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해 3월 3일, 군 복무 중 성확정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강제전역 조치됐던 변희수 육군 하사가 세상을 떠났단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불과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극작가인 이은용씨, 음악교사이자 인권활동가인 김기홍씨를 포함해 세 명의 트랜스젠더가 우리 곁을 떠난 것입니다. 연예인인 하리수씨의 커밍아웃 이후 트랜스젠더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익숙해진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들의 삶을 잘 알지 못하고, 그들이 겪는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 하사의 죽음 직후 여러 언론에서 트랜스젠더에 관한 기사를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그해 2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한 혐오차별 실태조사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취재팀은 단발적인 보도에서 나아가 트랜스젠더가 침해받는 기본권을 심층 취재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관련 단체 활동가와 의료인, 법조인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의 학습권과 보호권, 생존권 등을 집중 조명하기로 했습니다.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정체성을 구체화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청소년 시기에 가정이나 학교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만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탓에 퀴어 퍼레이드나 자조모임 등 오프라인에서 접촉을 시도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관련 단체들과 수차례 면담을 통해 기획 취지를 전달하고 단체들이 운영하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등을 통해 인터뷰 대상자 모집 글을 게시했습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언론 인터뷰에 응할지 걱정이 앞섰지만, 저희의 취지에 공감한 당사자로부터 하나둘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취재팀은 8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직접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만나지 못한 24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쓰인 기사는 지난해 12월 13일부터 15일, 17일 지면으로 보도됐습니다. 첫 회 기사가 보도된 시기에 맞춰 인터랙티브 기사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도 공개했습니다.
■1회
<청소년 트랜스젠더, 학교와 집에서 외면받다>(2021년 12월 13일자)에는 취재팀이 만난 8명의 심층 인터뷰 당사자와 청소년 트랜스젠더 224명(15~18세 미성년 66명·19~24세 성년 156명)의 설문조사 응답을 바탕으로 이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모두 외면받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당사자 8명 가운데 6명이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었는데,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21.9%가 중·고등학교 때 학업을 그만둔 적이 있었습니다. 학교는 이들에게 울타리가 되어야 했지만 오히려 교사와 동급생들은 이들을 차별했습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성년 트랜스젠더의 경우 10명 중 6~7명이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지 못했습니다. 부모는 자녀의 커밍아웃을 없는 일로 치부했고, 급기야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들은 성인이 된 후 가정을 떠났습니다. 실제 성년 응답자의 41.7%가 가출 경험이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심층 인터뷰를 통해 들은 구체적인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담아냈습니다.
이렇듯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가정과 학교에서 배제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얼마나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전체 트랜스젠더의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취재팀은 1회에서 성별 불일치감(트랜스젠더가 겪는 신체·사회적 불쾌감 등 고통)으로 병원을 찾은 청소년의 수(2020년 기준 823명)를 통해 청소년 트랜스젠더 규모를 추산했습니다. 아울러 해당 회차에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통합교육구에서 공립학교 160여곳에 제공되는 성소수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실무자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학교가 성소수자 학생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2회
<청소년 트랜스젠더, 성별정정 요건에 저항하다>(2021년 12월 15일)에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법적 성별정정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기사에 소개된 2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며 법원 예규에 따른 성확정 수술 등 의료적 트랜지션(성 정체성에 맞춰 외모·신체 특징 등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요구하는 법원이 얼마나 부당한지 강조했습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데다 위험하기까지 한 성확정 수술을 요구하는 건 마치 과거 한센인을 상대로 강제 불임수술을 자행한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는 점도 짚었습니다. 기사 보도에 앞서 수원가정법원에서 자궁적출술과 난소·난관제거술을 받지 않은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 신청이 허가된 사례가 나옴에 따라 이들의 도전에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아울러 현행 성별정정의 권한이 있는 법원이 얼마나 트랜스젠더의 기본적인 사항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한지, 이를 시정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별도 기사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트랜스젠더 곁을 지키는 4인의 ‘앨라이’> 기사를 통해 트랜스젠더 자녀나 친구, 애인, 제자를 둔 시민들의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자녀의 정체성을 오랜 시간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사랑으로 이를 극복해 낸 어머니의 이야기는 온라인상에서도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 냈습니다. 많은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학교에서 외면받는 현실 속에서 제자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준 선생님의 이야기, 연인의 트랜지션을 곁에서 함께해주는 애인, 친구의 성별정정을 응원하며 심문기일에 함께 법정에 서주기도 한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진정한 앨라이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끔 했습니다.
