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ㅇ),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시작은 달걀 던지기
시작은 달걀이었습니다. 국방부의 일방적인 군급식 납품제도 변경에 반발한 지역 농민 수백명이 군납 항의 집회에 나선 날. 그런데 주민들을 대표하는 군의원들은 모두 제주도에 있었습니다. 성난 농민은 화천군의회 건물 앞에 달걀을 수없이 던졌고, 달걀 비린내가 진동했습니다.
11월 초, 위드 코로나가 되자마자 제주도로 단체 교육연수를 떠난 겁니다. 그 자리에서 곧바로 일정표를 받아냈습니다. 3박 4일간 예산 1,900만 원을 들여 떠나, 관광 겸 교육을 떠났습니다. 굳이 제주도까지 가지 않아도 이수할 수 있는 교육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과연 화천군의회만 그랬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강원도 시군의회와 강원도의회 19곳에 연락을 돌려 최근 연수 일정을 물었습니다. 당시 19개 지방의회 중 7곳이 제주도를 갔거나 갈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해외연수가 막히자 국내연수, 그것도 제주도로 눈을 돌린 겁니다. 자기 돈으로 제주도를 가는 건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세금입니다.
적절한 연수인지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추후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최근 2년간 다녀온 교육연수 정보를 모두 받았고,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이어가면서 지방의회 교육연수의 실태와 문제점, 개선방안까지 단독으로 연속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주민 몰래 다녀오는 국내 교육연수
지방의회들의 일정표를 받아보니 가관이었습니다. 위드코로나가 되자 너도나도 일단 제주도로 떠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은 변함이 없는데, 의원들만 예산을 쓰기 바빴습니다. 관광지 방문 일정이 너무 많았습니다. 물론 지역을 위해 관광지를 둘러보고 벤치마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도 없는 내륙지역 시군의회가 해변과 섬을 들렀습니다. 주민들도 일정표를 보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예산 수천만 원이 들었지만, 홈페이지에는 사진이나 일정표가 전혀 공개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벤치마킹을 했다면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우리 지역에 어떻게 도입할지 내용을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하지만, 국내 교육연수를 다녀온 뒤에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한 지방의회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지방의회의 국내 연수 자체가 감시 영역 밖에 있던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 비상식적인 교육연수 실태
의원들이 가서 어떤 교육을 들었는지 살폈습니다. 강릉과 태백시의회 교육 가운데, ‘선거혁명! AI시대의 K-선거전략' 강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교육의 세부 내용은 SNS 유권자 플랫폼 구축과 활용 전략, 유권자와의 비대면 전자명함 소통 전략은 물론, 선거구 내 지역,업종,직업별 데이터를 활용해 선거판을 바꾸는 방법 등입니다. 당장 6개월 후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의회 의원들이 세금을 들여 ’선거에서 이기는 전략‘을 배우고 있던 겁니다. 시민단체는 선거 전략교육은 의정활동이라기 보다는 개인의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원주시의원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제주도에서 수료한 교육을 불과 4~5달 차이로 또 다녀왔습니다. 교육 내용과 일정표는 완전히 똑같았습니다. 수료한 교육을 듣고 또 들은 겁니다. 반복학습이라기엔 시기도 짧았고, 일정과 강사, 머무는 호텔...그리고 제주도라는 점도 똑같았습니다. 그런데도 한 원주시의원은 임시회에서 해외도 못 가는데 ‘힐링’도 할겸 교육연수 예산을 늘려달라고 발언했습니다.
■ ‘여행사’가 짜는 지방의회 교육연수
문제의 원인은 교육의 주최에 있었습니다. 국내 교육연수는 크게 세 종류로 이뤄집니다. 자체교육, 공공기관 주최 교육, 민간 업체 교육. 앞서 지적한 교육연수는 모두 여행사 성격인 민간 교육 위탁 업체에서 마련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일반 민간 업체에서 의원들을 위해 관광지 호텔과 강의실을 잡아두고, 교육 강사를 마련하고, 관광지도 예약해둡니다. 그리고 의원들이 바쁘지 않은 비회기 기간에 홍보 메일과 문자를 보내,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알려주며 의원들을 유치한다는 사실도 저희 보도로 처음 드러났습니다. 의원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관광지에서 마련된 교육연수를 신청해서 떠났습니다. 이렇다 보니 계획도, 기준도 없는 관광성 연수로 전락해버린 겁니다. 올해에만 강원도 19개 지방의회가 다녀온 교육연수 41개 가운데 82%인 34개가 이러한 민간 업체에서 이뤄졌습니다. 민간 업체는 돈을 벌기 위해 교육보다는 의전을 강조했습니다. 예산을 아낄 수 있는 자체 교육 비중과 공공기관 주최 교육 비중은 매우 적었습니다. 행정안전부와 국회의정연수원에서 마련한 질 높은 공공부문 교육 참여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 지침도 원칙도 계획도 없다
계획도 없이, 예산만 사용하고 보고서는 남기지 않는 국내 교육연수.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외유성이라며 뭇매를 맞은 해외연수의 경우 조례를 통해 떠나기 전 심사를 받고 다녀와서도 보고서를 작성해 홈페이지에 누구나 열람하도록 공개하게 되어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서 반강제로 모든 지방의회에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연수는 그러한 지침도 원칙도 조례도 없었습니다.
