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 단독취재 및 기획, 제보
2. 보도제작경위
: 지난 2013년 전국 첫 반값아파트 사업이 경남 거제시에서 시작됐습니다. 아파트 개발이 불가능한 농림 지역을 풀어준다는 특혜 지적에, 당시 거제시장은 막대한 개발 이익금을 반듯이 돌려받겠다고 공언하면서, 사업은 일사천리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막상 사업이 끝나자, 애초 약속했던 개발이익 환수는 물거품이 됐습니다. 지난 2016년 경상남도 1차 감사에서 최소 142억 원을 거제시가 돌려받아야 한다는 지적을 완전히 뒤엎은 결과였습니다. 그 많던 개발 이익금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 물음의 실마리는 지난 8월, 이 사업을 기획한 시행사 내부관계자의 공익 제보로 풀 수 있었습니다. 2개월에 걸친 탐사 취재 결과, 개발 이익금을 둘러싼 사업시행사의 탐욕은 물론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공무원들의 일탈 정황까지 확인했습니다.
창원총국 보도국은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위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시작한 개발사업이 어떻게 업자의 이익을 좇아 진행됐는지 시민들에게 낱낱이 보여주고, 개발이익 환수를 전제로 추진되고 있는 다른 민간개발사업에도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연속 보도를 결정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개발이익의 사전확정 환수 방식을 채택한 성남 대장동 사업과 달리, 거제 반값아파트 개발 이익금 환수 약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아파트 및 상가 분양분, 전체 사업 매출에서 공사비와 건축비, 용지 매입비 등 지출을 빼고 난 수익률이 10%가 넘으면 거제시로 돌려주도록 설계됐습니다. 다시 말해 매출이 적거나, 지출이 많으면 환수금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지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민간사업자가 돈을 얼마나 벌었고, 또 얼마나 썼는지, 개발 이익금을 돌려받아야 할 주체인 거제시가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하지만 거제반값아파트 개발이익금 환수금액은 ‘0’원입니다. 이 개발이익금 정산 과정을 취재한 KBS창원이 제기한 의혹은 크게 3가지입니다.
<“받을 돈 없다 ” 거제시가 허위 정산서 작성해 경상남도에 보고>
첫 번째, 거제시가 사업자의 환수금을 줄여주기 위해 사업 승인권자인 경상남도에 허위 정산 보고를 했다는 의혹입니다. 경상남도는 지난 2016년 반값아파트 사업이 본격화된 된 1차 감사에서 142억 원의 개발이익금이 예상된다며 이 돈을 우선 환수하고, 거제시가 사업자의 수입과 지출을 꼼꼼히 검증해 추가 보고토록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거제시는 지난 2019년 경상남도 2차 감사에 이 민간 사업자의 학교, 아파트 부지 매입비 등 64억 원을 증액하는 등 5개 항목의 사업비를 부풀려 보고서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 덕분에 지난 2016년 142억 원의 개발이익 환수액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지난 2016년 경상남도 감사 이후 추가로 매입한 땅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사업 부지에 편입되지 않은 잔여부지를 팔아 12억 원의 사업 외 수익을 냈던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당연히 토지 매입비가 수십억 원 뛰었다는 거제시의 보고는 거짓말인 셈입니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담당 공무원의 단순 착오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취재진이 정보공개청구로 받은 2019년 정산 전후 사업자-거제시 공문을 보면, 거제시 공무원들이 사업자가 제출한 정산서에 의혹이 있거나, 근거 자료가 부실한 점을 알면서도 정산 업무를 종료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사업자 "토사 해상 반출로 비용 200억 원 늘었다" 더니....>
두 번째로, 사업시행사가 용지 매입비 외에도 사업 지출 내역 중 공사비로 200억 원가량을 부풀린 정황입니다. 대표적인 항목이 토목공사비로, 해당 토목공사는 사업시행사 대표가 대표로 있는 다시 특수관계법인의 토목 회사에서 진행했습니다. 토목공사비는 공사 인허가, 준공 서류 등을 종합해보면, 사업시행사가 착공 전 잡아놨던 거제 반값아파트 사업부지의 예상 토목 비용은 244억 원! 그런데 공사가 끝난 뒤에는 444억 원으로, 정확히 200억 원이 뛰었습니다. 사업시행사는 토목 비용이 크게 뛴 이유로, 토사반출 비용이 증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처음 계획했던 육상 반출이 아니라, 해상 투기로 바뀜에 따라 발생한 상승분이라는 건데, 취재진이 만난 해상 운송업체 대표 말은 달랐습니다.
[해상 반출 업체 대표]
“사토(버리는 흙) 처리가 부분이 제일 그 현장에 관건인데요.”
[기자 질문]
“그러면 사장님 받는 돈 8억 원 하고 더 없어요?”
[해상 반출 업체 대표]
“네, 그거 밖에 (받은 게) 없어요. 실제 세무조사를 하면 다 나와요.
(해상 반출에) 200억 원이 들어갔다면 시행사에 근거자료가 있어야 하는 데
없으면 거짓말이죠.”