■3회
<성소수자 인권 눈감은 정치권>(2021년 12월 17일)에서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 4명에게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공약이 있는지 공식 질의를 보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로부터 서면 답변을 받아 기사화했습니다. 이와 함께 여론조사를 통해 트랜스젠더와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조사, 분석하는 동시에 대선 후보들이 국민 요구에 응답하지 못하고 있음을 짚어냈습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는 기독교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을 보였고, 이들은 성별 고정관념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다른 종교에 비해 두드러졌음을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청년 성소수자가 지지하는 정치인 등을 제시하여 시민으로서 성소수자를 조명하고자 했습니다.
같은 날 <트랜스젠더 인권 선진국을 가다>에서는 네덜란드 잔담의 어린이·청소년 트랜스젠더 심리상담소를 방문 취재해 당사자와 가족, 학교에 필요한 지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트랜스젠더 친화적인 상담, 호르몬 치료 등 의료 서비스가 이제 막 첫발을 뗀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해외 사례를 통한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트랜스젠더에게 불임수술을 강제했던 과거 정책에 대해 정부 차원의 보상과 사과가 이뤄진 네덜란드를 통해 한국도 법적 성별정정 요건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정부 사과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한 이들을 인터뷰해 트랜스젠더 인권 증진에 기여한 당사자들의 노력을 부각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청소년 트랜스젠더 인터뷰 및 설문조사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기획은 가정과 학교에서 정체화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겪는 현실을 언론이 직접 깊이 취재했다는 데 가치가 있습니다. 취재팀이 해당 주제를 이해하고 취재하는 데 약 6개월이 걸렸습니다. 상시적인 지원 기관이 없고 조직화되지 않은 청소년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는 일부터 녹록지 않았습니다.
취재팀은 인터뷰 대상을 섭외하고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했습니다. 대부분은 미성년자여도 법적 보호자로부터 보호를 받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취재팀은 취재 윤리를 더 신중하게 지켜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여러 인권단체로부터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현 상황을 다각도로 듣고 수도권과 대전, 부산 등지에서 당사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취재팀은 당사자가 인터뷰 과정에서 성별 불일치감을 느끼지 않도록 단어 사용에 유의했습니다. 가령 당사자의 성 정체성에 부합하는 단어를 사용하고 형제 관계 등을 물어볼 때도 성 중립적인 단어를 썼습니다. 과거에 겪은 혐오나 차별 경험을 묻고 듣는 과정에서도 당사자들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했습니다. 약 5개월 간격을 두고 2차 인터뷰를 진행해 이들의 상황을 추적하고 심리적 변화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긴 시간 신뢰를 쌓은 덕분에 서울신문은 224명에 달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을 온라인으로 설문조사할 수 있었습니다. 설문 문항은 국가인권위에서 지난해 발표한 혐오차별실태 조사 자료를 참고해 청소년용 문항으로 취채팀이 직접 작성했습니다. 심층 인터뷰에 응한 청소년 트랜스젠더 8명과 청소년 트랜스젠더 인권모임 ‘튤립모임’ 등 단체 관계자들은 성소수자 커뮤니티나 자신의 SNS 계정에서 인터뷰 경험을 공유하는 등 방식으로 설문조사에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 줬습니다. 그 결과 예상보다 이른 시간 안에 많은 인원이 설문에 참여해 조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젠더적 관점에서 기사쓰기
취재팀은 이번 기획에서 젠더적 관점에서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기사에서 인터뷰 당사자들의 성별을 자신이 정체화한 성 정체성(트랜스 여성 혹은 트랜스 남성, 논바이너리 등)으로 지칭했고, 트랜지션의 과정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설명했습니다. 트랜스젠더가 겪는 ‘성별 불일치감’, 여성이나 남성처럼 이분법적으로 나뉜 성을 따르지 않는 ‘논바이너리’ 등 기존에 언론에 많이 사용되지 않았으나 이들이 처한 현실을 드러내는 데 꼭 필요한 단어의 경우 기사에 충분히 풀어 설명하고, 별도의 그래픽에서 단어의 뜻을 소개했습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법적 성별과 성 정체성 항목에 따른 응답을 모두 비교해 기사에 활용했습니다.
