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시작은 두 장의 문서였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 겸임교수로 임용될 당시 제출했던 교수초빙지원서, 그리고 지원서에 담긴 한국게임산업협회 경력을 입증하기 위해 낸 재직 증명서―이들 자료를 검증대 위에 올려놓기로 했습니다. 당시 세간에는 김 씨 경력을 둘러싸고 의심의 눈길이 쏠리던 시기였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자료에 또 다른 부풀리기 정황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설립되기 전부터 일했다는, 사실상 허위 경력을 기재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기재된 수상 경력 3건 또한 거짓이거나 부풀린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1) [단독] 김건희 단독 인터뷰…교수지원서에 '허위 경력'·수상 경력도 거짓 (12.14)
김건희 씨는 지난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에 교수초빙지원서를 제출하면서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 이사’로 재직했다고 기재했습니다. 근무 기간은 지난 2002년 3월부터 2005년 3월까지 3년 동안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협회는 2004년에 설립된 기관이었습니다. 김 씨가 근무를 시작했다고 적시한 2002년 3월엔 존재조차 없던 곳입니다.
이상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협회 관계자들은 ‘기획 이사’라는 직함과 ‘기획팀’이라는 부서는 협회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왜 설립도 하기 전 날짜로 재직 증명서가 발급이 됐는지는 당시 기록이 없어서 현재로선 정확한 경위를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습니다. 재직 증명서를 발행한 부서장과 접촉한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획 이사란 자리는 당시에도 없었다, 더구나 김 씨를 협회에서 본 적조차 없다……. 허위 경력 의혹이 짙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교수지원서에 기록한 수상 경력 3건도 허위이거나 과장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먼저,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 수상―주최 측 확인 결과, 김명신(※김건희 씨 개명 전 이름)이란 이름으로 된 수상 기록은 물론 출품작 자체도 없었습니다.
다른 수상 경력 2건도 크게 다를 바 없었습니다. 김 씨는 2004년 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 특별상을 받았다고도 기재했습니다. 해당 포상은 개인이 아니라 출품 업체를 대상으로 하기에, 수상 업체 대표에게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업체 대표는 법인을 차린 2004년 12월에야 김 씨가 이사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 전부터 해온 출품작 제작 과정에서 김 씨 역할은 사실상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2006년에도 같은 상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 역시 “마치 자기 혼자 상을 받은 것처럼 기재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업체 대표의 반응이었습니다. 김 씨는 이처럼 ‘허위 이력’ 의혹이 있는 지원서로 수원여대 광고영상과 겸임교수로 채용돼 2007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근무했습니다.
남은 건 당사자 확인이었습니다. 취재진은 김 씨에게 수십 차례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예상대로 좀처럼 응해주지는 않았습니다. 김 씨는 공식 활동도 하지 않았던 터라, 취재는 벽에 부딪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은 꼭 실어야 한다는 생각에 끈질기게 인터뷰를 요쳥했습니다.
‘마지막이다’ 생각할 때 김 씨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통화는 30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단독 인터뷰였습니다. 김 씨는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 기간에 대해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기획 이사로 재직한 게 맞냐고 질문을 좁히자 “협회 관계자들과 친하게 지내며 이들을 학교 특강에 부르기도 했다”며 다소 ‘동문서답 식’ 답변을 내놨습니다.
허위 수상 경력에 대해서는 “돋보이려고 한 욕심”, “그것도 죄라면 죄”라며 인정했습니다. 자신만 상을 받은 것처럼 수상 실적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회사 직원들과 같이 작업했기 때문에 넣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학교 진학을 위해 수상 경력을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자신은 공무원도, 공인도 아니고 당시엔 윤석열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며 여러 차례 반문하기까지 했습니다.
