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모두가 ‘청년’을 호명하는데, 과연 청년만이 시대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수년 전부터 언론은 청년을 둘러싼 기사를 무수히 많이 쏟아냈습니다. 다양한 각도와 측면에서 청년 이슈가 다뤄졌고, 정치권도 너도나도 청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노인 인구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노인빈곤율은 최고 수준입니다. 저희는 노인, 특히 노인의 ‘노동’에 주목했습니다. 노인들의 삶이 척박하다는 이야기는 그동안에도 언론을 통해서 간헐적으로 나왔지만, 노인의 ‘노동’을 전면에 앞세우고 그러한 노동의 관점에서 노인을 심층적으로 다룬 보도는 없었습니다. 이미 노동의 주체가 되어있는 노인의 삶을 다뤄보기로 했습니다.
노동계 상황을 보면서 더욱 노인 노동 취재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에서 주체로서의 노인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양대노총에 소속된 조합원 중 노인 비율이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노인 노동이라는 의제는 노동계의 주된 이슈가 아니었습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노동정책과 의제는 주된 노동을 하는 시기의 노동자에게 초점이 맞춰져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노인의 노동을 애써 부정하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연금 토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지, 노인이 일하는 게 과연 바람직하냐는 식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노인 노동자는 늘고 있고 이제는 이를 부정할 수 없으며 직시해야 한다는 게 저희의 생각이었습니다. 마침 매일신문의 ‘2021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60대 여성 이순자씨의 글 <실버 취준생 분투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노인 노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노인 노동자들이 왜 일을 하는지, 어떤 경위로 일을 하게 됐는지, 일을 어떻게 찾는지, 일하는 방식과 형태는 어떠한지, 열악한 노동환경의 실태는 어떤지 등을 다각도로 살펴봤습니다. 저임금 노동과 갑질에 시달리며 어쩔 수 없이 일터로 나가는 노인들의 현실과, ‘늙은 게 죄’가 된 채용 시장에서 노인들이 각종 차별에 시달리는 모습을 통해 어떤 정책적 필요가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특히 이번 기획보도에서는 노인을 ‘불쌍하다’는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동안 노인의 노동은 ‘생계’를 이유로 한 것에 초점을 맞춰 주로 다뤄졌지만 노인 노동자들을 취재하면서 꼭 그것만이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노동에 대한 노인들의 욕구는 매우 다양했고, 노동이라는 것이 단순히 일을 하고 돈을 받는 개념을 넘어 타인과 교류하고 사회적 역할을 지켜가는 개념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1회부터 노인의 노동에는 다양한 배경이 있음을 적시하고, 생계를 떠나서도 일을 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렇게 노인 노동에 대한 재정의와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짚어냈습니다.
적극적 행위의 주체로서의 노인도 부각했습니다. 3회에서는 노인들이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는 사례를 발굴해 내러티브 방식의 서술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동안 좀처럼 사회운동의 주체로 나서지 못했던 노인들이 단체연합 조직을 결성하고,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맞물려 서울교통공사 등에서 퇴직자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도 새롭게 보도했습니다.
이번 기획보도에서 또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청년과 노인을 갈등 구도에서만 다루지 않으려고 한 것입니다. 청년과 노인이 일자리를 두고 대립하는 것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청년과 노인의 어려움은 연결돼있다는 게 취재 대상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동시에 노인의 노동이 당연시되거나, 시장주의 논리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노인은 원칙적으로 국가가 보호해야 하며 일할 수 없는 처지인데도 일터로 내몰리는 현실은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내막노 : 내 마지막 노동일기>라는 이번 기획보도의 제목은 어쩌면 생애 마지막 노동이 될 수도 있는 노인의 노동을 한국 사회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느냐는 고민에서 나왔습니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는 사회, 노인들은 행복한 말년을 보내고 싶다고 했고, 이는 우리 모두의 현재 또는 미래의 이야기였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이번 기획보도의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중점을 둔 것은 노인 노동자 당사자들의 ‘생생한 말’을 독자에게 잘 전달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많은 노인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장시간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어떤 삶의 궤적 속에서 노인들이 일을 하게 되는지, 또는 빈곤에 빠져드는지를 깊이 있게 살펴보기 위해 이들이 젊었을 때의 이야기부터 어떤 생애 속에서 현재의 자리까지 왔는지를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노인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와 같은 ‘감정’과 ‘태도’에도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나이에 누가 써주겠느냐. 일자리가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나이가 볼모”와 같은 말들을 기사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취재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랐습니다. 노인 노동자들은 대체로 노동조합과 같은 단체로 조직화돼있지 않고 파편화돼있어 심층 인터뷰에 응할 사례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경로당과 같은 모임의 자리도 사라진 마당에 직접 노인들의 일터와 집으로 찾아가 일일이 접촉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인 노동자들에게는 ‘자녀에게 알려질까 부끄럽다’는 이유로 자신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말해 무엇을 하겠느냐’는 식의 자조 내지는 체념적 태도도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상황을 명료한 언어로 표현하기 힘들어하는 노인 노동자들이 많아 그들의 말을 이끌어내고, 정리하고, 해석하는 것은 기자의 몫이었습니다. 개별 사례들을 분석해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류하고 사회적 의미가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작업도 했습니다. 노인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노인 일자리 관련 업무를 하는 복지관, 노인취업센터 관계자들, 노인 관련 시민운동을 하는 활동가, 노인 관련 연구를 해온 학자 등을 두루 취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하는 노인의 힘든 점을 개별 사례나 개별 정책 차원에서 다룬 선행보도는 있었지만, 노인 노동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 접근한 선행보도는 찾지 못했고, 타 보도를 표절하지 않았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기획보도는 ‘노인 노동’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사회에 환기시킨 의미가 있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노인 노동을 단순히 돈 몇 푼을 더 벌기 위한 수단 또는 시혜적 복지 차원에서만 다루는 게 아니라 노인을 노동의 주체로 인식하고,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 한국사회가 노인의 노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의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이는 진행 중인 사회적 논의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기획보도 전후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고령자 고용정책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고령사회대응연구회를 신설해 관련 대책을 논의하는 등 노인 노동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년 연장과 고령층의 노동 참여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거나, 반대로 정년 연장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상반된 연구보고서들이 나오는 기획보도 이후 잇따라 나오는 등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청년세대가 선호하는 공무원·대기업·공공기관의 정년 연장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월5일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서는 ‘일하는 노인’을 언급했습니다. 이 후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율 개선을 위해 역대 정부마다 노인 일자리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흐름과도 역행하는 것”이라며 “노년의 삶을 스스로 일구려는 의지도 꺾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일하는 노인에 대한 노령연금 감액제도를 단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