■통계로 보는 트랜스젠더
한국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인구 통계가 따로 없습니다. 트랜스젠더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별정정을 완료한 트랜스젠더 수로 전체 트랜스젠더의 수를 어림잡는 방법도 가능하지만, 성별정정 결정 권한을 가진 법원은 성별정정 인용 결정을 받은 사람의 수를 집계하지 않고 있어 한 번도 전수가 파악된 적은 없습니다. 취재팀은 성별정정 허가를 받은 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가족관계등록부를 변경한 사람들의 수를 행정안전부를 통해 입수했습니다. 전국에서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1년간 2633명(트랜스 여성 1553명·트랜스 남성 1080명)이 성별을 정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계적으로 성별정정을 하는 비율은 전체 트랜스젠더의 10~15%정도로 추산하는데 이에 따르면 전체 트랜스젠더의 수는 최소 2만 6천명에서 4만명 정도로 추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는 보수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15년 연구에서 국내 트랜스젠더 인구를 5만명에서 25만명 사이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성별정정의 예규 요건 중 ‘미성년자가 아닐 것’이라는 조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별정정 통계를 통해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수를 추측하는 건 어렵습니다. 취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성별불일치감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은 청소년 트랜스젠더 수를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성주체성장애(F64)로 진료를 받은 15~24세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823명(남 673명·여 150명)입니다.
■인터랙티브 페이지 제작
지면 기사와 별도로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현실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까지 담아낸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제작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공고한 성별 이분법적 사고가 어린 나이 성 정체성 혼란으로 고통받은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성별 불일치감을 키운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내기 위해 독자에게 성별을 묻는 설문 문항(‘당신의 성별은 무엇있니까?’)으로 페이지를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기사에 앞서 기사에 소개되는 심층 인터뷰 당사자들의 프로필을 각각 제시하며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고 기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사에 사용된 통계 자료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사용됐으며 시각적인 효과(모션 이펙트)를 더해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인터랙티브 페이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면 기사와 온라인 기사에도 인터랙티브 페이지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첨부했습니다.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대부분 익명으로 쓰였습니다. 성별 정체성이 불특정 다수에게 드러날 경우 이들을 차별로부터 보호할 차별금지법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해 익명 보도를 원칙으로 삼되 뒷모습 사진 등을 활용해 생동감을 살렸습니다. 다만 본인이 동의한 경우에 한해 실명으로 보도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취재원과 이해관계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취재와 현장취재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트랜스젠더 인권이나 성소수자 청소년 관련 단발성 보도는 이전에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집중 취재한 선행 언론사 보도는 없었습니다.
기획 보도 특성상 타 매체의 후속보도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지만, ‘노동자연대’에서는 지난달 21일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겪는 어려움을 대규모 설문과 심층 인터뷰로 생생하게 보여줬다”면서 기획 기사를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대선 후보에게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함께 차별금지법 등 트랜스젠더 관련 정책에 대해 질의한 기사는 오마이뉴스 등 매체가 인용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청소년 트랜스젠더 기획 시리즈는 330만명(총 조회 수)이 읽었습니다. 일부 독자들은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를 드러냈지만, 다른 독자들은 댓글로 트랜스젠더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했습니다. 특히 트랜스젠더 당사자의 부모와 선생님, 친구, 연인의 이야기를 담은 12월 15일자 기사는 “앨라이로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게 된 따뜻한 이야기”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트랜스젠더 인구 규모를 추산한 기사에 대해 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활동가는 자신의 SNS에서 “한국은 트랜스젠더 인권 실태와 현황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이 기사가 다루는 것은 전체적인 큰 그림에서 일부분에 불과하겠지만 실제 데이터를 통해 조금이나마 더 다가가 본다는 의미가 있다”고 12월 13일자 기사를 소개했습니다. 보도 이후 인권위가 지난달 23일 제42차 상임위원회에서 각종 정부 통계·실태 조사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항목을 포함하도록 권고한 것도 기획 취지와 일맥상통합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성소수자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분석한 기사를 SNS에 인용하며 차별적 인식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무엇보다 인터랙티브 기사는 시민사회계에서 반향이 컸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의 주인공인 나비(활동명) 성소수자부모모임 활동가는 인터랙티브 기사를 공유하며 “많은 어른들, 특히 부모님들과 교사들이 읽기를 바라는 글”이라고 SNS에 소개했습니다. 윤현배 서울대 의대 휴먼시스템의학과 교수와 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 등도 기획 취지에 공감하며 SNS에서 인터랙티브 기사를 공유했습니다.
