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일본 정부가 2007년부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 온 사도광산을 올해 단독 후보로 추천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사도광산과 그 일대의 현장 취재에 나섬. 또 사도광산의 강제징용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과 증언을 확보하고, 군함도에 이은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를 고발, 의제화하고자 취재에 착수함.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숨겨진 강제징용 현장…그 흔적을 찾아서
사도광산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이름이 올랐지만, 매번 일본 내 경쟁 후보에 밀려 추천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도광산 외에 다른 후보가 없어 일본 내 ‘단독 후보’로 선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견돼 왔다. 취재팀은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에 정식으로 후보 추천서를 제출해야 하는 기한이 2월 1일인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2021년 12월 말에는 일본 문화청의 후보 선정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취재팀은 12월 넷째 주 사도광산과 그 일대, 관계 기관 등을 현장 취재했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이었지만 지금까지 그 실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에 연구논문과 보고서 한, 두 편이 나와 있을 뿐이었다. 취재팀은 당시 조선인들이 강제로 동원됐던 현장과 마을에 그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미공개 자료와 흔적들이 남아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이를 목표로 움직였다.
▲조선인 명부와 숙소 터 확인
취재팀은 사도박물관이 오래 전 기탁받은 조선인 명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명부는 공개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며 취재팀은 명부 공개를 집요하게 요청했다. 사도박물관은 결국 조선인 기숙사 3곳의‘연초(담배) 배급 명부(원본)’와 조선총독부의 ‘지정연령자연명부(사본)’를 KBS 카메라 앞에서 공개했다. 박물관이 보관 중인 명부 전체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분석한 뒤 보도했다. 또 증언이 가능한 향토사학자를 어렵게 수소문해 동행을 요청, 과거의 지도를 토대로 조선인들이 생활했던 가족 사택과 식당, 기숙사 세 곳의 터를 직접 확인했다. 가족 사택은 폐가로, 식당은 콘크리트 밑둥만 남은 폐허로 변해 있었고, 제1상애료(기숙사) 자리에 지어진 아이카와구치지소는 문화재로 지정돼 있었다. 다른 기숙사 두 곳이 있던 자리에는 수풀만 무성했다. 위의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사도광산 내 근대기의 갱도 내부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조선인 명부와 생활 흔적 등을 처음으로 보도해 사도광산 강제징용의 실체를 드러냈다. 이어진 뉴스 출연에서는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단독 추천이 임박했고, 강제징용 사실을 또 숨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전했다.
▲‘후보 선정’ 예측 적중…“검토 계획 없다” 인터뷰까지 확보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후보 선정 발표가 연말에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은 적중했다. 첫 보도 바로 다음 날, 일본 문화청은 세계유산 후보로 ‘사도광산’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외교부가 주한일본공보문화원장을 초치해 거세게 항의하는 등 군함도에 이어 다시 ‘강제징용 언급’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취재팀은 일본이 강제징용 언급 계획이 없다는 점을 후속 단독보도로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을 예측했던 기자의 질문에 니가타현 세계유산등록추진실장은 “강제징용 언급 여부를 검토할 계획은 니가타현도 사도시도 갖고 있지 않다”고 명확하게 대답했다.
▲최초 제안서 입수…수상한 ‘시대 조정’
취재팀은 일본이 강제징용 언급 자체를 피하기 위해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신청 대상 기간을 조정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헸다. 그 근거로 니가타현과 사도시가 2007년에 공동으로 작성한 ‘최초 제안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제안서에는 그 내용대로라면 ‘조선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사도광산의 시공간이 포함돼 있었고, 심지어 조선인 유학생들이 기술을 배워간 만큼 이를 도입한 조선의 광산을 연구하겠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 제안 내용을 토대로 사도광산은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까지 올랐지만 2020년부터는 기간을 ‘에도시대’로만 한정했다.
취재팀은 조선인 징용의 ‘강제성 입증’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았다. 취재팀이 입수한 <반도인 노무자에 관한 조사보고>에는 신사참배와 일본어 교육, 위생 관리 등 차별과 비하 의식을 바탕으로 한 조선인 관리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드러나는 일본의 ‘모순’
닷새간 이어진 단독보도의 마지막 순서로 사도광산은 세계유산으로서 ‘결격 사유’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 또한 단독입수한 문건을 토대로 정확한 근거를 제시했다. 취재진이 입수한 니가타현의 <사도금은산 시찰자료집>에는 메이지시대 광산 재개발 당시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했고, 그때 지금의 산 형태가 완전히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 에도시대 수공업 금 채굴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V자형 봉우리’조차도 근대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사도광산의 주요 시설물, 즉 지금의 시각적인 형태는 대부분 천9백년대에 형성된 것으로 세계유산 신청 대상 기간을 ‘에도시대’로 한정하는 건 심각한 모순이었다. 사도광산과 그 주변부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현장 취재 덕분에 ‘모순’이라는 확실한 판단을 내릴 수 있었고,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결격 사유가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KBS는 위 내용으로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 연속으로 사도광산 문제를 집중보도했고, 이 기간에 사도광산을 현장취재한 한국의 매체는 KBS가 유일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익명 취재원 없음.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 취재.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앞두고 사도섬 현장을 직접 취재한 국내 언론의 선행 보도는 없었음. 닷새에 걸친 KBS의 연속보도가 끝난 이후, 사도광산 현장을 취재한 르포 형식의 기사가 타 매체에서도 나오기 시작했음.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KBS의 첫 보도 직후, 기다렸다는 듯이 사도광산 세계유산 후보 선정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고, 다음날 곧바로 한국 외교부의 항의가 이어짐.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10여 년 전부터 추진돼왔고, 이번 단독 후보 추천도 예견됐던 일인데도 불구하고, 관련 연구나 정부 조사, 언론의 현장 취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 KBS는 신속하고 치밀한 현장 취재로 증언자, 흔적 등을 직접 찾아냈고, 지역의 박물관에 방치되고 있던 조선인 명부를 확인해 조속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한국 정부에 과제를 제시했음. 한국 외교부는 사도광산 등재 추진에 대응하기 위한 TF구성에 나섰고, 심사 과정에서의 단계별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전문가 세미나 개최를 추진하고 있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국내에서 사도광산 이슈가 뜨거워지고 있음. 일본 내에서는 한국 측 동향을 주시하며 사도광산 후보 추천 확정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음.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KBS 취재진은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움직임을 일본 관가와 한국 외교 당국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고, 치밀한 사전 취재와 발품을 판 현장 취재로 국내 어느 언론사도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인 내용의 5일 연속 단독 보도를 이어 감
'KBS뉴스9'는 닷새 내내 '예고'와 '헤드라인'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단독보도 내용을 미리 전했고, KBS 보도본부는 물론 심의실에서도 '모처럼 공영방송다운 면모를 보여준 국제뉴스였다'는 호평이 쏟아졌음.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철저히 준수했음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없음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