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에 속아 2억4000만원을 피해 본 독자의 제보를 받고 지난해 8월 인천 서부경찰서 ‘보이스피싱 전담수사팀’을 동행 취재했을 때 일입니다. 형사과장은 “언론도 총책이 아닌 이상 보도를 소홀히 한다”며 “언론도 방관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달리 반박할 말이 없었습니다. 사흘간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장을 눈으로 지켜봤고 실제로 성과(2020년 7월~2021년 8월, 136명 검거, 피해자 432명, 피해금액 69억 475만원)를 거둔 전담팀 관계자의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취재를 마치고 복귀해 ‘보이스피싱’을 주제로 한 심층보도의 필요성에 다들 공감하고 취재팀을 꾸렸습니다. 사건사고 단 건이 아니라 보이스피싱 범죄 전반에 대한 실태와 추이를 분석해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예방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기획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보이스피싱이 2006년 5월 한국에서 첫 피해 사례가 보고된 이후 15년 넘게 사라지지 않고 있는 원인을 분석해 기획의 시의성을 부각시키고자 했습니다. 2020년 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 7000억원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국내에서 거둔 매출액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취재결과 언택트 사회의 고도화에 맞춰 보이스피싱 조직들의 수법도 진화하면서 사회 시스템을 맹신한 피해자들을 탓 할 수만은 없어보였습니다. 취재팀은 연속보도를 통해 공익적인 측면에서 언론의 책무를 다하는데 중점을 두고 피해자를 접촉하면서 수사기관 및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밀착취재해 나갔습니다.
<1회 영혼 갉아먹는 ‘검은 목소리’…엄마는 아이 앞 목숨 끊으려 했다>는 그동안 피해자들의 금전적 손해에 비해 덜 주목받았던 정신적 피해를 다루고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범행에 노출되는 과정과 피해 현황, 심리적 충격, 구제 현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1월 28일까지 한 달간 구글을 활용해 20개 항목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총 63명이 설문조사에 응답해 14명을 직접 인터뷰했습니다. 피해자 대다수가 정신적 피해와 금전적 피해를 병행 호소하고 있었지만 인터넷을 뒤져 정보를 찾고 있는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2회 ‘김민수 검사’에 子 숨진 지 2년…‘엄마 나야’ 끔찍문자 계속 온다>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로 극단선택을 한 유가족을 인터뷰해 보이스피싱 범죄의 폐해와 심각성을 한층 더 부각시키고자 했습니다. 아들이 사망한 뒤에도 아들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문자를 받는다는 엄마의 이야기에 독자들은 공분을 느끼며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엄벌 필요성 등에 공감했습니다.
<3회 공중 화장실서 ‘똑 똑 똑 똑’…29명은 11억 이렇게 뜯겼다><6회 ’한남동 명품시계점에 간 수거책…3세대 보이스피싱 수법은>은 비대면 사회에서 더 대담해지는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의 수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화나 메신저를 통해 피해자들을 속인 뒤 면전에서 돈을 뜯어가는 이른바 ‘대면편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4회 신분증 사진만 보냈는데 1.6억 증발...은행 간편 서비스의 비극>은 보이스피싱범들이 간편한 비대면 서비스를 범죄에 이용하는 실태를 드러냅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15년째 근절되지 않는 원인은 바로 비대면 사회에서 역설적으로 목소리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진데 있었습니다.<5회 테슬라 국내매출 날렸다...비대면의 역설, 목소리 믿어버린 죄>
그렇다면 수사기관과 금융당국, 관계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7회 “폰만 관리, 월400만원 번다”ㆍㆍㆍ주부ㆍ학생 노리는 ‘꿀알바’의 덫><9회 이 문자에 콜백하면 게임 끝ㆍㆍㆍ1532건 ‘은행문자’ 4가지 비밀>에선 경찰과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서로 쫓고 쫓는 상황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중계기 대신 스마트폰을 대용품으로 사용해 전화번호 앞자리를 070에서 010으로 바꾸는 현장을 보도하면서 보이스피싱 범행 수단에 대한 강력한 단속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경찰이 단속한 미끼문자 발송업체의 문자 발신내역 1532건을 단독 입수해 분석한 보도에서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 등도 함께 안내했습니다. 보이스피싱범들의 사기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을 차단하고 있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을 찾아가 가로채기 앱의 작동 실태도 파헤쳐봤습니다.<8회 “저금리 대출” 링크의 유혹ㆍㆍㆍ앱 까는 순간 당신은 ‘그놈 포로’>
취재 과정에서 영국에서 보이스피싱을 당했지만, 피해금액의 절반을 돌려받은 사례를 확보하고 한국 금융기관들의 피해구제와 환급 절차와 비교해봤습니다.<10회 “피해 절반 보상하는 英은행”ㆍㆍㆍ“우린 못해” 韓은행들의 핑계> 중앙일보 설문조사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가장 원하는 건 범인 검거보다 피해금 회수였지만 “통신사도 함께 부담을 져야 한다”며 금융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답답한 현실을 목도했습니다.
