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취재(O)
서울시청을 비롯해 자치구에서 여전히 성 비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서울시 직원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서울경찰청에 성추행 혐의(강제추행 및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 음란행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로 고소했고 지난해 2월에도 서울시 직원이 성추행 의혹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ㅇㅇ구청장 권한대행 성희록 의혹’을 담은 글이 게시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이투데이 사회경제부는 해당 글을 확인하고 ‘ㅇㅇ구청장 권한대행’이 종로구청장 권한대행이라는 사실을 곧장 파악했습니다. 의혹을 제기한 공무원(이하 피해자)이 종로구청장을 고소했다는 점을 인지하고 종로구청장 권한대행은 물론 피해자와 연이어 인터뷰를 진행해 관련 내용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후 종로구청 성폭력 관련 교육 실태를 지적하는 단독 기사로 종로구청 5급 이상 간부 17명이 지난 4년 간 교육을 미이수했다는 내용도 단독 보도하는 등 구조적 문제를 짚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이투데이 사회경제부는 처음으로 종로구청장 권한대행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7일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큰 화제를 불렀고 진위 여부는 물론 당사자 심정을 듣기 위해 7일 오전 11시께 강필영 종로구청장 권한대행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추행과 성희롱이 있었는지, 해당 직원이 의혹을 제기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사적인 만남이 있었는지를 물었습니다.
다음은 보도 내용 요약입니다.
먼저 ‘[단독] 구청장 권한대행 성희롱 의혹 제기…"수사 결과 따라 조처"’라는 기사를 통해 구청장 권한대행을 둘러싼 성희롱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피해자는 2020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권한대행 비서로 근무하면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과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에 대해 종로구는 개인 대 개인의 문제라 기관이 개입할 수 없으며, 경찰 수사 이후에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입장도 정리했습니다. 강필영 권한대행은 1년 치 메신저를 봐도 사적인 대화가 없었다고 항변했고, 종로구 출장여비 부당수급 환급 과정에서 해당 직원이 서운하면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이 성폭력 신고 핫라인 진행 절차와 외부 전문가 연락처를 알려줬지만 직원 측에서 위로금을 지급하라는 합의문을 보내왔다고 거론했습니다.
곧바로 ‘[단독] 구청장 권한대행 성희롱 피해자 측 "합의금 관여 안해…증거 있다"’라는 기사로 피해자 입장도 내보냈습니다. 해당 기사가 나간 이후 같은 날 오후 2시께 피해자와도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강 권한대행이 해명하는 취지로 인터뷰하자 이를 재반박하기 위해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피해자 가족이 합의금에 직접 관여한 바 없으며 종로구 출장여비 부당수급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강 권한대행이 의혹 제기자를 ‘명예훼손’이나 ‘무고죄’가 아닌 ‘공갈미수죄’로 맞고소했다는 내용도 함께 담았습니다.
구조적인 문제로 파악해야 했습니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조직 내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더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정보공개청구’를 활용해 지난 4년 간 종로구 성폭력, 성희롱 교육에 대한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단독] 종로구청, 성폭력 예방교육 부실…4년간 간부 17명 미이수’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4년 간 5급 이상 간부 17명이 교육을 미이수했다는 사실을 지적했고 2019년에는 부구청장(현 권한대행) 역시 교육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2018년에는 종로구 소속 공무원이 성적 농담으로 감봉 1개월을 당했다는 사실도 담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성 비위 보도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탄을 받는 주제인 만큼 증거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시점에서 의혹을 제기한 내용을 보도할 때는 가치판단을 배제한 채 드러난 사실만을 정돈할 필요가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파악한 사실만을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권한대행 성희롱 의혹 제기’ 관련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건 관계자를 익명성으로 처리
이투데이는 해당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독자 역시 예단하지 않도록 사건 관계자를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자치구는 물론 권한대행 이름을 밝히지 않았고, 최초 보도 시점에서 피해자 성별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각각이 주장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쟁점이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강조했습니다.
(2) 구체성을 살려라
사건 관계자를 익명으로 처리한 만큼 기사를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써야 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만 기사를 담을 경우 일방의 의혹제기에 불과하고 각 관계자가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므로 각각의 주장에 디테일을 담아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취재 과정에서 시간대로 해당 사건이 발생한 경위를 파악했고 이 순서에 맞게 사건이 발생한 이유(출장여비 부당환수), 진행 과정(위로금 명목으로 합의서 발송), 현재 상황(피해자는 11월 1일자로 원하는 부서로 발령) 등을 충실히 담았습니다. 이후 후속 보도에서 피해자 말을 인용해 권한대행이 평소 여직원에게 불쾌감을 주는 표현을 자주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내용을 구체화시켰습니다.
(3)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본 기사는 사건 당사자와 특별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보도를 위해 사건 당사자를 직접 찾았습니다. ‘ㅇㅇ권한대행’을 종로구로 특정한 뒤 종로구는 물론 권한대행에게 수차례 직접 전화를 걸어 사안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후 피해자를 찾기 위해 서울시청 공무원은 물론 종로구청 소속 공무원에게 연락처를 수소문했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사건 내용을 상세히 들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사 내용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토대로 직접 취재한 ‘사실’인 이유로 다른 매체 선행보도가 없습니다. 두 기사는 이투데이 홈페이지에서 각각 조회수 약 4800건, 약 1000건을 기록하며 독자와 출입처(서울시)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보도 당일 뉴스토마토가 강 권한대행 입장을 담은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보도 이후 사건이 본격화하자 3일 후인 12월 9일 피해자가 인천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MBN과 세계일보, KBS 등에서 권한대행과 피해자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으로 후속보도 했습니다. 이후 한국일보, 중앙일보, 아시아경제, MBC, KBS, JTBC 등 다른 매체에서 해당 사건을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하는 등 후속보도를 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서울시
서울시는 해당 기사가 나간 후 약 2시간 후인 오후 1시께 취재기자에게 연락해 구청장 권한대행이 ‘종로가 맞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기사 내용의 진위, 강 권한대행과 피해자 주장의 내용 등을 물으면서 강 권한대행에게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실제 서울시는 기사 보도 이후인 12월 23일 강 권한대행 직무배제를 종로구에 요구했습니다.
(2) 정치권
보도 이후 종로구의회에서도 강 권한대행에 ‘직무정지’를 요구했습니다. 종로구의원들은 12월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직무정지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12월 16일 종로구의회는 ‘강 권한대행의 직무정지를 강력히 요청한다’는 취지로 강 대행에게 공문을 보냈습니다. 특히 강 권한대행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취하더라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직무를 정지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전달했습니다.
(3) 노동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종로구지부도 해당 사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는 노조와 함께 종로구청에서 12월 28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노조는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강필영 종로구청장 권한대행이 업무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노조는 지방공무원법에 ‘경찰 조사 중인 자는 직위를 해제할 수 있게 돼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원활한 수사를 위해서라도 강 권한대행이 직무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내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본 기사로 2021년 4분기 사내 특종상에 신청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숙지하고 충실히 따랐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