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기획의 물꼬를 튼 첫 보도는 ‘포용과 환대…부산 정서 불렌딩한 커피향 전국 번진다’(2021년 5월 7일 보도)였다. 부산 모모스커피가 김종식 화백의 ‘귀환동포’(1947)를 패키지에 넣고 부산커피의 역사성을 살려 브라질,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원두를 블렌딩한 ‘모모스커피 부산 블렌딩’을 출시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취재하며, 부산이 과거부터 커피가 도착한 첫 기착지였으며, 커피향을 즐겼던 곳이었다는 점, 부산 사람들의 포용과 환대의 정서가 ‘커피’와 닮아 있다는 점에 깊이 매료됐다. ‘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갈구가 최근 몰라보게 커져있듯, 편집국 내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특히 부산 커피의 역사성에 힘입어, 산업적으로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데 대한 관심이 컸다. 이에 지난해 봄 각자의 취재 현장에서 부산커피의 가능성을 알게 된 2명의 기자가 의기투합하며 기획이 시작됐다. 부산은 바다의 도시, 영화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지만 지리적 이점, 역사성을 살펴보면 부산은 커피도시라고 부르기에 손색없다는 사실에 주목한 두 기자의 컬래버였다.
사실, 2019년 부산 모모스커피의 전주연 바리스타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부산커피의 가능성은 이미 증명됐다. 모모스커피를 비롯해 블랙업 커피, 디스커버리 커피 등 약 15년 전 부산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시작한 부산커피인의 ‘부산커피’에 대한 자부심과 ‘부산커피인’이라는 정체성은 취재 기자로서 <부산은 커피도시다>라는 기획 보도를 하는 강력한 동기가 됐다. 당시 지역 학자의 부산커피 연구 결과를 함께 취재하면서 기획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산 커피의 역사를 시대별로 돌아보고, 기획 시리즈를 통해 부산 커피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가치에 대해 다방면으로 조명해보고자 했다.
취재 기자는 당시 경제부(이현정 기자)와 문화부(조영미 기자)로 부서가 달랐지만 몇 차례 회의 끝에 부산커피를 다루기에 충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두 기자는 각기 다른 부서에 있었지만, 출입처에 매몰되면 놓치기 쉬운 중간지대 영역을 함께 취재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보도 이후 부산 전역에 ‘커피 바람’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이 기획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부산은 커피도시다> 시리즈는 9월 13일~11월 3일 사이에 5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보도됐다. 첫 보도 이후 지역 사회의 반향이 컸고, 새로운 제보를 통해 시리즈 중간에도 후속 보도로 이어졌다. 부산항 시대(1회), 광복동 시대(2회), 서면·대학가 시대(3회), 부산 스페셜티 커피 시대(4회), 부산 커피 시대(5회)로 시대별 변화의 양상을 추적해 보도했다.
부산의 커피 역사에 대해 기획을 통해 처음으로 조명해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조선 말기 부산해관에서 근무했던 부산항 감리서 민건호의 <해은일록>의 ‘갑배차’(커피) 기록을 찾아 처음 보도했다. 1892년 12월 16일 민건호가 지인에게 ‘갑배차 1갑’을 부쳤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해은일록> 자체에 대한 보도는 있었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부산 최초의 커피에 대한 기록을 본보가 발굴해냈다. 부산커피의 역사성을 알린 셈이다.
1회 보도 이후 <해은일록> 내에 1892년 이전 기록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역시 최초로 보도했다. 지역 향토사 연구를 하는 부산학당 이성훈 대표의 제보로 1884년 <해은일록> 기록을 추가로 확인했다. <해은일록>이 5252쪽, 29권에 이를 만큼 방대한 기록인데다 미시사인 커피에 대한 기록을 학자들이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획보도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는 의의가 있다.
또 몇몇 학자 사이에서만 알려져 있던 미국 공보처가 1970년 4월 1일 발간한 기밀 보고서 “Tea rooms and communications in Korea”를 발굴하고 기사화했다는 의미도 있다(시리즈 2회). 1968년 부산 시내 다방 554곳을 전수 조사한 기록으로 커피를 마시는 공간인 다방의 사회적 의미를 주목한 보고서이자 당시 부산 생활상에 대해 알 수 있는 귀중한 기록이다.
3회에서는 추억으로만 남아있던 전국 최초의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 ‘가비방’이 부산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리고 대표를 맡았던 정동웅 씨를 인터뷰해 지역 사회의 반향이 컸다. 4회는 한국 스페셜티 커피 선구자였던 부산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의 시작과 발전에 대해 조명하고, 2019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어진 원동력을 살펴봤다.