허위 경력은 곧 또 다른 선의의 경쟁자들에겐 ‘부정행위’가 될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공채가 아니라 소개를 받아 지원했기 때문에 피해 본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취재진을 당혹스럽게 한 건 김 씨 태도였습니다. 김 씨는 허위 이력 전반에 대해 “그냥 간단하게 쓴 것”이라고 누차 강조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2) [단독] 김건희 "김영만 회장 때 일해"…김영만 “기억 없어”(12.15)
김 씨는 또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한국게임산업협회와 같은 건물에서 일하며 관계자들과 친하게 지냈다”면서 “김영만 회장 때 일했다”고 명확하게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김 씨가 밝힌 재직 시기는 김영만 회장이 취임하기 전으로, 활동 시기 자체가 겹치지 않았습니다. 김영만 회장 측도 “김 씨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 씨는 착각을 한 걸까, 거짓말을 한 걸까,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김 씨가 기재한 재직 기간에 활동했던 협회 회장은 김범수 카카오의장이었습니다. “김영만 회장 때 일했다”는 건 김 씨 착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김범수 의장에게도 같은 질의를 넣었습니다. 답은 그러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김 의장은 “김 씨와 같이 일한 적 없고, 기억나지 않는다”고 못박았습니다. 마지막 가능성은, 비상근 명예직인 회장이 김 씨를 기억 못 할 수도 있겠다―하지만 협회 설립 이후 상근직인 정책실장·사무국장으로 5년 동안 일한 소속 직원 역시 “김 씨를 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에 윤 후보 측은 “몇 년이 지나 이력을 기재하다 보니 재직 기간을 착오한 것으로 보인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렇다고 의문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김 씨 재직 증명서 발급일은 2006년 6월. 협회를 나왔다고 한 2005년 3월에서 불과 1년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몇 년’이 아니라 불과 1년여 지난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김 씨 허위 이력 지원서는 수원여대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해당 경력을 담은 지원서를 국민대에 제출해, 지난 2014년부터 다섯 학기 동안 겸임교수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3) 김건희 "겸임교수는 소개해서 가는 것"…“지인 찬스로 폄하”반발(12.17)
김 씨 허위 이력 보도와 관련해, 윤 후보는 “겸임교수는 공채가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거짓이나 과장 그 자체에 논란을 교묘하게 피해 가는 발언으로 들렸습니다. 앞서 부인 김 씨도 취재진에게 “겸임교수는 소개해서 가는 것”이라고 밝히 바 있습니다. 두 사람 발언 다 비슷한 맥락이었습니다. 겸임교수나 대학 강사직은 공채 형식으로 뽑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료가 정확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식으로 해석됐습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강한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문제가 된 2007년 당시 겸임교수 채용 과정에 관여했던 한 교수는 “수상 실적을 포함한 지원자의 자질은 겸임교수 채용의 중요한 잣대”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겸임교수와 강사직이 정식 채용이 아니라고 하고, 이른바 ‘지인 찬스’를 통해 채용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해당 직군을 깎아내리는 망언이라는 분노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습니다. “현실을 알고 취재하라”던 윤 후보를 향해, 많은 겸임교수와 강사들은 “현실을 모르는 건 윤 후보 부부”라고 꼬집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YTN이 다룬 김건희 씨 허위 경력(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 이사 재직)과 수상 실적(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04·2006년 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 특별상)은 타사에서 보도된 적이 없습니다.
허위 이력 의혹 전반에 대해, 김건희 씨 직접 입장이나 해명을 다룬 선행보도 또한 없었습니다.
YTN 단독 보도 이후 거의 전 매체가 같은 내용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신문·방송·통신뿐만 아니라 뉴스 포털에서도 ‘김건희 허위 이력 의혹·황당한 해명’ 소식이 도배되다시피 했습니다. 시사프로에서도 온종일 YTN 보도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주요 매체 인용 보도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합뉴스]김건희, 허위경력 의혹에 “돋보이려 욕심…그것도 죄라면 죄”(12.14)
[KBS]김건희 허위 경력 의혹에 “돋보이려 욕심”…尹 “전체적으로 허위 아냐”(12.14)
[MBC]'김건희 허위 경력' 의혹 일파만파‥"돋보이려 욕심‥그것도 죄라면 죄"(12.14)
[MBC]아무도 본 적 없다는데‥'김건희 재직증명서' 누가 발급했나?(12.15)
[SBS]윤석열 부인 허위경력 의혹에 “완전 허위 · 날조 아니다”(12.14)
[MBN] '허위 경력 의혹'에 김건희 "게임협회 일해"…해명도 논란(12.14)
[채널a]게임협회 2004년 출범인데…김건희 ‘2002년부터 근무’ 기재
[TV조선]김건희, 겸임교수 지원서 ‘경력 부풀리기’ 의혹…“일부 착오”[12.14]
[JTBC] 김건희, 허위경력 의혹에 “돋보이려 욕심, 그것도 죄라면 죄”(12.14)
[JTBC] 김건희 ‘게임협회 재직증명서’…발급자도 “본 적 없다”(12.15)
[조선일보] 김건희 “경력 돋보이려 한 욕심, 그것도 죄라면 죄” “쥴리? 100% 아니다”(12.15)
[중앙일보] 김건희, 대학교수 지원서 허위 경력 논란..여당 “사실이면 사문서 위조한 것”(12.15)
[동아일보]‘수상 허위 기재’ 김건희 “돋보이려 욕심, 죄라면 죄”…경력 논란엔 尹측 “기간 착오”(12.15)
[경향신문] 김건희 ‘허위 이력서’...“돋보이려고 한 욕심”(12.14)
[한겨레]김건희, 허위경력 인정 “진학 위해 쓴 것 아닌데 무슨 문제냐”(12.15)
[한국일보] ‘김건희 리스크’내로남불 칼날 위의 尹(12.15)