실제로 해당 업체의 지난 5년 치 세금계산서를 입수해 분석해봤습니다. 해당 사업장 토사 반출의 80%를 맡았다는 운송업체가 사업시행사 측으로부터 받은 돈은 불과 8억 원이었습니다. 사업자가 주장하는 200억 원과 비교하면 192억 원의 차이입니다. 상식 밖의 너무 큰 차입니다. 취재진은 사업자에 공사장의 일일 반출 물량표 등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해명을 부탁했지만, 해당 사업자는 끝까지 응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법적 대응을 운운하며 전화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이 밖에도 시행사의 특수관계법인이 진행한 아파트 진입도로, 옹벽 처리 공사, 3단지 기초 공사 등 3곳의 현장에서 토목공사비를 4, 5배 부풀리거나, 아예 하지도 않은 공사를 했다며 거제시에 보고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3곳의 공사비는 모두 100억 원에 달합니다.
<상가 매출 113억 누락도 확인..거제시장 “사업자, 검찰 고발”>
마지막으로 사업시행사가 분양한 상가 매출액 113억 누락 의혹입니다. 취재진이 각 상가의 등기부 등본 상의 실거래액과 거제시에 공고한 분양 예정가 등으로 확인한 사업시행사의 상가 분양 규모는 모두 36개 실, 236억 원입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사업시행사는 정산 보고서에 상가분양으로 123억 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차액은 정확히 113억 원으로, 해당 액수만큼 반값아파트 전체 수익금에서 빠진 상황입니다. 사업시행사는 이 역시 해명을 거부했지만, 보도 이후 사실 관계를 확인한 변광용 거제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달 해당 보도가 상당 부분 사실에 부합한다고 밝힌 뒤, 사업자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혐의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입니다. 사업자가 위계, 그러니까 허위로 정산서를 작성해 거제시의 정상적인 개발이익금 정산 행위를 방해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거제 지역 시민단체는 뒤늦은 사법조치에 환영 뜻을 밝히면서도, 지난 2019년 허위 정산 보고서를 작성한 거제시의 수장으로써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타 매체 선행 보도 없습니다. KBS보도 이후 경남신문, 부산일보, KNN 등 타 언론사에서 거제시 해명과 KBS보도 내용을 인용해 모두 100여 차례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첨부 <타사 반향 리스트, PDF 파일>
5. 사회에 끼친 영향
: 해당 보도 이후, 사업 승인권자인 경상남도는 반값아파트 개발 이익금에 대한 종결 처리를 무기한 보류했습니다. 언론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있고,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보고 특정감사 등 후속 처리하겠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거제시와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과 경찰은 우선 지난 2016년 거제시 공무원들이 경상남도에 제출한 정산 보고서의 허위 여부를 살피는 한편, 반값아파트 사업의 개발 이익금 규모에 대한 확인 작업에 나섰습니다. 이 작업을 통해 반값아파트 사업자가 지난 2019년 거제시에 제출한 정산서류가 허위인지, 또 허위가 맞았다면 그 규모가 얼마인지 특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야만 고발된 공무원과 사업자에 대한 업무상 배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할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들도 나섰습니다. 지난 10월 시민단체 출신 시민들이 ‘거제 반값아파트 시민연대’를 조직했습니다. 지난 11월 반값아파트 개발이익금 정산에 관여한 거제시 간부 공무원 2명과 전·현직 시장을 모두 업무상 배상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또, 현재 거제시의 재정산 계획을 믿지 못하겠다며, 이른바 ‘반값아파트 개발이익금 공개 정산’을 위한 시민 모금 운동에 돌입했습니다. 시민연대는 이 성금을 바탕으로 법원이 인정하는 공사비용 계산 전문업체에 실제 반값아파트 공사에 투입된 비용 산출을 의뢰해, 그 결과를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이를 검찰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성남 대장동 사태를 통해 민간사업의 개발이익 환수 문제는 우리 시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개발이익 환수 약속을 전제로 시작된 공익 사업이 민간사업자의 이익만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이 시점에서 KBS창원총국은 경남의 대표적인 민간개발의 민낯을 모두 11차례에 걸쳐 생생하게 보여줬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남신문과 MBC 등 지역은 물론 중앙 언론까지 창원총국의 지적에 따라 모두 100여 차례 기사를 쏟아내면서, 해당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다고 평가합니다.
거제 반값아파트 취재진은 사업의 시작된 지난 2013년부터 준공 시점인 2019년까지 6년간 기록을 꼼꼼히 좇았습니다. 등기부 등본, 실거래 내역, 사업자의 재무제표, 재판 자료 등 민원 출력 가능한 서류는 물론 경상남도 회의록, 사업 인허가 서류, 공사 설계도, 자재 반입반출 서류 등 정보공개를 통해 얻는 천여 장의 각종 자료를 다각도로 분석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부산국토관리청과 토목공사 하청업체 대표, 현장소장 등 실무 관계자의 사실확인 작업을 거치는 한편, 회계, 세무사, 토목회사 대표 등 각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부풀려진 공사비와 누락 된 사업 매출액을 추산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친 보도를 통해, 애초 개발이익금 정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거제시장은 잘못을 시인하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사업시행사를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재정산을 위한 용역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개발이익 환수를 위한 실질적인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