전국적으로 국내 교육연수를 잘하고 있는 의회는 없나? 강원도 밖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랬더니 국내 교육연수 조례를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지방의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전국 지방의회 가운데 딱 20곳. 그 가운데서도 가장 효율적인 국내교육 연수를 진행한 충남도의회를 취재해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알렸습니다. 또 강원도 19개 지방의회에서 받은 2년간의 국내교육연수 자료도 모두 정리해 춘천MBC홈페에지에 올려 주민들에게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그러자 긍정적인 반응이 들려왔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타매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화천군의회에 대한 달걀던지기 보도 이후, 제주도 연수에 대해 다룬 곳은 춘천MBC가 유일합니다. 저희 보도 이후 정의당과 원주시 공무원 노조에서 성명서를 세 차례 발표해 관련 보도들이 나갔습니다. 또 인터뷰에 응해준 정의당 강원도당 윤민섭 사무처장과 심상화 강원도의원이 강원KBS와 강원영동MBC, BBS 등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 보도 내용을 인터뷰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전국적으로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 상황이여서, 저희 보도 이후 부산에서도 비슷한 논조의 기사가 나갔습니다.
■ 타 매체 반향 보도 목록
(노컷뉴스) 정의당 강원도당 "시군의회 연수 추진, 사과하고 예산 환수해야"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79&aid=0003575911
(뉴시스) 정의당 강원도당, 시군 의회 국내 관광연수 관행 비판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10860648
(강원일보) 정의당 도당 “보고서도 없는 지방의원 국내연수 비상식적”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0&oid=087&aid=0000870591
(BBS불교방송) 코로나19 속, 강원 일부 시군의원들 제주로 관광성 연수 다녀와
http://news.bbsi.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2556
(매일경제) 시민단체 "부산시의원 제주도 연수 논란, 통제장치 만들어야"
https://www.mk.co.kr/news/politics/view/2021/12/1140278/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조례 만들어 달라” 기자의 요구
강원도 지방의회부터 바꾸고 싶었습니다. 제가 보도한 강원도의회와 원주시의회, 양구군의회 등 연락했던 의원들과 사무처 직원들에게 제 기사 링크와 다른 지자체 조례를 보내주며 조례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국내교육연수에 대한 조례가 있는지도 모르는 의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사무처 직원들은 제 기사를 보고 처음 실태를 안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간 예산 처리만 해줬기 때문입니다. 관광성 교육연수 문제, 보고서 작성 문제, 반복 교육 이수 문제, 계획이 없는 교육연수 문제에 대해 지방의회 관계자들이 공감했고, 최소한의 시스템이라도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아냈습니다.
그 결과, 광역지방의회이자, 가장 큰 의회인 강원도의회에서 먼저 국내교육연수에 관한 조례를 발의했습니다. 조례 발의 과정에서 미리 안을 받아보고, 제가 필요한 부분을 넣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조례는 여당과 야당 원내대표 모두 공동발의하고, 11명의 의원이 참여해 내년 2월 제정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원주와 양구, 춘천시의회에서도 사무처와 논의 중이라며, 내년 2월에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조례를 2021년 초에 만들어두고는 교육연수 계획조차 세워두지 않았던 철원군의회에도 2022년에는 제대로 된 교육연수계획을 세워달라고 요구해, 그렇게 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습니다. 또 12월 제주도 연수를 계획 중이었던 인제군의회와 강원도의회 운영위원회는 저희 보도가 이어지자 연수를 포기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솔루션 저널리즘
그동안 지방의회 의원들의 교육, 연수 보도는 많았습니다. 외유성이다, 관광성이다, 혈세가 낭비됐다는 내용이 대다수였습니다. 춘천MBC는 문제 지적에만 국한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의 분노와 볼멘소리에서 합리적인 개선안을 이끌어내고 싶었습니다. 의원들과 사무처 직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었습니다.
분명 지방의회를 위한 제대로 된 교육과 연수는 필요합니다. 교육이 잘 된 의회가 더 나은 집행부를 만들고, 결국은 그게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공부문에서의 교육은 부실했고, 기회가 적었습니다. 의회 자체적으로도 국내교육연수에 대한 시스템을 마련할 지침이 없었습니다. 저희는 시스템을 찾아내 더 나은 방향으로 교육연수가 이뤄질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결국 강원도의회의 응답으로 조례안이 마련됐습니다. 지역주민과 지방의회, 결국은 지역사회를 위해 가장 나은 솔루션을 이끌어낸 겁니다. 이번 국내연수 보도는 11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한 달간 이어졌습니다. 지역언론에서 오랜 기간 끈질기고 단단한 보도로 솔루션 저널리즘을 해낸 사례라고 감히 자체 평가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조례가 제정되고, 자리 잡을 때까지 감시를 이어가겠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