마지막 5회는 바다와 건축이 결합된 부산 커피문화에 대해 살펴보고, 커피의 산업적 가치와 활용성에 대해 주목하면서 마무리했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발굴해낸 부산학당의 이성훈 대표의 경우, “5년 가까이 부산 커피 관련 공부를 해왔고 강의도 해왔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면서 “부산일보가 부산커피 보도의 물꼬를 튼 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됐고 세미나와 강의 요청도 더 많아졌다”며 반겼다. 특히 이 대표는 과거에는 음식 역사 중에서도 변방 중의 변방에 해당됐던 커피가, 어느 책 한 귀퉁이 한 줄 정도로만 소개되곤 했던 한국 커피의 시작, 그리고 부산 커피의 시작이 부산일보 보도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갖게 된 것에 대해 고마워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의 선행보도가 없는 부산일보 단독 기획이다. <부산은 커피도시다> 기획 도중 부산시가 부산커피산업을 육성할 예정으로 4년 동안 180억 원을 투입한다는 발표를 했고, 이는 부산일보를 비롯해 연합뉴스, KBS, MBC, KNN, CBS, 국제신문 등 부산 대부분의 매체가 기사화했다.
<부산은 커피도시다> 보도는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일본 규슈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신문 서일본신문은 <부산은 커피도시다> 시리즈를 일본어로 번역하고 서일본신문 온라인판 신문에 게재했다. (부산일보와 서일본신문은 한·일 자매지로 취재기자를 상호 파견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1화 기사가 업로드된 상태다. 향후 서일본신문은 총 5회인 시리즈를 전부 일본어로 번역해 온라인판에 게재할 예정이다. (https://www.nishinippon.co.jp/sp/item/n/811870/)
특기할 사항으로는 취재 기자가 직접 일본어 번역 감수에 참여했고, 한국어 기사 음성 녹음에도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로써 부산일보에 보도된 원 기사의 의미에 최대한 가깝게 일본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른 일본 내 반향도 커 서일본신문은 부산커피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하기로 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메일로, 전화로 “부산일보가 부산 커피의 의미를 역사적으로나, 산업적으로 잘 짚어냈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관광공사, 부산문화재단 등에서 올해 커피 관련 관광, 사업 등을 마련하고 있고, 예산 배정도 했다. 부산시는 본보 보도의 영향으로 커피 컨퍼런스 개최를 비롯해 부산을 커피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부산테크노파크가 진행한 온라인 세미나에는 취재기자가 직접 패널로 초청돼 현장에서 발언을 하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생산량이 줄어든 커피와 앞으로 어떻게 지속가능한 커피 문화를 만들어갈 지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도 나눴고 방향도 제시했다.
심지어 커피 관련 사업을 실행하고 있는 부산시 공무원들조차도, 부산이 커피 사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강력한 동기부여가 없었는데 부산일보 덕에 그 동기를 얻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부산시 커피산업 육성 방향에 대한 의구심을 갖던 시민들 상당수도 지금은 지지하게 됐다며 오히려 본보에 고마워하게 됐다. 부산으로 커피 생산 기지를 옮기려는 대기업(CJ 계열사)도 생겨나고 있고, 부산시의회는 커피 조례(도용회 의원 등 조례안 발의 준비)를 마련 중에 있는 등 반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조례안이 나오면 추후 보도 예정이다.
취재진은 기관의 반응뿐만 아니라 본보 독자로부터도 다양한 방식으로 격려를 받았다. <부산은 커피도시다> 기획을 흥미롭게 읽고 있고 앞으로도 연재를 계속해달라는 애정 어린 <부산일보> 독자의 격려 메일이 이어졌다. 특히 그동안 조명 받지 못했던 가비방과 마리포사에 대한 기억들을 끄집어내고 전국 최초로 커피 유학을 다녀온 정동웅 씨를 조명한 데에 대한 반향이 컸다.
또 2022년 1월 5일자 ‘부산 커피는 보수동책방골목을 살릴 수 있다’ 기사의 시발점은 본보의 커피 시리즈 기획이었다. 그동안 보수동책방골목 살리기를 위해 단편영화, 뮤직비디오, 시집 등으로 다방면으로 활동해온 혜광고 김성일 교사가 <부산은 커피도시다> 기획을 보고 ‘사회적 커피’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본보 기획 보도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영향을 끼친 예시 중 하나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해당 기획보도를 취재하는데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다.
7. 기타 고려사항
취재 시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고,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을 받은 적이 없다. 본보 보도 이후, 부산시의회 내에서 커피산업 육성 조례 제정을 하기 위한 내부 경쟁이 치열해졌다. 또한 보도 이후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기관에서 취재 기자들에게 패널로, 또는 사회자로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와 거절하느라 진땀을 뺐다. ‘플레이어’가 아닌 ‘기록자’이자 ‘기획자’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
또한 취재 기자들은 기획 이후 곳곳에서 출판을 제의받아, 기획을 바탕으로 한 저서 출간도 계획하고 있다.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