <본회의 중 김남국 대통령실 비서관에게 인사청탁하는 문진석 의원> 보도는 김남국 비서관이 사퇴하는 등 파급력이 큰 특종보도였다. 기자는 국회 본회의 대기시간 중 문 의원의 휴대폰 문자를 카메라로 순간 포착했다. 이후 김 비서관의 답장을 기다린 끝에 답장까지 촬영해 인사 청탁 의혹 정황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공적 권력의 투명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