가정이나 학교밖 청소년 성소수자를 가까이에서 만나는 시민단체의 반응도 있었습니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도 지난달 21일 SNS에서 “학교 생활과 가족, 일자리와 성별정정 등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경험하는 삶의 면면을 볼 수 있는 의미있는 기획”이라며 호평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트랜스젠더 당사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최희원(가명)씨는 “제가 겪은 일이 과장이나 삭제 없이 충분하게 표현됐다”면서 “사람들이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삶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나와서 기쁘다”고 전해왔습니다. 취재팀은 출판사로부터 단행본 제작을 제안받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 기획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해당 기획은 사내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지난달 28일 열린 제146차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 회의에서는 김재희 위원(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국내 청소년 트랜스젠더 현황과 성별 불일치감으로 겪는 고통에 대한 사례와 통계, 학업 중단의 문제, 성별 정정 관련 법적 절차, 의료 문제, 대선 주요 후보들에 대한 성소수자 정책까지 청소년 트랜스젠더 이슈를 다각도에서 심도 있게 분석했다”면서 “기획력과 심층력이 단연 돋보이는 기사”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 위원(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은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인권과 이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심층 취재한 신문사는 서울신문이 유일한 것 같다”면서 “‘논바이너리’, ‘앨라이’ 같은 단어를 독자들을 고려해 ‘용어 클릭’ 코너에서 소개하되 인권적인 차원에서 정의하고 있어 글을 읽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평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은 없습니다.
해당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21 지원사업 2차(자유주제)에 선정돼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했습니다. 지원금액은 청소년 트랜스젠더와 국민인식조사, 인터랙티브 페이지 제작, 해외 취재 등에 사용했습니다.
취재후기
(376회)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 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 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서울신문 김주연 기자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전하려 했을 때 가장 어려웠던 건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었다. 막막하던 와중에 처음 연락을 준 사람이 바로 수민(가명)씨였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며 메일을 보내온 그를 반갑게 만나러 간 날 우리는 그가 가족과 학교 어느 곳에서도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오랜 시간 묵묵히 삶의 무게와 어려움에 대해 토로한 수민씨는 “저와 같은 트랜스젠더 청소년을 위해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수민씨를 시작으로 여러 청소년들을 만났고 4개월 뒤 본격적으로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수민씨가 폐쇄병동에 입원했다가 퇴원했다는 얘길 들었다. 그는 “병원 안에서도 공고하던 성별 이분법을 타파하고 싶다”고 알려왔다. 마음이 쓰라렸다. 혹여 기사 때문에 수민씨의 건강이 악화되진 않을까 걱정이 됐다. 회의를 거듭하며 문장을 다듬었고 기사가 출고됐다. 기사를 본 수민씨의 말에 비로소 안도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삶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기사가 나와서 기뻤다.”
전국에서 만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앞에 놓인 산은 여전히 공고하다. 성 정체성에 맞는 신분증 하나를 얻기 위해 힘겨운 성별정정 과정을 거치고, 비싼 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고된 알바를 이어간다. 차별금지법은 15년째 표류 중이다. 언론은 왜 이들의 목소리에 조금 더 일찍 귀 기울이지 않았을까. 너무 늦은 기사가 아니기를 바라며 기꺼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