그렇다면 보이스피싱 근절은 어려울 것일까. 그렇지 않습니다. <11회 딱 보면 척 아는 ‘남다른 촉’ㆍㆍㆍ‘그놈’ 잡아내는 의외의 ‘흑기사’>는 현금전달책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제보해 검거에 도움을 준 택시기사, 고액의 현금을 인출하려는 고객을 설득해 2350만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은행원 사례를 보도해 피해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또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가족과 지인들에게 공론화하면서 정신적 충격을 조금이나마 이겨낸 피해자들의 사례를 공유해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이 결코 피해자의 잘못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14회 “이대론 못 죽겠다”...‘멍청비용’ 5500만원 날린 30대 살린 것>
보이스피싱범을 검거한 뒤에는 범행 가담횟수 등에 대해 중국처럼 가중처벌을 하는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12회 ’4억 수거책에 “피고도 피해자”…판사 말에 울분 터뜨린 유족> 무엇보다 갈수록 급증하는 대면편취형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계좌이체와 동일하게 대면편취에 대해서도 피해금 환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법 개정이 절실한 상황입니다.<13회 현금 편취 年2만건인데ㆍㆍㆍ“이체ㆍ송금만 피싱”이란 금감원, 왜>
12월 10일부터 14일까지 총 14회에 걸쳐 출고된 이번 기획은 지면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여 디지털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유통하고자 하였습니다. 먼저 ‘목소리 사기 7000억 시대’라는 기획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실제 목소리를 입수한 뒤 모든 보도 앞부분에 영상으로 제작해 배치했습니다. 목소리를 7가지 유형으로 제작해 독자들이 연관 기사를 보더라도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독자들의 관심도를 높이는 한편 체류 시간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처음으로 1~14회를 사전제작하여 1~3회(금요일~일요일)를 하루씩 티저 형식처럼 내보내 독자들의 관심을 고조시켜 4~14회차(월요일)를 마지막 날 한꺼번에 공개하는 유통 전략을 취했습니다. 그 결과 조회수 24만3500회로 시작한 1회는 2회가 78만5000회, 3회 176만 8400회, 4회 129만1200회 등 폭발적인 관심을 거뒀습니다. 중앙일보는 4~14회차를 한날 공개한 이후에도 네이버와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남은 회차를 날마다 주요 기사로 바꿔 내걸어 독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했습니다. 그리하며 14회에 걸친 기획은 총 조회수 460만 6000회를 넘어섰습니다.
