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본보 <‘죽음의 공간’에서 절규하는 급식종사자, 경기교육은 외면했다> 제하의 연속보도는 우리 주변의 소외계층을 주목해보자는 기자들의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정작 대상자가 겪고 있는 고통은 잘 알려지지 않은, 그에 부합했던 것이 바로 학교 급식종사자(급식실 노동자)였습니다.
급식종사자가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내용이 처음 세간에 알려진 건 2017년 4월 수원 권선중학교에서 근무하던 조리실무사가 폐암 진단을 받고, 그로부터 1년 뒤에 숨을 거두면서였습니다.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은 건 다시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21년 2월입니다.
그러나 해당 판정 이후로도 급식실과 급식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양성하는 학교, 그것도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맛있는 끼니가 만들어지는 급식실에서 ‘죽음의 노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가장 먼저 기자들은 급식실에서의 노동이 그저 ‘밥 짓는 일’의 정도를 넘어, 얼마나 고되고 위험한 노동인가 낱낱이 조명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수원과 화성, 양평, 포천, 의정부 등 경기도 각지를 오가면서 여러 노동자를 만났습니다. 신분의 노출을 꺼리는 경우엔 전화, 메일로 질의를 대신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문제들은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과정에서 허리, 무릎 등 관절에 무리를 겪는다거나 칼처럼 날카로운 조리 도구를 사용하는 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건 보이지 않는 ‘조리흄’, 이는 튀김 등의 요리를 조리할 때 발생하는 물질로 폐암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국제암연구소(IARC)는 조리흄을 발암물질로 규정했으며, 수많은 급식종사자가 흡연 경력 없이도 폐암 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기자들이 만난 폐암 질환자들 중 어느 누구도 사전에 정기적인 검진을 받았다거나, 발병 이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사례가 없었습니다.
급식종사자의 열악한 작업환경을 상세히 보도하고 난 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를 통해 급식종사자가 겪고 있는 보다 다양한 어려움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죽음의 공간’이라는 오명을 쓴 급식실에 이어 급식종사자들이 잠시 숨을 돌리는 휴게 공간마저 한없이 조악한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노동자와 소통하며 현장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지만, 취재 과정에서 보고 듣게 된 현실은 달랐습니다. 특히 휴게실 벽 옷장이 떨어지며 그에 깔린 조리실무사가 하반신 마비를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처는 ‘책임을 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사고는 지난해 6월 화성 능동고등학교에서 벌어졌는데, 이 학교는 급식종사자 9명 중 4명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급식을 강행했습니다. 끝내 일부 노동자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일을 그만뒀고, 하반신이 마비된 조리실무사는 산재 판정 외엔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 채로 홀로 병원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오랜 설득 끝에 해당 조리실무사의 남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교육감과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교육장까지 어느 누구도 사과를 하지 않았고, 제도적인 지원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학교장은 유감 표명 대신 돈봉투를 건넨 것으로 드러나며 ‘존엄, 정의, 평화’라는 경기교육의 지향점마저 무색케 했습니다.
기자들은 이 같은 취재 과정을 거쳐 ‘현장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급식 노동자를 대표하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본보 보도를 인용한 성명서를 발표하며 지지를 보냈고, 경기도교육청을 감독하는 경기도의회로부터 행정사무감사에서의 지적을 이끌어 내 이를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기사들에 대한 취재와 보도는 현장 취재와 자료 분석, 학교 급식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급식종사자와의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진행됐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여러 급식종사자의 경우 비정규직 신분으로 학교 측에 고용된 상황을 감안, 신분상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익명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급식실 노동자를 대변하는 주체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와 소통하며,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는 열악한 현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여러 관계자와 특별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으며, 취재 과정에서 마찰이나 피소 등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급식종사자가 폐암 등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건 앞서 언급된 수원 권선중학교 조리실무사의 사례를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었으나, 대부분 보도자료나 기자회견에 기반한 스트레이트 기사였습니다.
반면, 이번 본보 보도들은 열악한 근무환경부터 휴게공간까지, 노동자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을 심도 있게 조명하고, 사고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던 무책임한 교육 당국의 태도까지 지적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급식종사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담은 기사들과 화성 능동고 사고 이후 경기도교육청의 피해자 외면 등은 모두 기자들의 단독 취재에 의해 작성됐으며, 그에 대한 타 매체의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본보 보도 이후 고용노동부는 최초로 급식종사자의 폐암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기 위한 건강검진 진단기준을 수립,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한 경기도교육청의 예산 미확보로 검진이 미뤄질 우려에 대해서도 조명한 데 따라 경기도교육청 예산을 심의하는 경기도의회로부터 보다 공격적인 예산 확보를 공언케 했습니다.
아울러 노동계는 급식종사자의 열악한 처우와 화성 능동고 사고 이후 교육 당국이 보인 무책임한 대처에 대한 본보 보도에 여러 차례 기자회견, 규탄대회를 진행했고, 최근 이재정 교육감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노동 당국에 고발하며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죽음의 공간’에서 절규하는 급식종사자, 경기교육은 외면했다> 제하의 연속보도에 본보 논설위원실은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습니다.
논설위원실은 ▲학교 급식 조리사 ‘죽음의 노동’, 환경개선 시급하다(2021년 11월4일자 19면) ▲학교 급식종사자에 대한 환경개선 시급하다(2021년 12월8일자 19면) 등을 신문에 싣고, 경기도교육청을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습니다.
논설위원실은 먼저 ‘학교 급식 조리사 ‘죽음의 노동’, 환경개선 시급하다‘ 사설을 통해 “교육 당국은 학교 급식실 노동이 죽음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일갈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력 보강은 물론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작업환경 측정과 특수 건강검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학교 급식종사자에 대한 환경개선 시급하다’ 사설에선 “본보 집중취재에서 나타났듯 학생들의 건강에 가장 중요한 급식을 책임지는 종사자들의 공간이 ‘죽음의 급식실’이라는 오명을 썼다”며 “경기도교육청은 노동권과 휴식권 보장에 대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아울러 이번 보도들은 본보 편집위원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편집위원회는 “급식조리사의 취약한 근무환경을 낱낱이 조명하고, 노동자의 생존권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하는 매우 의미있는 기사였다”고 평가하며 이를 ‘이달의 기사’로 선정했습니다.
나아가 <‘죽음의 공간’에서 절규하는 급식종사자, 경기교육은 외면했다> 제하의 연속보도는 독자들의 호평도 이끌어 냈습니다. 본보 독자권익위원회는 “정성껏 밥을 지었을 뿐인데 조리사 몸에 암이 퍼졌다는 기사가 조리원의 열악한 처우와 산재 처리가 안되는 문제 등을 다뤄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보도와 관련, 기자들은 제보자 및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해 기사에 등장하는 급식종사자를 익명 처리했습니다. 아울러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공식적인 연구 자료와 여러 전문가의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등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이번 보도에 대한 외부 지원이나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