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의 손과 발이 되다 버려지는 청년들이 범죄에 가담하는 현상 눈여겨봐야”
취재는 한 논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올해 초 현직 경찰이 보이스피싱 범죄 수거책의 특성을 분석한 겁니다. 수거책은 대부분 20대로, 온라인 구인광고로 발을 들였습니다. 그동안 언론은 보이스피싱 피해 수법을 위주로 보도해왔는데, JTBC 밀착카메라팀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평범한 사람들을 범죄에 끌어들이는 문제를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은행과 분리된 현금인출기
현직 수사팀으로부터 수거책 검거에 대한 정보를 모았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은 수거책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은 뒤 조직의 계좌로 송금할 때, 어느 현금인출기를 고르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은행은 주변 경계가 심하기 때문에, 은행과 따로 떨어진 현금인출기가 범행장소로 꼽혔습니다. 수소문 끝에, 그중에서도 부산의 한 현금인출기에 수거책이 자주 나타난다는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두 달치 CCTV 분석
이곳 현금인출기는 은행에서 멀리 떨어져 따로 있는 데다, 바로 옆에 병원이 있었습니다. 취재 결과, 병원 신고로 지난 8월부터 12월까지 수거책 29명이 붙잡혔고 피해금액만 5억5천만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됐습니다. 그렇다면 한 걸음 더 들어가, 누가 수거책인지, 이들은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알아야 했습니다. 현장이 기록된 두 달치 병원 입구 CCTV를 확보해 현금인출기에 나타난 수거책의 공통점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①큰 가방이 있고 ②오만원권 돈뭉치를 꺼내고 ③한 곳에 오래 머물고 ④경계하듯 주변을 살피고 ⑤누군가와 통화하며 인증샷을 보내는 특징을 잡아냈습니다.
◇잠복취재
병원을 설득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병원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한 김 부장은 기꺼이 취재에 협조했습니다. 위험하고 두려운 일이었지만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던 마음에서였습니다. 취재진은 JTBC 로고가 박힌 취재차량 대신, 렌터카업체에서 차량 한 대를 빌렸습니다. 김 부장과 무전기 한 대씩 나눠 갖고 현금인출기가 잘 보이는 곳에서 이틀간 잠복에 들어갔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오후 2시쯤 한 여성이 우산도 쓰지 않고 나타났습니다. 여성은 수거책의 특징을 모두 갖췄습니다. 김 부장은 곧바로 병원에 신고했고, 3분 만에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어떻게 범행에 가담하게 됐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경찰은 여성을 사기방조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송금전표로 계좌번호를 확인해 출금을 막고, 오만원권 수백장도 압수했습니다. 여성은 피해자로부터 1천200만원을 받은 뒤 조직의 계좌로 보내려고 했습니다. 여성이 어떻게 범행에 가담하게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구대까지 쫓아갔습니다. 취재진은 지구대장의 협조를 받아 여성과 직접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성은 한 달 전 알바 앱으로 채권 아르바이트에 지원했고, 돈을 받아서 입금하는 일을 하면 해당 금액의 5%를 일당으로 받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취재진 현장 철수한 그날 밤, 또 다른 수거책 등장
끝이 아니었습니다. 잡고 또 잡으면 멈출 줄 알았던 수거책은 취재진이 잠복취재를 마친 그날 밤 또 나타났습니다. 20대 남성은 1억원에 가까운 돈뭉치를 들고 현금인출기에 들어갔고, 이 돈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보내던 중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조사 결과, 남성은 이미 계좌로 2천900만원을 보낸 걸로 확인됐습니다. 통계를 알아봤습니다. 이렇게 사람을 보내 피해자 돈을 받아내는 ‘대면편취형’ 범죄 건수는 3년 전 2천500여건에서 올해 1만6천여건으로 6배 넘게 늘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제 통화음성을 입수해 수차례 들어봤습니다. 이들이 아르바이트에 지원한 사람들에게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아주 쉽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것.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범죄였다? 취재진이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은, 알았든 몰랐든 처벌도 무겁고 쉽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없다는 겁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범죄에 가담하는 현상을 사회에 알려 바로잡고, 온라인 구인광고 중 일부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보이스피싱 수거책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겁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현금인출기에서 피해자의 돈을 조직의 계좌로 보내는 현장을 언론이 포착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목할 만한 건, 취재진이 잠복 이틀 만에 범죄현장을 잡아낼 수 있었을 정도로 대면편취형 범죄가 일반화되고 많다는 점입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매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JTBC 보도 이후, 타매체 반향은 아래와 같습니다.
뉴시스 / 부산 현금지급기 1곳서 4개월간 보이스피싱 송금책 29명 검거
노컷뉴스 / 현금인출기 한 곳에서 보이스피싱 송금책 29명 붙잡아
뉴스1 / 보이스피싱범들이 좋아하는 그곳…부산 ATM 한곳에서 송금책 29명 검거
UPI뉴스 / 보이스피싱 '송금 아지트' 병원 ATM…한곳서 4개월간 29명 검거
5. 사회에 끼친 영향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