디지털에서의 폭발적인 반응을 바탕으로 4~14회차를 한꺼번에 내보낸 다음날 지면에 기획 전반을 압축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심층기획을 준비하면서 디지털과 지면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을 때 시도해볼 수 있는 유통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중앙일보는 보이스피싱예방협회와 공동으로 실시한 구글 설문조사에서 추가 취재에 동의한 피해자 14명에게 직접 또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피해 사례를 취재하였습니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사례를 공론화해 추가 피해를 막고 수사기관과 금융당국의 미진한 대응을 바로잡기 위해 추가 인터뷰에 응한 것입니다. 취재팀은 전북 전주부터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등지에서 피해자를 직접 만났습니다. 실명 공개가 어려울 경우, 연령이나 성별, 경제적 상황 등을 일부라도 밝혀 사례에 대한 신뢰성을 부여하고자 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만을 대상으로 한 심층보도는 있었지만, 피해자부터 가해자, 수사기관, 금융기관 등을 밀착취재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한 심층보도는 신문에서는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기획은 언론사가 ‘보이스피싱’이라는 오래됐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는 사기 범죄에 대해 14회에 걸쳐 심층기획을 준비해 지속적으로 보도를 노출시켰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를 둬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460만명에 이르는 독자들이 관련 보도를 접한 뒤, 보이스피싱 범죄의 실태를 깨닫고 주의를 기울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그 자체로 언론의 공익적인 책무를 외면하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앙일보 보도 이후 경찰이 삼성전자, 한국인터넷언론진흥원(KISA)과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한 업무 협약을 강화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2년 수사분야 최우선 과제가 보이스피싱 척결입니다.
금융위원회도 대면편취도 계좌이체형과 동일하게 피해액을 소급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는데 최근 경찰청과 공감대를 모으고 세부 법 조문을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등과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만간 대면편취로 피해를 본 피해자들이 피해금의 일부라도 환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지난해 12월 10일 보이스피싱 대책회의가 처음으로 열렸는데, 경찰청이 중앙일보 기획 취지와 방향에 적극 공감한 만큼 후속으로 열리는 회의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중앙일보 독자위원회에서도 보이스피싱 심층보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한 독자위원은 “보이스피싱 사건의 추이, 양태를 소개하고, 원하지 않는 시스템 탓에 금전적 피해를 입게 된 이들이 겪는 정신적 피해를 다루었다”며 “피해가 막심한 피싱 범죄의 문제의 심각성을 더 깊이 있게 접근하여 사전 예방과 사후 대처 방안을 제시한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지원은 없었고,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6회 전체 총평
제376회 이달의 기자상은 당초 총 9개 부문 87편의 출품작 중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달에는 취재 접근 방식이나 내용, 방향 등에서 참신하고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면에서나 취재과정, 사회적 파급력 등에서 수준 높은 뛰어난 작품들이 많아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17편의 출품작 중에서 경합 끝에 연합뉴스의 <2022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와 부실검증 의혹> 보도와 YTN의 <김건희 허위 이력 확인 및 인터뷰>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뽑혔다. 연합뉴스 보도는 당초 문제가 없다는 교육당국의 부실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처음 보도해 사회적 관심을 유발했으며 전문적이고 어려운 영역을 열심히 취재해 자칫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오류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여론형성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YTN 보도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력의 진위 여부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확인 보도함으로써 보기 드문 깔끔한 취재라는 평이 주류를 이뤘다.
취재보도2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대해 기자 역량의 집요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경제보도부문의 경우 출품작 7편 중 서울신문의 <시세차익 노린 한일 간 암호화폐 환치기 실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입체적으로 취재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통계와 충실한 취재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취재접근 방식을 통해 객관적 실체를 가려낸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총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보도와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년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보도, 한겨레신문 <2030 지구의 미래 글래스고를 가다-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보도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로웨이스트 실험실>은 주제를 비롯해 취재 방식, 접근 방향 등이 매우 독창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환경문제와 직결된 폐기물정책의 문제점을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벼랑 끝, 홀로 선 그들> 보도는 성 정체성이 결정되는 청소년기에 주목해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줬다는 점이 커다란 호응을 얻었다. 또 단순한 상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관련 제도의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이 됐다.
<2030 지구> 보도는 짧은 기간에 깊이 있는 관련 기사를 다양한 취재기법을 통해 쏟아냈으며 해외 언론들도 해당 기사를 많이 받았을 만큼 영향력이 높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 프린터와 암> 보도가 수상했다. 상당수 심사위원들로부터 주변에 흔한 용품임에도 처음 보는 신선한 소재인 데다 내용마저 매우 충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었다.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기사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한 다양한 소재를 찾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추가 보도가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