[서울신문] “돋보이려고 욕심, 죄라면 죄”허위경력 인정한 김건희(12.15)
[국민일보] 윤석열, 부인 ‘허위 경력’ 의혹 수면 위로(12.15)
5. 사회에 끼친 영향
김건희 씨는 유력 대선후보의 부인입니다. 만약,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영부인이 될 인물로, 대한민국 대통령제하에서는 ‘국정 동반자’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검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윤 후보가 대선 출사표를 던지며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은 건 ‘공정’이었습니다. 김 씨 허위 이력은 윤 후보가 내세운 ‘공정’의 가치를 심하게 훼손하는 일입니다. 그런 대선후보 부인의 도덕적 흠결을 지적하는 건, 합리적인 검증이자 국민 알권리를 보장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조국 사태에서 언론 검증이 있었듯, YTN 보도는 유력 대선후보 부인에 대한 본격 검증의 시작을 알리는 보도였습니다. YTN 보도 이후, 김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 보도가 봇물을 이룬 것이 그 방증입니다.
무엇보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문재인 정부와 충돌하며 쌓아 올린 공정의 가치가 위선이 아니었느냐는 불신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서 내건 공정과 상식은 결국 부메랑이 돼 윤 후보 발목을 잡게 됐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YTN 첫 보도 이후 이틀 만에 김건희 씨는 “사과할 의향이 있다”는 애매한 답변을 남겼습니다. 대신 윤 후보가 국민에게 허리를 굽혔습니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그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사과했습니다.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차츰 악화되는 여론에 국민과 언론의 지적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윤 후보는 또 대통령에 당선되면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윤 후보와 부인 김 씨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또한 YTN 보도를 인용하는 동시에, 추가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윤 후보를 향한 거센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김건희 씨는 결국, YTN 보도 12일 만에 직접 공식 석상에 나와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김 씨는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렸다, 돌이켜 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면서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불찰이다, 부디 용서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윤 후보도 “아내와 같은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14쪽짜리 해명 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고, 김 씨 지원서에 기재된 수상 내역과 재직 기간 등이 대부분 부정확한 표기였다고 인정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고, 정확한 사실관계 보도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김건희 씨와의 통화 내용에 대해 김 씨가 녹취 사용을 거부했던 만큼, 취재원과의 신의성실관계까지 고려해, 녹취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김 씨의 해명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없이 취재하고 제작해 보도했습니다. 언론 중재 신청 없었습니다.
의혹 당사자인 김건희 씨, 이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준 기관 관계자와 업체 대표 등의 반론 신청도 없었습니다.
취재후기
(376회)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 YTN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YTN 신준명 기자
김건희 허위 이력 취재는 예상치 못한 취재원과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시작됐습니다. 얼떨결에 얻게 된 김씨의 수원여대 겸임교원 채용 지원서와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증명서.
허위란 게 명확했기에 사실 관계 취재는 막힘 없었습니다. 하지만 김씨 입장 확인은 온종일 진척이 없었습니다. 기사 말미에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하지 않았습니다”란 문장을 습관적으로 적고 나니, 딱 한 번만 더 전화해보자는 생각이 문뜩 들었습니다. 김씨의 컬러링을 들으며 이 음악 제목은 뭘까 딴생각까지 하던 그 순간,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제가 문자 남긴 거 보셨나요?” 자꾸만 말을 돌리는 김씨를 붙잡는 게 일이었습니다. 꾸역꾸역 30분간의 통화를 마치고 기사를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보도 직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가 내놓은 공식 입장은 엉성했고, 윤 후보의 대처는 어설펐습니다. 녹취를 토대로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김씨는 결국 첫 보도 이후 12일 만에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씨는 통화 내내 허위 이력과 거짓 수상 기록에 대해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습니다. 공채 지원서에 인턴 경력이나 수상 실적을 적으며 혹시라도 잘못 적을까 서너 번씩 다시 확인했던, 수년 전 기자 준비생 시절 제 경험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김건희 허위 이력 보도가 국민적 분노를 일으킬 수 있었던 건, 김씨와 윤 후보 부부의 공정의 가치가 저를 비롯한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공정’과는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 아닐까요.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