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ㅇ), ④ 제보( ), ⑤ 기타( )
한국의 수출을 이끌고 있는 첨단 산업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그 뒤에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산재 피해와 희생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2007년 고 한혜경 씨의 죽음을 계기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한혜경 씨가 숨진 지 11년이 지나서야 공식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반올림과 삼성전자의 합의 이후 이슈는 잊혔지만, 저희는 지금도 계속되는 노동자들의 싸움에 주목했습니다. 노동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산업재해 인정 절차와 현황에 관한 수많은 서류들을 입수해 검토했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난 9월 20일, 삼성 LCD 공장 근무자였던 여귀선 씨가 숨졌다는 반올림 보도자료를 받았습니다. 2년 가까이 산재 처리 결과를 기다렸지만, 끝내 소식을 듣지 못한 채 사망하셨습니다. 산업안전보건 연구원 지침에 따르면 산재 역학조사는 6개월 안에 끝나야 하지만, 반올림에서 여 씨처럼 산재 처리가 늦어진 사람만 12명이나 됐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8년, 고용노동부는 반도체, LCD 노동자 중 백혈병, 암 등 유독 발병률이 높은 질환에 걸린 경우 역학조사를 생략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그럼에도 여 씨나 대부분 산재 신청자들에겐 이런 방침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취재 결과 이러한 노동부 방침은 한계가 뚜렷했고, 개선도 없이 방치돼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질병을 얻은 작업장 환경에 대한 기본적 정보조차 받아볼 수 없는 산재 노동자들도 있습니다. 국회가 통과시킨 산업기술보호법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은, 국가핵심기술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재해의 원인을 감추는 구실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누가 왜 이런 법을 만든 걸까? 취재는 그렇게 입법 과정까지 확장됐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 산재 판정 기다리다 죽는 노동자들
지난 9월 19일, 삼성LCD 공장 근무자였던 여귀선 씨가 유방암으로 숨졌습니다. 여 씨는 이미 2년 전 산재 신청을 했지만, 처리가 늦어지면서 결과도 받아보지 못하고 사망했습니다. 11월에 숨진 박찬혁 씨도 뇌종양 판정을 받고 산재 신청을 했지만, 2년이 넘도록 기본적인 역학조사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산재 처리가 지연된 사례는 12건이나 됐습니다.
2017년 대법원은 반도체, LCD 업무 노동자의 산재 입증 의무를 완화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고용노동부도 2018년 반도체 종사자에 8개 질병의 역학조사를 생략하는‘추정의 원칙’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허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역학 조사 생략은‘병명’, ‘담당 업무’, ‘세부공정’이 모두 일치해야만 가능했습니다.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겁니다. 적용 대상은 지난 3년 간 한 번도 확대되지 않았습니다.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겁니다.
2) ‘국가 핵심기술’보호 명목으로 희생시킨 산재 노동자들의 알 권리
노동자들은 자기가 왜 병에 걸렸는지 알아내는데 필요한 자료조차 제대로 받아볼 수 없었습니다. 2019년 국회가 통과시킨 산업기술보호법 때문입니다. 당시 이 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국회의원들은 산업재해 자료가 삼성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니, 함부로 공개하면 처벌한다는 조항까지 집어넣었고, 이 개정안은 아무 검토도 없이 그냥 통과됐습니다.
반도체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에 관한 정보까지 다 공개를 막는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민주당과 정의당 국회의원 15명은 뒤늦게 반성한다며, 독소조항을 고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보공개를 더 제한하는 특별법까지 발의했습니다. 저희는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연락해 입장을 듣고 이를 기사화했고, 그 결과 독소조항을 다시 개정하겠다는 의원들의 답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특이사항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특이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특이사항 없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반올림 보도자료에 대한 일부 매체의 단발적 보도가 있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첫 보도 이후 고용노동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역학조사 생략 대상 상병과 직종, 작업공정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역학조사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역학조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인력과 시설을 확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 민주당 우원식, 강병원 의원은 독소조항 개정을 약속했습니다. 국회 산자위원장과 야당 간사의 전향적 검토 입장도 이끌어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