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ㅇ),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탄소 중립은 이제 먼 미래가 아닌, 당장의 생존 문제입니다. 기업들은 100% 신재생에너지만 쓰는 RE100 클럽에 앞다퉈 가입을 선언하고, 각 나라들도 2050년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드는 로드맵을 저마다 내놓고 있습니다. 이제 이 변화에 적응하고 선도하지 못하는 국가와 기업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 기업들은 위기감이 없어 보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선 탄소중립을 달성한 기업들이 하나둘씩 나오는데 우리는 너무 조용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한국형-RE100을 도입한 지 1년이 됩니다. 하지만 정부는 탄소 저감은 기업의 ‘자율성’에 달려 있다는 이유로 공개조차 안 합니다. “기업들이 저마다 ESG 경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선언에 그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기업들이 탄소를 얼마나 줄였지?” “해외 기업들과 비교해 국내 기업들은 잘 하고 있을까?” 저희 취재진은 이런 직설적이고 단순한 질문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린피스와 기후솔루션 등 환경단체들에 자문을 구해 전 세계 공통, 같은 기준으로 기업의 탄소 감축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았습니다. 그 결과 국제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DP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CDP는 금융기관들의 투자를 돕기 위해 전 세계 기업들이 제출한 탄소배출 데이터를 공개하는 가장 공신력 높은 비영리기구입니다. 회원 가입을 하고 검색을 하면 본사의 직접 배출량(Scope1)은 물론이고 사용하는 전기 생산 과정의 간접 배출량(Scope2), 그리고 납품 하청업체들까지 다 합친 공급망 배출량(Scope3)까지 구할 수 있습니다. 취재진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들의 탄소 성적표를 매겼습니다.
특히 기업들의 단계별 배출량을 모두 합산해 라이벌 기업과 비교해보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2015년부터 6년간의 데이터를 모두 뽑아 분석했습니다. 6년 치 장기간 데이터에 대해 전 배출량(scope 1,2,3)을 합산해 비교한 것은 언론사 최초입니다.
신생 에너지 다배출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IT 기업 네이버·카카오도 구글·MS과 비교했습니다. 국내 최다 탄소배출 기업 포스코도 분석했습니다.
취재 결과 해외 기업들과 우리 기업들의 격차는 컸습니다. 애플은 본사가 배출하는 탄소를 0으로 만들고(Scope1) 사업장에서 쓰는 전기(Scope2)도 모두 재생에너지로 바꾼 지 오래였습니다. 심지어 10년 안에 공급업체의 배출량(Scope3)까지 0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그에 반해 삼성전자는 100% 신재생에너지만 쓰겠다는 기업들의 모임인 ‘RE100’ 가입 선언도 미루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해외 사업장의 전기는 재생에너지로 바꿨지만, 전체 전기 사용량의 80%를 쓰는 국내와 베트남에선 여전히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두 기업의 탄소배출량은 갈수록 벌어져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3.5배를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5년만 해도 애플의 배출량이 삼성전자보다 훨씬 많았는데 말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의 노력도 미미했습니다. 네이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해서 늘어나 매년 최고기록을 깨고 있고, 204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기만 쓰겠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어떤 방법으로 달성하겠다는 건지 구체적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더 심각해 3년 만에 배출량이 20배 넘게 늘었습니다. MS의 배출량이 2018년 이후 하락세이고, 구글이 원전 5기 규모 태양광 발전을 지은 것과 대조적입니다.
포스코도 마찬가지. 10년 전에 배출을 9%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겨우 4% 줄이는 데 그쳤습니다. 수소환원제철을 도입해 온실가스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12년째 제자리입니다. 그 사이 해외 경쟁기업들은 기술 개발에 성공해 자동차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포스코는 원전 2기 규모의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발전소가 가동하면 연간 1천3백만t의 온실가스를 내뿜게 됩니다.
국내 기업들은 왜 탄소저감에 미온적일까. 배경을 취재했더니 ‘무상 탄소배출권’이 있었습니다. 2015년 도입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정부가 각 기업들에게 미리 온실가스 배출권을 공짜로 나눠주고 할당량보다 많이 배출하면 돈을 들여 배출권을 더 사도록 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제도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았습니다. 국내 1위 배출기업 포스코조차 공짜 배출권을 넉넉하게 받아 수백억 원의 이익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도 지난 5년간 공짜 배출권이 150만 톤이나 남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건 배출량이 늘어나면 거기에 비례해 정부가 공짜 배출권을 더 많이 주기 때문입니다. 이러니 기업들이 탄소배출을 줄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줄이면 오히려 내년에 손해를 봅니다.
값싼 전기요금도 탄소중립을 방해하는 요인이었습니다. 기업 입장에선 값싼 전기를 펑펑 쓸 수 있으니 돈을 들여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해외 다른 국가들의 전기요금이 비싼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해외 국가들의 전기요금 용도를 항목별로 분석했더니 독일은 23%, 포르투갈은 27% 정도를 재생에너지 전환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고작 3%에 불과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보도에 익명 취재원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기사에 사용한 자료는 모두 누구나 직접 접근이 가능하며 출처를 명시했습니다. 제보자는 없고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 전문가들과 직접 미팅을 하였고, 관련 포럼(전기학회포럼)에 참석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였습니다. 과거 기사와 인터뷰 영상을 통해 기업들의 활동 기록을 추적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보도 이후 취재진이 보도한 데이터를 재활용해 대기업의 감축 노력을 강조하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해외 기업은 이미 탄소중립을 새로운 기회로 삼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했습니다.
[환경일보] “기업, 혁신적 전환 없인 ‘죽음의 계곡’ 매몰”
https://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9643
무상 탄소배출권의 문제를 지적한 보도도 있었습니다.
[전기신문 TV] 국내 탄소배출 1위 기업 포스코, 무상으로 받은 배출권 팔아 차액 챙겨
https://m.electimes.com/article.php?aid=1640205124226926010
5. 사회에 끼친 영향
탄소배출권 보도 이후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의 허점을 인정했습니다. 설명자료를 내고 “배출권거래제도를 개선하겠다”면서 “향후 무상배출권의 비중을 줄이고 유상배출권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https://www.korea.kr/news/actuallyView.do?newsId=148896934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기업들이 스스로 공개한 자료를 사용했고, 정부기관과 국제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하였기에 반론보도 요청은 없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과 중재위 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